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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트 잘 다루는 기업이 시장의 승자 될 것”

중앙일보 2018.06.25 00:02 경제 2면 지면보기
로버트 로즈 CMI 콘텐트 전략 총괄은 ’경험 중심의 마케팅이 더 강화될 것“이라며 ’한국의 금융 스타트업 ‘비바리퍼블리카’, e스포츠기업 ‘Gen.G(옛 KSV)’, 여성쇼핑몰 ‘지그재그’ 등이 통합적인 경험 중심 전략으로 시장을 파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진 CMI]

로버트 로즈 CMI 콘텐트 전략 총괄은 ’경험 중심의 마케팅이 더 강화될 것“이라며 ’한국의 금융 스타트업 ‘비바리퍼블리카’, e스포츠기업 ‘Gen.G(옛 KSV)’, 여성쇼핑몰 ‘지그재그’ 등이 통합적인 경험 중심 전략으로 시장을 파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진 CMI]

‘배달의민족’ 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올 3월 격월간 잡지 『매거진F』를 창간했다. 인류 식문화에서 의미 있는 식재료를 선정해 세계 주요 생산지부터 유명 쉐프들의 활용법, 해당 식재료의 산업·경제적 효과 등을 두루 다루는 푸드 다큐멘터리 컨셉트다. 창간호 ‘소금’을 시작으로 2호에선 ‘치즈’가 소개됐다. 이 회사는 매거진F 영문판도 제작할 예정이다. 푸드테크 스타트업이 왜 이런 잡지를 만들었을까.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음식 본질에 가까운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 음식을 즐기는 일반 독자뿐만 아니라 요리를 업으로 하거나 배우는 모든 사람이 소장하고 싶은 책을 만들어 보겠다.”
 
매거진F를 두고 전문가들은 “이게 바로 콘텐트 마케팅”이라고 말한다. 글로벌 콘텐트 마케팅 교육기업인 CMI(Content Marketing Institute)의 로버트 로즈 콘텐트 전략 총괄은 최근 중앙일보와 가진 e메일 인터뷰에서 “콘텐트가 비즈니스를 이끄는 시대”라며 “이미 확보한 고객 혹은 미래에 고객이 될 잠재 소비자들에게 가치있는 콘텐트를 지속해서 전달할 수 있는 기업들이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콘텐트 마케팅은 마케팅 전술이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에너지 음료 레드불을 만드는 오스트리아 기업 레드불은 미디어 자회사를 두고 익스트림 스포츠 전문 잡지를 발행하고, TV 프로그램이나 영화도 제작한다. 글로벌 혁신기업들에 자문해온 로즈 CMI 총괄은 오는 27일부터 3일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리는 ‘콘텐트 마케팅 아시아 포럼’에서 강연할 예정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콘텐트 마케팅’이라는 게 뭔가. 기존 마케팅 기법과 어떻게 다른가.
“콘텐트 마케팅은 기업들이 자신의 ‘타깃 오디언스(관객·청중·독자)’를 확보하기 위해 오디언스에게 의미있고 가치있을 만한 콘텐트를 만들어 유통하는 일련의 모든 과정이다. 더 간단하게 말하자면, 기업의 핵심 가치를 소비자에게 전하기 위해 기업이 ‘오운드 미디어(owned media)’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기업이 운영하는 웹사이트나 잡지, 또는 이벤트 등이 오운드 미디어다.”
 
콘텐트를 잘 활용하는 기업들의 특징이 있나.
“가치있는 콘텐트를 지속적으로 소비자에게 전달해야 성공한다. 여기에 성공하는 기업과 실패하는 기업의 차이는 딱 3가지다. 첫째, 콘텐트 마케팅을 잘하는 기업은 콘텐트 플랫폼을 단순한 마케팅 전술이 아니라 진짜 제품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둘째로 이런 기업들은 회사에 의미있는 ‘오디언스’를 구축하는 것을 콘텐트 마케팅의 목표로 삼는다. 콘텐트는 단순히 새로운 것 이상이어야 한다. 콘텐트 마케팅은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들고 성과가 나오기까지 시간도 오래 걸린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가치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특히 이 가치는 콘텐트 자체가 아니라 콘텐트의 성과물, 즉 오디언스에서 나온다. 오디언스의 가치를 아는 기업이 성공한다. 성공하는 기업의 세번째 조건은 지속성이다. 하루에 한 번이든 일주일에 한 번이든 가치 있는 콘텐트를 지속적이고 규칙적으로 생산하고 전달해야 한다.”
 
광고주이던 기업들이 직접 미디어를 만들면서 기존 신문·방송 미디어들도 도전을 받고 있다.
“기존 미디어들도 현재 각 기업 마케팅 리더들과 똑같은 문제, 즉 ‘미디어의 붕괴’에 직면해 있다. 뉴욕타임스나 워싱턴포스트 같은 일부 회사들에게 이런 상황은 새로운 르네상스이지만, 그 외 다른 미디어 기업들은 고전 중이다. 전통적인 미디어들은 자기 브랜드가 가진 ‘신뢰’라는 가치와 잘 맞는 새로운 기회들이 있다. 이런 미디어들의 가장 소중한 자산은 독자(오디언스)의 신뢰다. 이 자산을 유지하고 더 키울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
 
대기업보다 마케팅 자원이 적은 스타트업이 콘텐트 마케팅을 잘 하려면?
“스타트업은 빠르게 움직이고 고려해야 할 기존 정책이랄 게 많지 않아서 유리하다. 하지만 스타트업들은 ”우리가 만들었으니, 누군가는 볼 거야“ 식으로 생각한다. 블로그 같은 콘텐트 플랫폼에 트래픽을 모으기 위해 검색엔진 최적화를 하거나 입소문 정도 내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좀 더 스스로 오디언스를 끌어오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타깃 오디언스가 중요한데, 개인정보보호규정은 더 까다로워지고 있다.
“유럽의 개인정보보호지침(GDPR)을 법이나 기술의 문제로 보면 안 된다. GDPR에 맞춰서 기업의 전략을 혁신하고 새로 짜내는 것이 바로 마케팅이 할 일이다. ‘스타워즈’ 요다의 말을 인용해 말하자면 (GDPR의 시대에) 콘텐트 마케팅은 ‘하거나 하지 않거나 둘 중 하나지. 한번 해본다(try)는 건 있을 수 없다’. GDPR은 콘텐트 마케팅에 있어 엄청난 기회다. 디지털 방화벽을 사이에 두고 고객과 점점 더 멀어지는 길을 갈 수도 있지만, 다른 길도 있다. 소비자에게 가장 가치있는 콘텐트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 정보를 가장 잘 다루는 믿을 만한 길잡이가 되는 것, 이게 콘텐트 마케팅이다.”
 
◆로버트 로즈(Robert Rose)
글로벌 콘텐트 마케팅 교육기관인 CMI의 콘텐트 전략 총괄. 25년 이상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스토리를 소비자에게 전하는 일을 연구하고 자문했다. 최근 5년 간은 포춘 100대 기업 15곳을 포함해 500개 이상의 기업들과 협업했다. 캐피탈원, 델, 언스트앤영, 휴렛팩커드, 마이크로소프트, UPS, 빌앤멜린다게이츠 재단, 미 항공우주국 등이 대표적이다. 

 
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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