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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9.9점 웹툰 ‘암흑도시’ 미국식 블랙코미디 취향으로 인기

중앙일보 2018.06.30 05:55
네이버 웹툰 ‘암흑도시’ [사진 ‘정뱅’ 작가]

네이버 웹툰 ‘암흑도시’ [사진 ‘정뱅’ 작가]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웹툰이 있다. 바로 4월부터 네이버에 연재 중인 ‘암흑도시’다. 일본 만화 ‘시마과장’ 못지않게 직장인의 애환을 재미있게 다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뱅’ 작가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전에 회사 생활을 3~4년 정도 했다. 회사 다니면서 느꼈던 감정이 하나하나 몸 안에 쌓여 있다가 무의식적으로 콘티에 반영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정뱅’ 작가는 아직 직접 인터뷰를 하기엔 쑥스럽다며 이메일 인터뷰로 대신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작가 ‘정뱅’ 단독 이메일 인터뷰

네이버 웹툰 ‘암흑도시’ [사진 ‘정뱅’ 작가]

네이버 웹툰 ‘암흑도시’ [사진 ‘정뱅’ 작가]

암흑도시가 평점 9.9 등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암흑도시는 호불호가 갈리는 만화라고 생각한다. 평소에 미국식 블랙코미디를 좋아하는데 저와 취향이 비슷한 독자분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 예전에 만화를 하겠다고 마음먹고 지인의 소개로 어느 유명 작가님을 찾은 적이 있다. 제가 그렸던 만화를 보여드렸을 때 그 작가가 한 말이 ‘만화는 취향이다’였다. 제가 그린 만화에 대해 그 정도로만 말씀하셔서 그때는 재미없다. 못 그렸다는 말인가라고 생각했다. 한참 후에 생각해보니 ‘네 만화는 내 취향이 아니라서 뭐라고 평가를 못 하겠다’ 정도였던 것 같다.  
 
네이버 웹툰 ‘암흑도시’ [사진 ‘정뱅’ 작가]

네이버 웹툰 ‘암흑도시’ [사진 ‘정뱅’ 작가]

직장인 생활을 조직폭력배 생활에 투영해 재미있다는 반응이다.
암흑도시는 직장인 만화는 아니다. 사람들이 모여서 생활하다 보면 어디서든지 다 직장과 비슷한 상황이 연출된다고 생각한다. 누아르 분위기로 진지하게 개그를 하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 조폭을 선택했다.
 
네이버 웹툰 ‘암흑도시’ [사진 ‘정뱅’ 작가]

네이버 웹툰 ‘암흑도시’ [사진 ‘정뱅’ 작가]

음표 등 세부적인 내용도 아주 정확하게 묘사한다.
성격은 꼼꼼함과 거리가 멀다. ‘은폐된 진실’에서 음표를 그린 것은 개그가 조금 약한 것 같아 ‘양념’을 친 것이라고 보면 된다.
그동안 작품 세계와 암흑도시가 비슷했는가.
아마추어 시절에 한국형 슈퍼 히어로 물을 그려 봤다. 데뷔에 실패했고 그 후 마블이 본격적인 전성기를 맞이했는데 ‘아! 난 죽었다 깨어나도 저들만큼 못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슈퍼 히어로 물은 포기했다.
 
네이버 웹툰 ‘암흑도시’ [사진 ‘정뱅’ 작가]

네이버 웹툰 ‘암흑도시’ [사진 ‘정뱅’ 작가]

개인적인 성장 배경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아버지가 ‘소년중앙’ 잡지를 사다 주셨다. 당시 잡지 구성이 만화가 반 이상이었던 것 같은데 그때부터 만화를 보면서 서사문학을 즐기기 시작했다. 중학교 때부턴 교과서 귀퉁이와 연습장에 만화를 그렸다. 다른 애들이 공부할 때 만화를 그리고, 다른 애들이 놀 때 같이 놀았다. 20대에는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를 읽고 뭔가 헛바람 들어서 사업하겠다고 이것저것 하다가 아무것도 안 돼서 곰곰이 생각해봤다. 내가 그나마 잘할 수 있는 게 뭘까? 당시 웹툰이 슬슬 시작하는 시기였는데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웹툰을 그려봤다. 네이버 도전에 연재하다 보니 ‘베스트도전’에는 올라갔지만 비슷한 시기에 베스트도전에 연재하던 작가들이 정식 웹툰 작가로 데뷔하는 것을 보고 만화를 본격적으로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에 대학원에 진학했다. 그렇게 혼자 만화 그리면서 돈 없으면 일 나가고. 공모전도 내보고 떨어지고 했다. 만화를 몇 화 그려보고 주위 반응이 안 좋으면 다시 새로운 것을 그려보고 그랬다. 이런 생활을 약 10년 정도 하다가 연재할 기회를 얻게 됐다. 대학은 문예창작과를 졸업해서 스토리를 쓰는 기초 과정 정도는 배운 것 같다.
 
‘정뱅’ 작가가 직접 본인을 그린 자화상 [사진 ‘정뱅’ 작가]

‘정뱅’ 작가가 직접 본인을 그린 자화상 [사진 ‘정뱅’ 작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과 작가는.
김규삼 작가다. 작품도 물론 재미있지만 작가의 행보를 닮고 싶다. 개그 만화뿐 아니라 다른 장르에서도 성공적인 작품활동을 하고 싶다. 군대 훈련소에서 이런 생각을 했다. ‘와! 우리나라 예비역들 다 대단하다.’ 지금 이런 생각을 한다. ‘와! 만화가들 다 대단하다.’  지금 만화를 그리고 있는 작가들 다 존경한다.
작가 외 존경하는 사람은.
피겨스타 김연아다. 김연아는 ‘김선생’이란 별명이 있다. 저는 ‘쿠크다스’ 멘탈인데 이분은 강철이다. 끈기, 투지, 성실, 대담 모두 존경한다. 위인전에 나오시는 분들은 다 돌아가셔서 개인적으로 어땠는지 잘 모르겠다.
 
‘정뱅’ 작가가 작업실에서 웹툰을 그리고 있다. [사진 ‘정뱅’ 작가]

‘정뱅’ 작가가 작업실에서 웹툰을 그리고 있다. [사진 ‘정뱅’ 작가]

웹툰 작가를 하겠다고 했을 때 부모님의 반응은.
처음 1~2년은 네 사주에 관(官)이 있다더라, 공무원 시험에 도전해 봐라, 네 사주를 보니까 교수가 좋다더라. 3~6년 차에는 그래도 안정된 직장은 있어야지, 결혼은 해야지, 만화는 취미로 가능하다고 하셨다. 7~9년 지났을 때 ‘…’였다. 요즘은 ‘휴우~’ 하신다.  
강병철 기자 bong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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