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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거시경제통 윤종원 … “청와대 부처 장악 의도” 관가 술렁

중앙선데이 2018.06.30 01:03 590호 14면 지면보기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청와대 경제수석에 現 윤종원 OECD 대사를 임명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청와대 경제수석에 現 윤종원 OECD 대사를 임명했다. [뉴스1]

청와대 경제수석에 임명된 윤종원(사진) 수석의 귀국을 앞두고 관료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로 프랑스 파리에 근무하던 윤 신임 수석은 현지에서 환송식을 마치고 30일 귀국할 예정이다.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경제부처 공무원들은 윤 수석의 ‘포용성장’ 전략을 검토하며 기존 ‘혁신성장’ ‘소득주도성장’과의 접점을 연구하고 있다.
 

기회 균등, 공정 분배의 포용성장
장하성·김상조 정책과 궁합 좋아
“정책 집행은 유연할 것” 기대도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6일 홍장표 경제수석 자리에 윤종원 수석을 임명했다. 월 30만~40만개씩 늘어나던 신규 취업자수가 지난 5월 7만2000개로 급감하고, 설비투자도 석달째 감소하는 등 각종 경제지표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학자 출신으로 소득주도 성장의 전도사 역할을 했던 홍 전 수석이 퇴진한 것이다. 대신 정통 경제관료 출신인 윤 수석을 임명한 것은 정부가 경제 라인을 문책하고 경제 정책을 선회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이후 상황은 예상과는 다르게 돌아갔다. 홍 전 수석이 정책기획위원회 소득주도성장 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이동했고, 장하성 정책실장도 27일 “경제팀이 책임지고 떠나는 것이 아니다”며 문책성 경질론을 반박했다. 청와대 조직을 보면 경제수석의 교체를 정책 기조 변화로 풀이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 정권까지 경제수석은 비서실장 밑에서 경제부문을 총괄했지만 현 정부에서는 일자리수석, 사회수석과 함께 정책실장 아래에 위치한다. 익명을 요청한 기재부 고위관계자는 “장 실장이 건재한 이상 윤 수석의 임명은 청와대가 경제 부처를 더 단단히 장악하겠다는 의도에 가까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 정부의 경제정책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도하는 혁신성장과 장하성 실장이 챙기는 소득주도성장으로 대별된다. 최저임금인상 등을 통한 소득주도성장 전략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지만 청와대의 입장은 확고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27일로 예정됐던 혁신성장 관련 규제개혁 개선안에 대한 중간점검회의를 취소했다. 김 부총리 주도로 마련 중이던 규제개혁안이 사실상 낙제점을 받은 셈이다.
 
김 부총리의 힘이 빠지는 만큼 윤 수석이 기재부를 틀어쥐고 경제정책 전반을 총괄할 가능성이 커진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미국 UCLA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윤 수석은 행정고시 27회로 공직 생활을 시작해 재무부, 재정경제원, 기획예산처를 두루 거쳤다.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 경제보좌관실 선임행정관으로 문 대통령과, 이명박 정부에서는 금융위기 시절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에 올라 2년7개월 동안 재임한 후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도 지냈다. 이후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를 거쳐 2015년부터 OECD 대사를 지냈다. 김 부총리의 한 기수 후배지만 예산 전문가인 김 부총리와는 달리 거시경제, 정책통이다. 완벽주의자인 윤 수석이 후배 직원들에 대한 장악력도 강해 김 부총리와 호흡을 맞춰 소통과 조정을 하기보다는 관료조직을 틀어쥐고 청와대의 정책을 밀어부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윤 수석의 포용성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J노믹스’와도 궁합이 좋은 편이다. 윤 수석은 지난해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경제 성장은 목적이 아니라 인간의 삶과 행복을 위한 수단”이라며 “성장을 추구하면서도 성장 과실의 고른 분배로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기회의 균등과 공정 분배가 포용성장의 핵심이다. 대기업의 지배력 남용을 막아 1차적으로 시장에서 소득 분배를 개선하고 이후 조세·사회안전망 등 재분배 강화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도 뜻이 맞는다. 다만 경제 전공자로 정통관료 생활을 오래 한 만큼 실제 정책 집행에서는 유연한 태도를 취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기재부 관계자는 “비주류 이론이던 소득주도 성장론을 그대로 따라가기보다 실물경제 상황에 맞춰 현실성 있는 정책을 펼쳐 나갈 것”이라 기대했다.
 
김창우·전영선 기자 changwoo.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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