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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기후협상 전문가 "한국, 중국·러시아와 전력 연계 고민해보길"

중앙일보 2018.06.29 16:23
"트럼프 대통령은 생각이 다를 수 있지만, 그가 뭐라건 태양광 발전 비중은 늘고 있다"
 

카스텐 자흐 독일 환경부 기후정책국장
원전에서 풍력·태양광으로 전환한 독일
불안정한 수급 각국 전력 연계로 해결
"원자력 발전은 이미 경쟁력 잃었다"

카스텐 자흐(Karsten Sach·59)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COP) 독일협상단 대표의 말이다. 29일 세계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강연에서다. 독일 환경부 기후정책국장인 자흐는 1999년부터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COP) 독일협상단으로 일해온 '기후변화 협상 전문가'다.
카스텐 자흐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COP) 독일협상단 대표가 29일 서울에서 '독일의 기후변화, 에너지 및 녹색기술 정책 경험과 한국에 대한 시사점’을 주제로 강연했다. [사진 세계경제연구원]

카스텐 자흐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COP) 독일협상단 대표가 29일 서울에서 '독일의 기후변화, 에너지 및 녹색기술 정책 경험과 한국에 대한 시사점’을 주제로 강연했다. [사진 세계경제연구원]

독일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에너지 전환을 고민하기 시작한 나라다. 독일은 2050년까지 1990년 대비 탄소 배출 95% 절감을 목표로 잡고 있다. 전체 전력생산량에서 여전히 석탄발전의 비중이 큰데 이는 2030년까지 60%를 감축한다는 목표다. 자흐는 "중공업이 중요한 한국처럼 독일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굉장히 중요한 산업구조를 갖고 있다"며 "재생에너지로 공급하면 전력망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하지만 결론적으로 독일은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풍력·태양광 발전 등 재생에너지는 날씨에 따라 전력 공급이 불안정할 수 있다. 그는 "가장 효율적인 해결책은 전력망을 만들어 이웃 나라와 연결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독일의 경우 발전량의 10%를 다른 나라와 연계하고, 2030년까지 이 비율을 15% 이상으로 높이는 방안을 법제화했다.
 
"한국은 북한의 전력 생산량이 너무 낮아 섬처럼 고립돼있어 어렵지 않겠느냐"는 질문이 이어졌다. 자흐는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중국과 전력망 연결하는 것이 필요하고, 러시아와도 전력망을 연계할 수 있다"며 "기술발전 덕에 한국처럼 고립된 국가도 가능할 것"이라 답했다. 
독일 베를린 인근 고속도로변에 설치된 풍력발전기. 독일 정부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2030년까지 소비 전력의 절반을 풍력·태양광·바이오연료 같은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중앙포토]

독일 베를린 인근 고속도로변에 설치된 풍력발전기. 독일 정부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2030년까지 소비 전력의 절반을 풍력·태양광·바이오연료 같은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중앙포토]

원자력 에너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었다. 독일은 1990년대부터 전력 생산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한때 프랑스 등 이웃 국가에서 전력을 수입해 썼다. 자흐는 "원자력 발전 비중을 줄였지만, 이제는 6테라와트 전력을 이웃 나라에 수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자력 에너지는 가격 경쟁력이 너무 없다"며 "유럽에서는 민간 자본이 원전 건설에 유입되지 않아 정부 보조로 겨우 지는 수준"이라고 설명해다. 그는 "원전을 얼마나 갖고 갈지는 정부가 정해야겠지만, 결국 언제까지 중앙 의존적인 발전을 할 것이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파리기후협약을 탈퇴한다고 발표한 데 대해서는 "미국의 탈퇴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아직 고민 중"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시민들의 손으로 뽑히긴 했지만, 이미 많은 미국 기업과 여러 주가 그의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마이클 블룸버그 전 미국 뉴욕시장은 지난 4월 "미국은 약속을 했고, 그것을 정부가 이행하지 않는다면 우리 미국인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며 미국 정부의 올해 분담금 450만달러(약 48억원)을 대신 부담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가 독일 베를린 주재 미국 대사관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파리기후협약 탈퇴 결정에 반대하는 영상을 비췄다. 트럼프 대통령의 옆모습 아래 ‘#완전한실패자(TotalLoser)’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아주 슬프다’라고 써있다. 같은달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 195개국이 참여한 기후협약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AP=연합뉴스]

지난해 6월 환경보호단체 그린피스가 독일 베를린 주재 미국 대사관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파리기후협약 탈퇴 결정에 반대하는 영상을 비췄다. 트럼프 대통령의 옆모습 아래 ‘#완전한실패자(TotalLoser)’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아주 슬프다’라고 써있다. 같은달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 195개국이 참여한 기후협약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AP=연합뉴스]

변화의 과정에서는 사회 각층의 참여와 합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흐는 "산업계에서는 독일이 독자적으로 정책을 펼친다면 기업들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있다"며 "기업과 시민사회까지 모두 의견을 내고 컨센서스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독일 대표기업인 물류회사 DHL이 독일 현지 대학과 연계해 택배용 전기차를 개발해 활용하는 등 2050년까지 '탄소 중립적 기업'을 목표로 삼고 있다는 사례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독일 경제가 두 배 이상 성장하는 동안 온실가스양은 28% 감축할 수 있었다"며 환경과 경제 성장이 '녹색 기술'이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의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현 기자 lee.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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