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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도 한국당도 KB금융도 “K팝 경쟁력 배우자”

중앙선데이 2018.06.30 01:46 590호 3면 지면보기
[SPECIAL REPORT] 아이돌 파워 
지난 8일 한류 콘서트 ‘코리안 뮤직 웨이브’에서 EXO가 열창하고 있다. 이들의 공연 영상은 인도네시아·태국·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 8일 한류 콘서트 ‘코리안 뮤직 웨이브’에서 EXO가 열창하고 있다. 이들의 공연 영상은 인도네시아·태국·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 22일과 23일 저녁. 서울 송파구 올림픽주경기장 일대는 늦은 시간에도 함성과 노랫소리로 가득찼다. 올해로 27회째인 롯데면세점 패밀리콘서트가 열려서다. 이틀에 걸친 콘서트에는 방탄소년단과 EXO, 트와이스 등 정상급 아이돌들이 출연해 화려한 무대를 선보였다. 콘서트를 찾은 관객은 약 10만여 명. 공연 관람권은 면세점 구매액에 따라 지급됐다. 2006년 시작된 패밀리콘서트의 누적 외국인 관람객 수는 13만 명이 넘는다. 패밀리콘서트를 찾은 외국인 관람객으로 인한 생산유발 효과는 5600억원에 달한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약 1000여 명의 일본·중국·동남아 VIP 고객을 초청해 공연 관람의 기회를 제공했다. 태국관광공사 방콕지사를 통해서도 경품 이벤트를 진행해 100여 명의 태국 관광객에게도 관람권을 줬다. 박상섭 롯데면세점 수석은 “글로벌 무대에서 인지도가 높은 아이돌과 함께 롯데면세점을 알리는 동시에 활기 넘치는 브랜드 이미지를 심을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고 밝혔다.
 

CF 넘어 중소기업·지자체 도우미로
“브랜드 긍정 이미지 높이기에 딱”
웹드라마는 한 달도 안 돼 1억 뷰

강남 스타 거리는 관광자원 큰몫
콘서트장선 해외 바이어 상담까지
한국당 “SNS 적극 활용” 보고서도

 
면세점 패밀리콘서트에 관객 10만 명 몰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아이돌들이 기업과 지방자치단체 마케팅의 메인 자리에 올라서고 있다. 과거엔 제품이나 서비스를 알리는 단순 광고모델 선에 그쳤다면 이제는 그 활동반경이 더 넓어지고 있는 셈이다. 아이돌을 주제로 한 브랜드 뮤직비디오나 웹드라마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서울시가 방탄소년단과 만든 서울시 홍보송 ‘위드 서울(With Seoul)’은 지난해 말 발표된 지 5분 만에 서울시 관광홈페이지(www.visitseoul.net)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서울은 따뜻하고 친구 같으며 즐거운 도시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제작된 ‘위드 서울’은 서울 남산과 청계천, 여의도 한강공원 등을 배경으로 했다.
 
롯데면세점은 EXO 멤버인 찬열과 세훈, 슈퍼주니어의 이특 등이 등장하는 웹드라마 ‘퀸카메이커’를 만들었다. 웹드라마는 외모에 자신이 없는 여행사 직원인 여주인공(고원희)이 면세점 곳곳에 숨어 있는 미의 전령들을 만나면서 자신감을 찾아 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웹드라마는 지난 4일 첫선을 보인 이래 채 한 달이 지나지 않았지만 1억 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 중이다. 이 중 웨이보와 웨이신 등 중국계 채널에서만 7500만 건이 넘는 조회 수를 올렸다.
 
글로벌 시장에서 약세를 보이던 브랜드들도 아이돌 모델을 바탕으로 반전을 꿈꾸고 있다. 방탄소년단을 자사의 최신 스마트폰인 G7씽큐 전속모델로 내세운 LG전자가 대표적이다. 매일유업은 걸그룹 마마무를 앞세워 자사 제품을 알리는 동시에 음원과 뮤직비디오 등을 활용해 브랜드 메시지인 ‘매일 바이오의 힘을 더하세요’를 알리고 있다. 구자효 매일유업 홍보팀 차장은 “아이돌의 경우 단순한 제품 홍보를 넘어 특유의 콘텐트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브랜드 전반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고 말했다.
 
 
서울시 홍보송 발표 땐 5분 만에 서버 다운
 
블랙핑크의 새 앨범 ‘스퀘어 업’이 빌보드 메인 차트인 ‘빌보드 200’에 40위로 진입했다. [연합뉴스]

블랙핑크의 새 앨범 ‘스퀘어 업’이 빌보드 메인 차트인 ‘빌보드 200’에 40위로 진입했다. [연합뉴스]

금융권과 재계에서는 아이돌의 경쟁력을 배워야 한다는 움직임도 나온다. 지난 3월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방탄소년단 사례를 통해 본 디지털 시대의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내놓았다. 보고서는 ▶방탄소년단이 중소 기획사 소속임에도 시공간의 제약 없이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소셜미디어 등 뉴미디어를 적극 활용했고 ▶개별 미디어의 장단점, 사용자 특성 등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콘텐트에 적합한 채널을 선택하고,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통합적 커뮤니케이션을 전개했다는 점 등을 들어 이들을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6·13 지방선거에서 참패를 면치 못한 자유한국당의 정책연구소인 여의도연구원도 올해 초 ‘한국당이 배워야 할 방탄소년단의 성공 비결 다섯 가지’라는 보고서를 내고 SNS 활용을 늘리고, 선한 모습으로 소통할 것 등을 촉구한 바 있다.
 
아이돌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이를 활용해 수출 판로를 넓히려는 노력도 시작됐다. 실제 지난 4월 CJ E&M 주최로 일본에서 열린 한류 콘서트인 ‘KCON 2018 JAPAN’ 현장에서는 한국에서 모집된 50개 중소기업 관계자들이 일본 측 바이어와 만날 수 있도록 한 상담코너가 운영됐다. 참가 업체 중 70%(35개)는 K팝과 아이돌에 관심이 많은 해외 젊은이를 타깃으로 한 화장품 관련 기업이었다. 콘서트에는 일본 현지 팬 6만8000여 명이 몰리는 등 성황을 이뤘다.
 
지방자치단체도 아이돌 파워에 주목하고 이를 토대로 한 관광상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한 국내 주요 연예 기획사들이 위치한 강남구가 대표적이다. 강남구청은 압구정로데오역과 청담사거리 일대를 한류스타 거리(K-Star ROAD)로 꾸미고 관광자원으로 활용 중이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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