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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신념 존중한 결정” “현역 복무자 박탈감 어쩌나”

중앙일보 2018.06.29 01:13 종합 5면 지면보기
헌법재판소가 양심적 병역거부자와 관련한 병역법에 대한 위헌 여부를 판결한 28일 헌재 앞에서 대체복무 법안을 촉구하는 단체(왼쪽)와 병역거부자 처벌 합헌을 주장하는 단체가 기자회견을 했다. [장진영 기자]

헌법재판소가 양심적 병역거부자와 관련한 병역법에 대한 위헌 여부를 판결한 28일 헌재 앞에서 대체복무 법안을 촉구하는 단체(왼쪽)와 병역거부자 처벌 합헌을 주장하는 단체가 기자회견을 했다. [장진영 기자]

28일 오후 헌법재판소가 대체복무를 규정하지 않은 현행 병역법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자 헌재 앞에서 결과를 기다리던 ‘징병제 폐지를 위한 시민모임’ 활동가들과 여호와의증인 신도 등 40여 명은 환호성을 질렀다.  
 

헌재 결정 엇갈린 반응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도 “지금 재판 중인 입영거부자들에 대한 처벌 여부는 개별 법원에 맡기되 대체복무 수단을 마련하지 않은 병역법은 헌법에 어긋난다고 판단한 것으로 과거와는 다른 전향적인 결정”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2016년 입영통지를 받았으나 병역을 거부한 홍정훈(28) 참여연대 활동가는 “헌재가 정한 시한 안에 입법부가 대체복무제를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종교적 신념이나 양심에 따라 선택한 일이 존중받는 시대가 온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홍씨는 지난해 4월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항소심은 지난해 8월로 예정돼 있었으나 연기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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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모(48)씨는 경기도 안성에서 이날 새벽 첫차를 타고 헌재 앞으로 왔다. 그는 “병역을 무조건 기피하려는 것이 아니라 대체할 방법이 주어지면 의무를 다하겠다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진정성이 받아들여진 결과”라며 “소수자 인권을 보호하는 결정이 나와 기쁘다”고 말했다. 임씨 3형제는 모두 양심적 병역거부자로 군입대 대신 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했다.
 
병역거부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시민들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말싸움을 벌이는 장면도 연출됐다. 군복을 입고 나온 이모(60)씨는 “특정 종교를 믿는 이들이 병역을 거부하는 것은 개인의 이익만 추구하는 행위”라며 비판했다. 자신을 학부모라고 소개한 최모씨 역시 “양심적 병역거부를 합헌이냐 위헌이냐 따지는 것 자체가 이해할 수 없다”며 “앞으로 남자아이들은 모두 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되려고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흥석(전 고등군사법원장) 변호사는 “현역으로 복무 중인 이들이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대체복무제 인정 범위를 논의해야 한다”면서도 “현재 안보 현실에서 병역거부를 인정하는 것은 안보 구멍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헌법불합치
해당 법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만 법적 공백이 발생할 경우 사회적 혼란이 예상돼 법의 개정 시한을 두는 것이다. 합헌은 헌법에 합치, 위헌은 불합치할 때를 말한다.

 
오원석·여성국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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