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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경찰, 포스코건설 압수수색…3000억원대 방파제 공사 로비 의혹

중앙일보 2018.06.26 15:15
울산신항 일대 전경 [중앙포토]

울산신항 일대 전경 [중앙포토]

경찰이 포스코건설의 3000억원대 공사 수주 과정에서 비리 의혹을 포착해 수사에 나섰다. 지난해 7월 포스코건설이 수주한 울산신항 남방파제 2-2공구 입찰 과정에서 건설사 측이 설계 심의위원들에게 금품을 전달했다는 첩보에 따른 것이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에 따라 25일 인천 송도에 있는 포스코건설 사무소에 수사관들을 보내 하드디스크와 서류 등을 확보했다. 사건 연루 의혹이 있는 직원들 자택도 압수수색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수사 초기 단계다"며 "서울 강남의 포스코 본사보다 인천 사무소에서 건설 관련 실무가 이뤄지는 거로 파악해 인천에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금품 수수 의혹을 받는 사람 가운데 공무원도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문제가 된 공사의 설계 심의위원은 모두 13명이다. 국토교통부와 해양수산부 등 관련 부처 공무원이 5명, 한국도로공사 등 공공기관 직원 5명, 대학교수 3명으로 구성돼있다. 
 
울산신항 남방파제 2-2공구 사업은 울산 울주군 당월리 바다 위에 1.3㎞ 길이의 방파제를 새로 만드는 사업이다. 총 공사비용은 3424억원 규모로 2023년 완공 예정이다. 지난해 해수부가 조달청을 통해 일괄입찰 방식으로 발주해 그해 7월 포스코건설이 SK건설을 제치고 수주에 성공했다. 심의위원 선정은 국토부가 맡았다.
 
압수물 분석결과에 따라 수사가 울산신항 외 다른 공사로까지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찰 관계자는 “지금은 한 건에 대해서만 수사를 진행 중이다. 다른 공사도 들여다볼 수 있는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의혹과 관련해 기술기준과에서 확인을 해볼 예정이다.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해당 업체 측에 벌점을 주고 300억원 이상 턴키 사업에는 향후 몇 년 동안 입찰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정을 적용하는 방법도 검토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포스코건설 측은 “조사 대상이 회사가 아니라 담당 실무자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수사가 진행되는 중이라 경찰 수사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는 입장을 내놨다.
 
일괄입찰 방식이란
설계와 시공을 한 번에 묶어 계약하는 방식이다. 턴키·대안방식의 일종이다. 발주기관이 제시하는 입찰안내서에 따라 건설업체가 설계도면과 공사가격 등의 서류를 작성해 입찰서와 함께 제출하는 계약방식을 말한다.
 
설계·시공의 통합으로 효율적인 공사가 가능하고 공기를 줄일 수있는 장점 등이 있다고 일반적으로 알려져있다. 반면 설계비용에 큰 돈이 들어 대형 건설사들이 싹쓸이 한다는 지적, 업체 간 담합을 통한 예산낭비 의혹이 제기돼왔다.
 
오원석·최규진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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