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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희, 분노조절장애보다 성격장애···여러 개의 얼굴"

중앙일보 2018.06.23 19:26
이수정 교수(왼쪽)와 이명희 전 이사장. [사진 JTBC·중앙포토]

이수정 교수(왼쪽)와 이명희 전 이사장. [사진 JTBC·중앙포토]

“너 왜 전화는 2개씩 들고 다니고 OO이야? 왜 일할 때 올라올 때 개인 전화 들고 와? 이거는 일할 때…(악!) 할 때 넥타이하고 OO이야! 오늘 내 어디 중요한 행사 있어? 없어? 크게 말해! 없는데 왜 넥타이 매고 OO이야? 빨리 전화하란 말야 이 OOOO야, 아악!”
 
[사진 JTBC]

[사진 JTBC]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아내 이명희(69) 전 일우재단 이사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수행기사를 때리고 욕설하는 영상이 추가로 공개된 데 대해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21일 “이 전 이사장은 분노조절 장애보다는 성격장애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전날 YTN은 이 전 이사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약 20분 동안 50여 차례에 걸쳐 욕설과 고성을 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20일 YTN이 공개한 이명희 전 이사장의 추가 영상. [사진 YTN 방송 캡처]

20일 YTN이 공개한 이명희 전 이사장의 추가 영상. [사진 YTN 방송 캡처]

이 교수는 이날 방송된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 “이 전 이사장이 화내는 타이밍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일반적으로 분노를 느끼는 사람들은 제삼자도 화날 만한 상황을 경험하면서 분노의 이유가 있을 때 분노가 나온다”며 “그런데 이 전 이사장은 상대방이 분노의 이유를 제공하지 않는데 계속 화를 내거나 욕설을 한다. 그와 같은 분노는 일종의 상대에게 자신의 지위나 신분을 각인시키기 위해 이용하는 ‘도구적 분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종류의 도구적 분노를 많이 활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성격 장애자들이다”라고 했다.
 
이 교수는 “이 전 이사장이 보이는 도구적 공격행위들은 상대를 봐가면서 활용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며 “자기보다 힘이 센 사람에게는 온순하지만 자기보다 힘이 없는 사람들에겐 압제적인 모습은 감정적인 상태를 적정히 이용하는 패턴으로 보인다. 분노조절에 실패한 환자들이 보이는 양상과는 다르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탈세 문제는 분명하게 불법행위기 때문에 처벌을 받아야 하지만 욕설 동영상 등은 법적 문제라기보다 도덕적 비난을 받아야 할 문제다”라면서 “이런 문제는 이성적으로 구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3일 오전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3일 오전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임현동 기자

앞서 이 전 이사장은 법원에 자신이 분노조절 장애를 앓고 있으니 치료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의사 소견서도 함께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폭행 등의 행위가 범죄 혐의가 아니라 장애에 따른 것이었다고 주장한 셈이다. 분노조절 장애는 도벽·방화벽과 묶어서 충동 장애로 분류된다. 대법원 판례는 충동 장애에 대해 “누구나 충동을 못 참아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 이것은 원칙적으로 감형대상이 아니다”라며 “만약 그 증상이 너무 심각해서 정말 정신병 수준이라면 감형을 한다”고 하고 있다.  
 
이 전 이사장은 2011년 8월부터 지난 3월까지 자택 경비원과 운전기사, 공사장 작업자 등 총 11명에게 24차례에 걸쳐 폭언·폭행을 일삼거나 위험한 물건을 던지고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이사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특수상해와 상해, 특수폭행, 특가법상 운전자 폭행, 상습폭행, 업무방해, 모욕 등 모두 7개에 이른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보강수사를 마무리하고 다음 주 중 검찰과 협의를 거쳐 구속영장 재신청 및 송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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