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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의 역습 승부수 … 멕시코전 더 빠른, 더 많은 압박이 열쇠

중앙선데이 2018.06.23 02:02 589호 11면 지면보기
한국 대표팀 에이스 손흥민이 21일 러닝으로 몸을 풀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연합뉴스]

한국 대표팀 에이스 손흥민이 21일 러닝으로 몸을 풀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연합뉴스]

이변은 없었다. 잘 준비한 팀이 좋은 결과를 얻은 게 러시아 월드컵의 흐름이다. 그렇다면 한국 대표팀은 어떤가.
 

‘1승 목표’ 스웨덴전 전술·체력 완패
극단적 막말 악플에 선수들 충격
손흥민 받쳐줄 빠른 선수 기용할 듯

지난 18일 F조 1차전에서 한국은 페널티킥으로 실점해 스웨덴에 0-1로 졌다. 스코어보다 내용이 더 부실했다. 90분간 단 하나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했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 이후 통산 10번째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우리 대표팀이 유효슈팅 없이 경기를 마친 건 처음이다.
 
신태용(48) 감독은 지난해 12월 월드컵 본선 조추첨 직후부터 스웨덴을 1승 상대로 점찍고 집중 분석했다. 23명 월드컵 엔트리가 정해진 뒤엔 ‘스웨덴 맞춤형 전술’로 승부를 보겠다며 비공개 전술 훈련에 매달렸다. A매치 평가전마다 선수 구성과 등번호를 바꿨다. 신 감독이 “트릭”이라고 말한 게 한때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
 
뚜껑을 연 ‘맞춤형 전술’은 실망스러웠다. ‘1m96cm 장신 공격수 김신욱(30·전북)을 기용해 체격이 뛰어난 스웨덴에 맞대응한다’는 게 핵심인데, 발이 느린 김신욱이 경기 흐름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해 공격과 수비 모두 공백이 생겼다.
 
우리 선수들의 전반적인 움직임도 무거웠다. 이달 초 오스트리아 전지훈련 기간에 고강도 파워 프로그램을 실시하다 갑자기 중단하는 등 체력 관리 프로그램이 체계적이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향후 일정도 ‘먹구름’이다. 24일 멕시코전과 28일 독일전 중 1승 이상을 거둬야 16강 진출을 기대할 수 있다. 두 팀은 스웨덴보다 한 수 위의 전력을 갖췄다.
 
대표팀은 스웨덴전 직후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 많은 시간을 썼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국격을 떨어뜨린 축구대표팀 전원을 사형에 처하라’는 글이 올라오는 등 악의적인 비난이 쇄도하자 김신욱·장현수(27·FC도쿄) 등 일부 선수들은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닫았다.
 
멕시코전은 축구대표팀이 진정한 심판대에 오르는 자리다. 승패 못지않게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기력을 보여주는 게 급선무다. 스피드와 기술을 겸비한 멕시코를 맞아 한 걸음 더 많이, 더 빨리 뛰어 상대 압박에서 벗어나고 오히려 더 강한 압박으로 상대 공격력을 둔화시키는 게 관건이다.
 
선수 구성은 체격보다 속도에 방점이 찍힐 전망이다. 에이스 손흥민(26·토트넘)의 공격력을 극대화 하려면 역습 찬스에 함께 공격에 가담할 빠른 선수가 필요하다. 작지만 빠른 이승우(1m70cm·헬라스 베로나)와 문선민(26·인천·1m72cm)의 과감한 기용이 점쳐진다.
 
◆‘아저씨 재팬’의 약진=라이벌 일본의 ‘청신호’는 한국 대표팀의 적신호와 대조된다. FIFA 랭킹 61위 일본은 H조 첫 경기서 남미 강호 콜롬비아(16위)에 2-1로 이겼다. 일본은 ‘월드컵에서 남미팀을 꺾은 최초의 아시아팀’이라는 수식어도 얻었다.
 
과감한 결단이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대표팀 감독과 주축 선수들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던 일본은 지난 4월 ‘사령탑 교체’라는 극약 처방을 내렸다. 본선행을 이끈 할릴호지치 감독을 경질하고 니시노 아키라(63) 전 일본축구협회 기술위원장에게 지휘봉을 넘겼다. 이후 혼다 게이스케(32), 가가와 신지(29), 오카자키 신지(32) 등 베테랑들이 팀 중심에 복귀하며 선수단 분위기가 빠르게 정리됐다. 주장 하세베 마코토(34)는 “감독이 바뀐 뒤 선수들 사이에 다시 소통이 이뤄졌다”고 했다.
 
평균 연령 28.2세의 일본 대표팀에 ‘아저씨 재팬’이라는 비아냥 섞인 별명이 붙었지만 ‘아저씨’들이 자존심을 세웠다. 가가와가 페널티킥 선제골, 오사코 유야(28)가 헤딩 결승골을 넣었다.
 
로스토프나도누=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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