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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잡은 한국’에 재조명된 박지성·안정환·이영표 예언

중앙일보 2018.06.28 06:19
2002 한·일 월드컵 4강 영웅들이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선 지상파 방송 3사 해설자로 뜨거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왼쪽부터 박지성(SBS)·이영표(KBS)·안정환(MBC) 해설위원. [연합뉴스]

2002 한·일 월드컵 4강 영웅들이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선 지상파 방송 3사 해설자로 뜨거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왼쪽부터 박지성(SBS)·이영표(KBS)·안정환(MBC) 해설위원. [연합뉴스]

독일, 비벼볼만하다

온 세상이 뒤집어질 것이다

시간은 약팀의 편이다

 
박지성·안정환·이영표 해설위원의 예언이 적중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7일 밤 11시(한국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조별리그 3차전 독일과의 경기에서 2-0으로 막판 승리를 거뒀다.
 
경기 전 온 국민의 최대 관심사는 한국이 독일에게 이길 수 있는 확률이 얼마나 되는가였다. 지난 대회 우승팀이자 FIFA랭킹 1위인 독일을 꺾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했다.  
 
외국의 한 배팅업체는 한국이 독일을 2-0으로 이길 가능성보다 독일에게 0-7로 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 축구대표팀 선배들의 예언은 달랐다. 경기 전 이어진 여러 인터뷰에서 박지성(SBS)·안정환(MBC)·이영표(KBS) 해설위원은 모두 "승산이 있다"는 공통된 예측을 내놨다.
 
이날 박지성은 경기 시작 1시간 전 해설 오프닝에서 "독일도 아직까지 최강 수준의 경기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오늘 '비벼보자'는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2002년 한일월드컵 4강에서 독일과 맞붙었던 경험을 회상하며 "당시 독일은 조직력과 피지컬이 좋은 팀이었다. 우리도 끈끈했지만 잠깐의 방심으로 골을 내주고 졌다"며 "우리 할 것을 잘 하고 방심하지 않는다면 상대(독일)도 곤혹스러울 것"이라고 전했다.
 
안정환도 경기 초반 승리를 예언했다. 그는 독일의 파상공세를 안정적으로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전제를 내세운 뒤 "시간이 흐를 수록 급해지는 건 독일이다. 한국에 반드시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뛰어야 한다고 했다. 안정환은 "선수들은 결과를 떠나 쓰러질 때까지 뛰고 나오는 게 중요하다. VAR에 너무 신경 쓰지 말고 정상적으로 경기 하길 바란다"라고 선수들에게 당부했다.  
 
안정환에 앞서 이영표도 이와 비슷한 분석을 한 바 있다. 이영표는 경기 전날 인터뷰에서 "시간은 약팀의 편"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그런 점을 우리가 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와 독일 중 어느 팀이 탈락했을 때 충격이 더 큰지 따져보면 누가 유리한지 보인다"며 독일전에서 긍정적인 분위기가 기대된다고 했다.  
 
또 "독일이 끊임없이 역습해온 멕시코에 무너졌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물러서면 독일은 더 어려운 상대로 변한다”며 “수비라인을 너무 뒤로 물리지 말고, 한국 수비진이 최대한 버텨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비 할 때 역습을 항상 염두에 둔다면 충분히 독일을 난감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세 사람의 예언은 현실이 됐다. 이날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3분과 6분, 김영권과 손흥민이 연이어 골을 터트리며 2-0으로 승리를 거뒀다.  
 
경기 전반 한국은 독일의 공격에 맞서 수비에 집중하며 여러 차례 위기를 넘겼다. 이후에도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90분을 잘 버틴 선수들은 추가 시간 역습에 성공했다. 한국 축구대표팀 선배들의 예언처럼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은 집념이 만든 승리의 득점이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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