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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군사훈련 6~9개월 내 재개 안 하면 전력 약화”

중앙일보 2018.06.21 16:24
지난 2011년 방한했던 버웰 벨 전 주한미군 사령관. [연합뉴스]

지난 2011년 방한했던 버웰 벨 전 주한미군 사령관. [연합뉴스]

 
 버웰 벨 전 주한미군 사령관이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한 뒤 6~9개월 안에 훈련을 재개하지 않으면 군사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21일 미국의소리(VOA)와 인터뷰에서다.
 
 이날 벨 전 사령관은 이처럼 밝히며 “북한이 병력을 감축하고 재배치하지 않으면 내년 2~4월 사이에 한·미 연합훈련, 특히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한·미 양국은 오는 8월 실시 예정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유예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지난 12일 북·미 정상회담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훈련을 중단하겠다”고 언급한 지 일주일 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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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벨 전 사령관은 “북한과의 핵 협상이 한미 군사훈련 중단을 정당화시킬 수 있느냐”는 VOA 측 질문에 “한·미 군사훈련의 목적은 북한에 대한 핵 대응을 준비하기 위한 게 아니다. 그런 대응은 미국이 한국에 약속한 핵우산과 관련된 전략적 사안”이라며 “북한이 미 본토를 위협할 경우 미국은 핵 무기로 북한을 공격해 파괴할 권리를 갖고 있다는데 변함이 없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미 군사훈련에는 (유예된) 을지프리덤가디언 등 고위 지휘관이 참여하는 상위 훈련과 각 부대의 준비태세를 점검하는 하위 훈련들이 있다. 이가운데 상위 훈련(을지프리덤가디언)을 연기한다는 게 대통령의 의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벨 전 사령관은 “앞으로 두 달 동안, 그리고 이후에 (북한이) 비핵화 정책 및 프로그램을 실행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군사훈련 중단은) 잘 한 결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북한이 비무장지대에서 재래식 전력을 철수시켜야 한다는 점”이라며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면 정전협정으로 마무리된 한국전쟁과 달리, 한·미 동맹의 주도하에 신속히 끝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08년 국방부 대연병장에서 열린 버웰 벨 한미합참의장 환송 의장행사를 마친 벨 당시 사령관(오른쪽 둘째)과 부인 케이티 벨 여사, 김태영 합참의장(오른쪽 첫째).

지난 2008년 국방부 대연병장에서 열린 버웰 벨 한미합참의장 환송 의장행사를 마친 벨 당시 사령관(오른쪽 둘째)과 부인 케이티 벨 여사, 김태영 합참의장(오른쪽 첫째).

 
 다만 벨 전 사령관은 “이런 현실은 30년 전이나 지난 주나 변함이 없으며, ‘비핵화’와 직접적인 관계도 없다. 북한이 비핵화를 하더라도 한국을 공격할 군대와 재래식 역량은 그대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북한의 비핵화 뿐 아니라 그들의 병력 규모와 위치 변경까지 강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한·미 연합훈련 중단 뒤 6~9개월 내 재개되지 않으면 군사 역량이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까지 위축될 것”이라며 “북한이 병력을 감축하고 재배치하지 않을 경우 내년 2~4월 사이에 한·미 연합훈련, 특히 을지프리덤가디언을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벨 전 사령관은 주한미군 잔류의 필요성 역시 강조했다. 그는 “만약 북한이 ‘주한미군을 모두 철수하면 영원히 올바른 행동만 하겠다’고 약속하더라도 그런 제안을 거부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그럴 것으로 믿는다”며 “(북한과의) 평화조약이 체결돼도 한국군의 준비태세를 강화하기 위해 주한미군의 특정 역량을 남겨야 한다”고 주문했다.
 
 끝으로 그는 “(미국) 노스다코다주(州)의 미사일 기지에는 ‘김정은’을 겨냥한 핵 미사일이 있다”며 “북한이 한국 혹은 미국을 공격할 경우 미국은 매우 빠른 속도로 상황을 끝내 버릴 것이다. 이건 협박이 아니고 현실”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벨 전 사령관은 지난 2006년 2월부터 2008년 6월까지 2년 4개월 간 역임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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