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짝퉁 신발 구별법, 밑창에 비밀이 있다

중앙일보 2018.06.21 15:51
푸젠(福建)성 푸톈(莆田). 중국에서 제일 가는 짝퉁 신발의 성지다.  
 

중국 최대 짝퉁신발 성지 푸젠성 푸톈
주택, 식당으로 위장해 은밀히 상품 출고

대만과 가까워 1980년대 나이키, 아디다스 등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공장이 많았다. 이 공장에서 기술을 익힌 사람들이 대량으로 짝퉁 신발을 제작하면서 유명해졌다. 최근에는 엄격해진 수사, 언론의 고발로 살짝 주춤하긴 하지만 여전히 끈질긴 생명력을 자랑하고 있다.  
 
중국 펑파이뉴스(澎湃新闻)가 푸톈 짝퉁 신발 시장을 집중 취재한 내용을 소개한다.
안푸뎬상청 [사진 dzb.ptweb.com.cn]

안푸뎬상청 [사진 dzb.ptweb.com.cn]

숫자 '1'이 표시된 곳이 푸젠성 푸톈. [사진 가오더지도 캡처]

숫자 '1'이 표시된 곳이 푸젠성 푸톈. [사진 가오더지도 캡처]

안푸뎬상청(安福电商城) 부근 메이산제(梅山街). 푸톈에서 짝퉁 신발이 집중적으로 판매되는 곳이다. 낮에는 점포들이 다 문을 닫아 사람 그림자도 찾아보기 힘들지만, 밤 9시 이후가 되면 되면 자동차와 사람들로 북적인다.  
[사진 www.beijingreview.com.cn]

[사진 www.beijingreview.com.cn]

1000위안이 넘는 신발도 이곳에선 100~200위안이면 충분하다. 어떤 건 100위안 밑으로도 살 수 있다. 수백대의 오토바이 뒷좌석에는 나이키, 아디다스 같은 브랜드 로고가 그려진 상자를 싣고 있다. 신발은 대부분 푸톈 근처 작은 시골에서 생산됐다.  
 
신발 판매자들은 '가짜'라는 말을 절대 입에 올리지 않는다. 그저 'A급', 'A+급', '수퍼A급', '공장 물건', '최상급'만 있을 뿐이다.  
 
※현지에선 짝퉁 판매자들을 아마오(阿冒)라고 부른다고 한다.
 
안푸뎬상청 근처에는 짝퉁 신발 대리배송 외에도 실명 인증 전화카드, 신발 끈, 깔창 등을 파는 사람들이 많다. 심지어는 "타오바오 짝퉁 신고 처리 전문, 고객님의 타오바오 꽃길을 응원합니다" 같은 광고글을 걸어놓은 점포도 있다.  
 
아마오들은 적발을 피해 점점 은밀하게 거래하고 있다. 예전에는 안푸에서만 거래를 했다면 요즘은 푸톈 각지로 흩어지는 추세. 길거리에서 대놓고 "A급 사세요"라고 외치는 짝퉁 신발 판매자는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다. 식당 간판을 달고 유통하는 점포도 상당수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93년생 산둥성 출신 청년은 5년 전부터 짝퉁 신발을 유통하기 시작했다. 돈에 쪼들리던 대학 시절 푸톈에서 공급받은 물건을 팔아 꽤 짭짤한 수익을 남겼다. 그런 그가 1년 전 푸톈에 온 이유는 신발마다 품질 차이가 엄청났기 때문이다.  
 
그는 수십위안에 불과한 퉁훠(通货, 보통 물건), 100위안대의 중간급(中端鞋), 백화점 매대에 놔둬도 이상하지 않을 200위안 이상 S급까지 제품 등급에 따른 공급원을 자세하게 파악했다. "외지인이 푸톈에서 신발을 보면 거의 무조건 실패합니다. 저는 단돈 600위안에 물건 보는 법, 배송하는 법까지 세세하게 알려드려요."  
 
더불어 한 켤레당 10위안(약 1600원)의 서비스료를 내면 품질 검사와 발송까지 책임져준다고 한다. (짝퉁 품질 검사라니.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현재 그의 '팀'에는 38명이 있고, 고객은 300명이 넘는다. "매일 고객으로부터 수백개의 위챗 메시지가 와요."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더불어 지재권 침해 수사를 피하고 소비자를 '안심'시키기 위해 푸톈이 아닌 상하이, 홍콩으로 발송지를 세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심지어 미국에서 발송한 것처럼 꾸미기도 한다.  
 
일부 '아마오(짝퉁 판매자)'조차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지 못해 특수한 측정기를 쓴다고 하니 소비자들은 거의 100%의 확률로 속을 수밖에 없다.  
 
한 현지 업자는 진품과 가품의 결정적인 차이가 신발 밑창에 있다고 말한다. (그러니 구분을 못 할 수밖에!) 가령 나이키 운동화의 경우 흡수성과 통기성이 매우 훌륭하지만, 가품은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짝퉁 신발을 신으면 발냄새가 난다고.
푸톈. [사진 pt.fjsen.com]

푸톈. [사진 pt.fjsen.com]

한편 푸톈시에선 '짝퉁 신발의 도시'라는 오명을 벗고자 수년 전부터 짝퉁 근절 캠페인을 해왔다. 공장을 급습하고, 벌금형을 내렸다. 하지만 안푸뎬상청의 밤은 여전히 밝다.  
 
"대부분 가내수공업 형태라 외부인과의 접촉이 없어요. 생산하면 곧바로 출고하죠. 저희 점포도 그냥 밖에서 보면 주택이에요. 누가 신고만 안 하면 조사받을 일이 없습니다." 현지 짝퉁 신발 유통업자의 말이다.  
 
푸톈시로서는 참 머리 아픈 일이다. 통계에 따르면 정식 등록된 현지 신발 업체는 4000여곳. 이중 연매출이 2000만위안(약 33억원)이상인 곳은 313개에 달한다. 신발업 종사자는 20만명으로 추산된다. 기존의 '푸톈 모델'을 깨고 산업 전환을 일으킬 수 있는 행정가가 있다면 분명 찬사를 받을 것이다.  
 
차이나랩 이지연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