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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아래 영원한 화폐는 없다

중앙선데이 2018.06.30 01:00 590호 32면 지면보기
책 속으로
넥스트 머니

넥스트 머니

넥스트 머니

암호화폐 명암 다룬 책들 잇따라
실생활·기술문제 등 상세히 풀어
스위스·에스토니아 사례 구체적

고란·이용재 지음
다산북스
 
하룻밤에 읽는 블록체인
정민아·마크 게이츠 지음
안명호 감수, 블루페가수스
 
암호화폐, 그 이후
애덤 로스타인 지음
홍성욱 옮김, 반비
 
하룻밤에 읽는 블록체인

하룻밤에 읽는 블록체인

화폐는 가치저장이나 재화와 교환할 수 있는 일종의 ‘약속의 증표’다. 그런데 미 달러화는 미국 민간 은행들이 연합해 설립한 연방준비은행(FRB)이 발행한다. 민간 발행 화폐가 가장 신뢰받는 통화로 세계 통화 패권을 쥐고 있다. 홍콩 달러 역시 홍콩 스탠다드차타드(SC)와 홍콩 HSBC 등 민간 은행들이 발행한다. HSBC의 발행 비중이 70%나 된다. 이는 화폐가 가진 신뢰는 제도보다는 사회적 합의나 오랜 기간 누적된 관성 등 자연발생적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지난해부터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암호화폐는 화폐로서 통용될 수 있을까. 암호화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태어났다. 기존 금융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만들어냈다. 옹호론자들은 세계 금융시스템의 위기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고 한다. 비판론자들은 암호화폐가 전산상으로만 존재하며, 가격 등락폭이 지나치게 커 화폐로서 가치가 없다고 지적한다. 구조가 복잡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암호화폐를 비판하는 이들도 많다.
 
최근 암호화폐의 내일에 대한 서적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앞으로 암호화폐가 발굴할 사회적 가치를 소개함으로써 대중들의 인지부조화를 허무는 책이 있는가 하면, 지나친 이상주의를 경계하는 현실주의적 목소리도 만만찮게 나온다.
 
각종 암호화폐. 보편적인 화폐로 통용될 수 있는지를 두고 논란이 이는 가운데 관련 서적들이 쏟아져 나온다. [중앙포토]

각종 암호화폐. 보편적인 화폐로 통용될 수 있는지를 두고 논란이 이는 가운데 관련 서적들이 쏟아져 나온다. [중앙포토]

『넥스트머니』는 암호화폐의 태동부터 기술 진화 과정, 최근 동향 등을 총망라한 책이다. 제목대로 ‘하늘 아래 영원한 화폐는 없으며, 돈이 스스로 플랫폼이 되고 있다’는 것이 저자들의 주장이다. 기존 법정 화폐는 통화 정책에 의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등의 부작용을 낳았다. 독일의 하이퍼인플레이션은 제2차 세계대전으로의 지름길을 놨다. 암호화폐는 발행량이 한도가 있고 참여자들에게 경제적 이익도 준다는 점에서 기존 법정화폐와 다르다. 플랫폼 참여자가 많을수록 체제가 공고해지며 이익도 커지는 장점이 있다. 이에 대부분 상거래가 블록체인 플랫폼에서 벌어져 앞으로 여기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될 것이라고 책은 전망한다. 책은 비트코인으로 세금을 내는 스위스 추크나 정부 차원에서 암호화폐 발행을 준비하는 에스토니아, 삼성 등 대기업의 참여 등을 플랫폼 확장의 사례로 제시한다. 조개껍데기·금·동·천을 거쳐 신용카드 형태로 발전한 화폐의 진화 모델이 암호화폐가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암호화폐 이후

암호화폐 이후

『하룻밤에 읽는 블록체인』은 암호화폐에 대한 궁금증 70개를 문답 형태로 풀어낸 책이다. ‘신뢰할 수 있는 중앙기관이 없어도 될까’ ‘주식거래나 해외 송금도 될까’ 등의 실생활과 맞닿은 질문부터 ‘네트워크 난이도는 무엇인가’ 등의 기술적 문제까지 상세히 풀었다. ‘블록체인은 언제 주류가 될까’ ‘규제는 더 강화될까’ 등 앞날을 예측하는 글도 있어 블록체인의 미래에 관심 있는 전문가들도 읽어볼 만하다.
 
『암호화폐, 그 이후』는 블록체인 플랫폼이 형성되더라도 그 안에서 또 다른 권력 구조가 형성돼 암호화폐가 ‘민주적인 경제체제 달성’이라는 지향점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비트코인 플랫폼의 정착을 위한 작업증명(PoW)·지분증명(PoS) 진영 간에 알력 다툼과 암호화폐 ‘다오’ 해킹사태 등을 소개했다. 또 암호화폐가 발행량에 한도를 둔 것은 화폐로서 제 기능을 제한하며, 플랫폼을 넓히지 못하는 원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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