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김정은·시진핑 밀월에 볼턴이 다시 움직인다

중앙일보 2018.06.21 16:32
볼턴 "비핵화조치 빨리 움직여라"…北 압박하는 美, 사실은 中 향한 견제구 
트럼프 지켜보는 존 볼턴   (AP=연합뉴스) 지난 5월 22일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회담을 지켜보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2018.6.7 [AP 자료사진]   phot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트럼프 지켜보는 존 볼턴 (AP=연합뉴스) 지난 5월 22일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회담을 지켜보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2018.6.7 [AP 자료사진] phot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20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정상회담에 이은 북미간 후속 협상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에서 “길게 늘어지고 지연되는 회담은 미래에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빨리 움직이고 싶다”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 ‘폭스 앤 프렌즈’ 방송 인터뷰에서 “북한도 진지하다면 마찬가지로 빨리 움직이길 원해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북미 정상회담 이후 대북 강경파인 볼턴 보좌관이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는 처음이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북ㆍ미 정상회담의 후속 고위급회담 일정도 안 잡은 상태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하는 것을 보고 ‘뭐 하고 있느냐’며 비핵화 초기 단계를 이행하라고 재촉한 것”이라고 말했다. 차 위원은 “볼턴 보좌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교감 없이 이번 발언을 한 것은 아닐 것”이라며 “북한을 직접 상대해야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보다 북한과의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볼턴 보좌관을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볼턴 보좌관과 폼페이오 장관이 ‘강(强)’ ‘온(溫)’ 전략을 나눠 맡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정은·시진핑, 연이틀 만남   (서울=연합뉴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1일 게재한 사진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20일 중국 국빈관인 조어대(釣魚台)에서 만나는 모습. 김 위원장은 방중 첫날인 19일에도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했다.2018.6.21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김정은·시진핑, 연이틀 만남 (서울=연합뉴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1일 게재한 사진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20일 중국 국빈관인 조어대(釣魚台)에서 만나는 모습. 김 위원장은 방중 첫날인 19일에도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했다.2018.6.21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볼턴 보좌관의 발언은 표면적으로는 북한을 압박한 것이지만 ‘우회적인 중국 때리기’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번 볼턴 보좌관의 발언이 김정은 위원장의 3차 방중(19~20일) 바로 다음날 나왔기 때문이다.
 
실제 김정은 위원장의 2차 방중(5월 7~8일) 이후 북한은 비핵화에 대한 입장 변화를 보이기도 했다. 4ㆍ27 판문점 선언에서는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지만 지난달 17일에는 “일방적 핵 포기만을 강요하면 조ㆍ미 수뇌회담을 재고려 할 수밖에 없다”(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담화)고 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중국에 조금 실망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두번째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뒤 태도에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볼턴 보좌관의 발언은 북한을 향한 메시지이면서 중국을 노린 메시지”라며 “미국과 중국의 기싸움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북한을 매개로 중국에 견제구를 날린 것은 미ㆍ중이 외교와 경제 두 부문에서 힘을 겨루고 있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 미국은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을 배제하고 자신들이 주도권을 쥐고 싶어한다. 중국 역시 한반도에서의 ‘차이나 패싱’에 대해선 거부감이 크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지난달 “중국은 한반도 문제의 주요 당사국”라고 공식적으로 밝힌 것도 그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은 또 서로의 제품에 대해 관세율을 높이며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다. 홍 연구위원은 “역대 미국 정부를 보면 북한을 압박하기 위해 중국을 경제적으로 압박하는 전략을 구사해왔다”고 말했다. 미국은 중국에 대한 압박을 통해 북한 비핵화 문제를 해결하려는데 오히려 중국과 북한이 ‘밀월 관계’를 조성하자 볼턴 보좌관이 직접 나섰다는 해석이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