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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세 최윤수, KPGA 최고령 출전 기록..."올해 대회가 마지막"

중앙일보 2018.06.30 13:46
최윤수. [KPGA 민수용]

최윤수. [KPGA 민수용]

최윤수(70)가 KPGA 코리언 투어의 최고령 대회 참가기록을 경신했다. 1948년생인 원로 골퍼 최윤수는 28일 경남 양산 A1골프클럽에서 시작된 KPGA 선수권에 참가했다. 
 
지난해 초까지 KPGA 코리언 투어의 최고령 참가 기록은 2007년 이 대회에서 나온 당시 67세의 한 장상(78)이었다. 최윤수는 지난해 KPGA 선수권에 참가해 이 기록을 69로 바꿨고, 올해는 70세로 늘렸다.
  

최윤수는 “젊은 선수들과 경쟁하기가 어려워 몇 차례 불참하다가 지난해 KPGA 선수권 60회 대회 기념으로, 올해는 내 나이 70세 기념으로 참가했다. 올해가 마지막 참가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최윤수는 또 “1977년 여름 프로 테스트에 통과해 3주 후 첫 대회에 참가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40년이 넘게 흘러 감개가 무량하다”면서 “나름대로 체력관리를 했고 앞으로도 시니어 투어에는 계속 참가하겠다”고 말했다. 최윤수의 KPGA 선수권 성적은 1라운드 9오버파, 2라운드 10오버파, 합계 19오버파로 최하위다.
2004년 75세로 마스터스 50회 참가를 기록하며 은퇴한 아널드 파머. [REUTERS/Kevin Lamarque]

2004년 75세로 마스터스 50회 참가를 기록하며 은퇴한 아널드 파머. [REUTERS/Kevin Lamarque]

    
70세인 최윤수가 KPGA 선수권에 참가할 수 있는 이유는 이 대회가 역대 우승자에게 평생 출전권을 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승자는 본인이 원한다면 언제라도 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 통산 11승의 최윤수는 이 대회에서 3차례 우승했다.
  
외국에서도 역사가 오래된 메이저대회들은 우승자에 대한 예우가 일반 대회 보다 후하다. 마스터스와 PGA 챔피언십은 평생 출전권을 준다. 디 오픈은 60세까지, US오픈은 10년간 출전권을 준다.  
 
이 때문에 이런 메이저대회에서 전설적인 선수의 기념비가 나온다. 아널드 파머는 75세이던 2004년 마스터스 50회 출전 기록을 채우고 은퇴했다. 한국의 레전드인 한장상도 2007년 KPGA 선수권 50회 참가를 이룬 후 은퇴했다. 이런 이벤트를 통해 대회의 전통과 권위는 다시 한 번 빛을 발한다.   
 
고령 참가자에 대한 논란도 있다. 평생 출전권은 “우리 대회 챔피언들은 소중하고 우리는 그들을 평생 챙긴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강하다. 주최측은 경쟁력이 없어졌다고 생각하는 선수는 본인이 알아서 불참하리라고 기대한다. 
 
일반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진 선수는 출전권이 있더라도 불참한다. 들러리 서는 것은 싫다고 생각하는 자존심 강한 선수는 50세, 늦어도 60세 정도가 되면 알아서 참가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다. 평생 출전권이 있는 미국 PGA 챔피언십의 올해 최고령 참가자는 존 댈리(52)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매경오픈에 참가한 최상호. [KPGA 민수용]

지난 5월 매경오픈에 참가한 최상호. [KPGA 민수용]

그러나 "나도 아널드 파머처럼 기록을 세우고 싶다"는 역대 우승자들도 종종 나온다. 이에 따라 마스터스를 주최하는 오거스타 내셔널은 고령의 역대 우승자들에게 “참가하지 않는 편이 좋겠다”는 정중한 편지를 보낸다.
 
나이 많은 선수 중에서 경쟁력을 보인 예도 있다. 톰 왓슨(69)은 디 오픈에서 59세에 준우승했고 66세이던 2014년에도 컷을 통과했다. 그러나 골프의 성지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 열린 2015년 대회를 마지막으로 은퇴했다. 
 
최상호(63)는 매경오픈에서 50세에 우승했고 지난해에도 컷을 통과했다. 매경오픈 측은 “한국프로골프 최다승(43승)과 최고령 우승(50세4개월25일), 그리고 최고령 컷 통과 기록(62세4개월1일)을 모두 매경오픈에서 냈기 때문에 대회 흥행을 위해 우리가 최상호 선수에게 참가를 부탁하는 입장”이라고 했다. 최상호는 그러나 내년 참가에 대해 확답하지 않았다. 
 
60세가 넘는 참가자에 대한 후배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고 부탁한 한 선수는 “선배 참가는 좋은 일이지만 그 때문에 한 명이 출전할 수 없다. 투어 발전을 위해 후배에게 기회를 주는 게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김형성은 “우리나라에는 레전드에 대한 대우가 부족하다. 선배가 경기에 나와야 후배들과 만나고 미디어에 노출 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레전드들이 좋은 대우를 받아야 후배들도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2015년 66세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에서 벌어진 디 오픈에서 은퇴한 톰 왓슨. [AP/Peter Morrison]

2015년 66세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 코스에서 벌어진 디 오픈에서 은퇴한 톰 왓슨. [AP/Peter Morrison]

또 다른 선수는 “코스를 어렵게 해 변별력이 높아진다면 60세가 넘는 선배는 자연스럽게 참가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KPGA는 “역대 우승자의 평생 출전 조항을 바꿀 계획은 없다. 그러나 고령 출전자가 많아지면 마스터스처럼 참가 자제를 부탁하는 정중한 편지를 보낼 계획”이라고 했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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