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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북, 되짚어본 한반도 정통성 전쟁

중앙선데이 2018.06.30 01:00 590호 32면 지면보기
책 속으로
남북대화(1971~1992)

남북대화(1971~1992)

남북대화(1971~1992)
배광복 지음
아연출판부
 
국제정치학 용어인 ‘현상유지(status quo)’를 빌어 설명하면 통일 노력이란 일종의 적극적인 현상 변경 시도다. 현상 변경의 수단은 동·서독처럼 평화적으로 흡수하거나, 아니면 남·북 베트남 경우처럼 무력(전쟁)을 동원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남북대화 1971~1992: 힘·선택·말의 남북관계 역사』는 20년간 남북대화를 둘러싸고 벌어진 현상유지와 현상변경의 막후 밀당을 가능케 한 구조적 요인을 분석한 책이다. 통일부 공무원 시절 풍부한 남북회담 경험을 쌓은 저자는 북한의 김일성과 남한의 경쟁자(박정희·전두환·노태우)가 어떤 전략적 계산을 하며 남북 대화를 했을지를 추적했다.
 
그에 따르면 남북 관계는 남과 북 어느 측이 한반도에서 진정한 주인인가를 다투는 ‘정통성 경쟁’의 구도가 밑바탕을 이루고 있다.
 
예컨대 1950·60년대 북한의 힘이 우세할 때 남한은 체제 수호(반공)에 치중했다. 북한은 남한 체제 변경(남조선 혁명)의 구도에서 접근했다. 남한은 현상유지, 북한은 현상 변경의 관점이었던 셈이다.
 
70년대 힘이 엇비슷한 시기에 남북은 모두 상대방의 체제 변경에 열을 올렸다.  
 
80년대 이후 힘이 우세해지자 남한은 북한 체제 변경을, 북한은 체제 수호(주체와 우리민족끼리)에 집중했다. 50·60년대와 비교하면 체제 유지와 체제 변경을 보는 남북의 입장이 180도 바뀐 것이다.
 
그렇다면 지난 4월 27일 정상회담 때 남과 북은 어떤 전략적 계산을 갖고 나왔을까. 경제력으로만 보면 남한의 우위가 명백하다. 핵보유국을 선언한 북한은 현상유지(체제유지)를 위해 대화에 나왔을까, 아니면 뭔가 현상변경을 시도하려는 계산이 숨어 있을까. 궁금한 대목이다.
 
장세정 논설위원 zh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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