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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위한 중국 역할은...남북미 3자 종전선언 유효할까

중앙일보 2018.06.29 16:18
국제사회를 무대로 본격적인 외교활동을 시작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올해 중국을 세 번 찾았다.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2회)과 북ㆍ미 정상회담 성사를 고려하더라도 횟수면에선 단연 북ㆍ중 관계 정상화가 우선 순위에서 앞선 것처럼 보인다. 비핵화 협상에선 북ㆍ미 협상이 중심이긴 해도, 중국은 북한을 움직일 수 있는 핵심 국가이자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과정에 핵심 당사국이다.
 

제3차 한중전략대화 '동북아 평화와 번영 위한 신한중협력'

29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롯데호텔에서 열린 ‘제3회 한ㆍ중전략대화’에서도 한ㆍ중 간 긴밀한 협력과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이 강조됐다. 이 행사는 외교부가 주최하고, 동아시아재단과 중국 판구연구소가 공동주관했다.
 
29일 제주롯데호텔에서 '제3회 한중전략대화'가 열렸다. 박유미 기자

29일 제주롯데호텔에서 '제3회 한중전략대화'가 열렸다. 박유미 기자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첫 단계로 한국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문제에서 관계국들이 개념 규정부터 함께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4ㆍ27 판문점 선언에선 올해에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기 위해 ‘남ㆍ북ㆍ미 3자 또는 남ㆍ북ㆍ미ㆍ중 4자 회담 개최’를 추진하기로 했다.
 
황재호 한국외대 국제학부 교수는 “평화체제를 전쟁 상태를 종식하는 정적인 과정으로 볼 것인지 한반도 평화를 만들어가는 동적인 과정으로 볼 것인지 국가별로 개념이 다르고,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따라 추진 범위나 속도도 달라진다”며 “평화체제 관련국들의 입장을 일치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의 역할에 대해선 “북한이 안정감을 느낄 수 있게 외교 안보적 노력을 하는 한편 평화체제의 큰 그림, 로드맵이 무엇인지 한국과 공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종전선언은 적대관계 청산을 선언하는 정치적 의미가 있고, 평화협정(조약)은 평화관계를 유지ㆍ심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특보는 “한국 정부 생각은 한반도에 적대관계는 남북, 미ㆍ북 간 3자의 문제로 보고 있다”며 “남ㆍ북ㆍ미 3자가 금년 안이라도 빨리 종전선언을 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자는 것이 한국 정부의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측 인사들은 평화협정에 중국이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 실행 과정에선 다소 이견을 보였다. 장투오셩 중국 국제전략연구기금회 학술주임은 “북ㆍ미 대화에서 한반도 비핵화 원칙과 대략적인 일정표·로드맵을 합의하고 미국이 북한에 대한 체제 안전 보장을 해주는 것이 그 첫걸음”이라며 “남ㆍ북ㆍ미 3자가 종전선언을 하고, 남ㆍ북ㆍ미ㆍ중 4자가 평화협정을 체결한 뒤, 마지막으로 6자 대화 혹은 지역 다자안보협력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13회 제주포럼 2일차인 27일 오후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주제로 특별세션이 열렸다. 왼쪽부터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필립 젤리코 미국 버지니아대 석좌교수, 닝푸쿠이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 차석대표. 김경록 기자

제13회 제주포럼 2일차인 27일 오후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주제로 특별세션이 열렸다. 왼쪽부터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 필립 젤리코 미국 버지니아대 석좌교수, 닝푸쿠이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 차석대표. 김경록 기자

 
앞서 지난 27일 제13회 제주포럼에 참석했던 닝푸쿠이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 차석대표도 “중국은 정전협정의 당사자로 평화체제 구축과 정전협정을 평화체제로 바꾸는데 법리적 지위 갖고 있다”며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 구축을 목표로 4자 회담(남·북ㆍ미ㆍ중)을 계속 지지했고, 평화체제를 구축하는데에도 계속 논의에 참여하며 역할을 해내가고자 한다. 6자회담도 적절한 시기에 재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에선 미ㆍ중 무역 전쟁이 한반도 비핵화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김성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미ㆍ중 무역전쟁이 계속되고 있어 혹시라도 중ㆍ미 관계에서 한반도 문제를 레버리지로 쓰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며 “자칫 미국과의 관계가 흔들리더라도 이것이 한반도 비핵화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장투오셩 주임은 “마찰이 있어도 전면적으로 대립하지 않는다면 비핵화에 큰 영향은 받지 않을 것”이라며 “최악의 시나리오로 중ㆍ미 무역 전면전이 벌어지고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서 마찰이 불거졌을 때, ‘중ㆍ미 양국이 무역으로 충돌하는데 핵 포기해서 무엇하냐’는 식으로 북한의 생각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박은하 외교부 공공외교대사는 “북한의 비핵화 프로세스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프로세스는 두 개의 축으로서 균형있게 진행돼야 한다”며 “다양한 이슈에 대한 다층적 협상이 매우 정교하게 아귀를 맞춰가야 그 바퀴가 서지 않고 최종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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