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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니아, 실제 위치요?" 박진경 PD가 말하는 '두니아~'

중앙일보 2018.06.23 08:00
MBC 예능 '두니아~처음 만난 세계' [사진 MBC]

MBC 예능 '두니아~처음 만난 세계' [사진 MBC]

 
지난 3일 시작한 MBC 예능 ‘두니아~처음 만난 세계(이하 두니아)’는 언리얼(Unreal)을 표방한다. 출연진은 가상공간 두니아로 강제 워프(이동)를 당하고, 이 낯선 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큰 틀은 다 연기다. 하지만 세부적인 대화와 그 과정은 가상이란 틀 안에서 대본 없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이 때문에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가 또 어떨 땐 예능을 보는 것 같다. 언뜻 무인도에 간 소년들이 살아남기 위해 악전고투를 벌이는 윌리엄 골딩의 소설 '파리대왕' 같기도 하다.
MBC 박진경 PD [사진 MBC]

MBC 박진경 PD [사진 MBC]

 
이들의 운명을 가르는 중요한 결정은 시청자 투표로 결정되는데, 이는 특유의 자막과 합쳐지며 롤플레잉 게임을 하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한다. 그러니 독특한 예능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박진경 PD에게 '두니아'의 이모저모에 대해 전화로 물었다. 말이 많은 편이 아닌 박 PD는, 느리지만 분명하게 자기 뜻을 전했다. 아래는 일문일답.
 
새로운 형식의 예능이다.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
안 해본 것 없을까 찾다가…게임 쪽과 협력을 해보면 어떨까 해서 우리나라에서 하고 있는 게임들, 이런저런 게임 찾아봤다. 내가 게임을 엄청 많이 하는 편이다. 그냥 거의 안 가리고 이것저것 다 했다. 어렸을 때부터 콘솔 게임, PC게임 가리지 않았다. 게임 자체를 엄청 좋아했다.
이번에는 넥슨의 모바일 게임 ‘듀랑고’가 원작이다. 제작비는 게임회사에서 받나.
게임과 연계됐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협찬 자막이 들어가면서 광고가 조금 붙는다. 크게 받는 건 아니다. ‘두니아’는 그냥 MBC에서 제작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제안도 저희가 먼저 컨셉트를 잡아서 기획한 다음에 했다.
MBC 예능 '두니아~처음 만난 세계' [사진 MBC]

MBC 예능 '두니아~처음 만난 세계' [사진 MBC]

낯선 형식의 예능이다. 시청률을 어느 정도 기대했나. 
목표 같은 건 딱히 없었다. 회사 쪽에서도 새로운 걸 한다면 언제나 환영한다는 분위기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 때도 시청률이 잘 나와서 좋아했던 것도 있지만, 새로운 걸 했다는 것 그 자체를 되게 좋아했다. 지상파 하면 좀 올드한 이미지가 있는데, 케이블에서도 안 할만한 것을 한다고 하면, 회사에서는 좋아하는 것 같다.
 
포맷에 대한 생경함 때문인지, 현재 '두니아'의 시청률 성적은 좋지 않다. 첫 회 3.5%(닐슨코리아 기준)로 시작했지만 최근 3회에서 2.5%까지 떨어졌다. "연기가 오글거려 못 보겠다"는 반응과 "보다 보니 몰입하게 된다"는 반응이 공존한다.
 
MBC 예능 '두니아~처음 만난 세계' [사진 MBC]

MBC 예능 '두니아~처음 만난 세계' [사진 MBC]

 
현재 3회까지 왔다. 지금까지의 반응, 어떻게 보나.
애초에 저희도 예상하기에, 이해해주시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낯선 포맷이기도 하고, 또 그 포맷에 맞게 출연자들도 낯선 사람들이 많게 했다. 익숙한 사람들로 다 채울 수 있었지만 그럴 경우 의도와 맞지 않겠다고 봤다. 가상 세계를 표방하다 보니까 일부러 의도된 생경함을 주려고 했었다. 그러다 보니 익숙해질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으로는 어떻게 보나
스토리가 있는 형식이라, 드라마처럼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포맷에도 익숙해지고 사람에도 익숙해지면 재밌게 봐줄 구석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번 주 방송부터는 스토리가 갑자기 급진적으로 바뀐다.
시청자 투표는 앞으로도 계속되나
그렇다. 그렇게 이어져갈 것이다. 앞으로는 되게 중요한 분기점들이 많다. 지금까지는 그저 호감도 차이에 따라 투표가 이뤄졌다면, 이제는 실제로 출연자의 신상에도 변화가 생길 정도로 그런 장치들이 준비돼 있다.
‘두니아’는 몇 부작 예능인가
보통 미니시리즈 드라마나 미드는 16회 정도지 않나. 그래서 그 정도가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확정적인 건 아무것도 없다.
 
MBC 예능 '두니아~처음 만난 세계' [사진 MBC]

MBC 예능 '두니아~처음 만난 세계' [사진 MBC]

 
지난 10년간 예능 하면 당연히 리얼로 받아들였는데, ‘두니아’는 언리얼을 표방한다. 1인 방송과 예능을 접목한 '마이 리틀 텔레비전'도 그랬고, 늘 새로운 걸 추구하는 듯하다. 강박 같은 게 있나.
개인적인 성향과 닿아있는 것 같다. 다양성 같은 걸 추구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지상파란 플랫폼이 되게 대중적으로 열려 있고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지 않나. 조금 남들이 다뤄보지 않거나 보던 것과는 다른 느낌을 줄 수 있는 걸 하는 사람도 필요할 것 같은 느낌이 있다.
새로운 도전이 쉽지 않을 것 같다.
사실 이번은 우리한테도 엄청난 도전이다. 작법부터가 다르다. 기존 다른 프로그램을 많이 했던 제작진들이긴 하지만 그들에게도 새로운 도전이다. 피드백을 보면서 보완해가고 있다. 지상파라는,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에서 조금 다양하고 새로운 걸 보여주고 싶다.
 
출연진이 살아남아야 하는 가상 공간 '두니아'는 원시 형태의 자연이 그대로 보존된 듯하다. 한국에서는 생경하기 그지없는 열매 '아단'이 곳곳에 열려 있고, 해변에 뿌리내린 식물의 형태 또한 기괴하다. 폭포와 바다, 밀림이 섬 두니아에 어우러져 있다.
 
MBC 예능 '두니아~처음 만난 세계' [사진 MBC]

MBC 예능 '두니아~처음 만난 세계' [사진 MBC]

 
두니아의 실제 위치는 어딘가
공식적으로 우리가 확인해준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런데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위치를 추측하는 글들이 있더라. 그 추측들이 대체로 맞았다. 말씀드리자면, '두니아'는 일본 오키나와에 있는 섬이다.
어떻게 정했나.
그 전에 가봤던 곳은 아니었다. 자료 검색하다가 그리던 그림과 가장 비슷할 만한 곳을 택했다. 사람 손길이 많이 안 닿아있고, 공룡 CG가 들어가도 위화감이 크게 없을 법한 그런 원시적인 분위기가 있는 공간을 찾다가 선택했다. 그리던 그림과 비슷하게 나왔다.
공룡 보고 놀랐다. 굳이 공룡이 들어간 이유는.
공룡은 원작인 ‘듀랑고’ 게임의 핵심 콘텐트기도 하고,  또 그 자체로도 시청자들이 재밌게 볼 만한 장치다. 사실 드라마에서도 잘 볼 수 없는데 이게 예능에 나오면 어떨까 생각하기도 했다.
 
MBC 예능 '두니아~처음 만난 세계' [사진 MBC]

MBC 예능 '두니아~처음 만난 세계' [사진 MBC]

 
한 번 가면 얼마나 촬영하나
이동 시간 포함해서 한 6일 정도 함께 찍는다. 지금 4분의 1 정도 촬영했다. 아직 많이 가야 한다. 출연진 일정 맞추는 게 쉽지 않다. 사실 우리한테는 그게 가장 어려운 문제다.
게임 형식이 기성세대에게는 좀 낯설다
게임이라고 했지만 사실 많은 부분은 내려놓고 방송 포맷에 맞추려고 노력했다. 영화화가 된 게임원작 콘텐트들이 많이 있지 않나. '툼레이더'나 '레지던트 이블' 같은. 그런 콘텐트도 게임을 몰라도 즐길 수 있다. 저희도 그런 느낌이다. 방송 그 자체로도 즐길 수 있게 하되, 게임 좋아하는 사람은 더 재밌게 볼 수 있는. 드라마처럼 흘러가고, 예능처럼 진행되는 부분에서 흥미를 느낄 수 있게 구성하고 있다.
현재 출연자가 10명이다. 출연진이 더 추가되나
고민 중이다. 중간에 하차도 될 것 같고 새로 들어가기도 할 것 같다. 그게 시청자 투표에 따라서 많이 바뀔 것 같다.
시도 자체만으로도 좋은 평이 많다
우리의 걱정이다. 시도 자체로도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은데, 우리 욕심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완결을 잘 지었으면 하는 욕심이 있다. 시도만 좋았다에서 끝나지 않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제로도 회차 거듭되면서 더 재밌어질 것이기 때문에. 
 
노진호 기자 yesn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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