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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직원들, 종로에서 회장 일가 퇴진 캠페인 열어

중앙일보 2018.06.21 14:41
대한항공 직원연대가 21일 오후 서울 종로 젊음의 거리에서 조양호 일가 퇴진 및 갑질근절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허정원 기자

대한항공 직원연대가 21일 오후 서울 종로 젊음의 거리에서 조양호 일가 퇴진 및 갑질근절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허정원 기자

 
"어제 이명희씨 구속 기각되는 거 보셧죠? 여러분의 참여가 많은 힘이 됩니다."
21일 오후 서울 종로 젊음의 거리에서 박창진 전 대한항공 사무장이 마이크를 들고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외쳤다. 가던 길을 멈춘 시민들은 대한항공 직원연대가 준비한 갑질근절 서명지에 사인을 했다. 승무원 유니폼을 입은 직원 10여 명은 '가이포크스' 가면을 쓰고 시민들에게 '갑질근절 함께해요' 문구가 인쇄된 스티커와 물, 포스트잇 등 기념품을 나눠줬다.
 
이날 대한항공 직원들은 정오부터 조양호 회장 일가의 퇴진을 촉구하며 서울 시내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캠페인을 진행했다. 대한항공 직원연대는 전날 오후 6시 오픈채팅방을 통해 기습적으로 집회를 예고했다. 이후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의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또 한 번 기각되자 직원들은 "끝까지 싸우자"며 서로를 독려했다.
 
직원들은 '조씨와 부역자들 대한항공 망쳐놨다''돈에 환장한 조씨일가! 창피합니다' 등이 쓰여진 피켓을 갖고 나왔다. '갑질근절 함께해요'라는 피켓 뒤에는 시민들의 응원 메시지도 받았다. 시민들은 그 자리에 '갑질은 없어져야 해요. 힘내세요''직원연대 화이팅' 등의 내용을 적어넣었다.
 
대한항공 직원연대가 21일 오후 서울 종로 젊음의 거리에서 조양호 일가 퇴진 및 갑질근절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허정원 기자

대한항공 직원연대가 21일 오후 서울 종로 젊음의 거리에서 조양호 일가 퇴진 및 갑질근절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허정원 기자

 
지나가다 서명에 참여한 직장인 회사원 최수일(36)씨는 "직원들이 나와서 하는 행동 자체가 의미있다"며 "사회적으로 지탄받을 만한 일련의 사건들이 있었고 지지해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외국인도 서명에 동참했다. 덴마크에서 온 마틴 야곱센(50)은 "(갑질)은 매우 좋지 않은 문화고 회사 이미지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다. 내 서명이 직원들에게 꼭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가면을 쓴 직원연대 관계자는 캠페인에서 "(총수 일가의 갑질 등의) 증거들이 확실한 문건으로 제보됐지만 조양호 일가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명희씨의 구속영장 기각은 정말 힘들게 제보한 우리 직원들에게 과연 수사와 처벌이 제대로 이뤄질지에 대한 의문과 두려움을 갖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항공·한화·남양유업 등 여러 재벌들의 갑질이 이슈화되고 상사들의 직원 길들이기가 뉴스에 나오지만 그들이 확실하게 처벌받지 않는다면 세상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며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이 인간적이고 상식적인 세상이 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대한항공 직원연대가 21일 오후 서울 종로 젊음의 거리에서 조양호 일가 퇴진 및 갑질근절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허정원 기자

대한항공 직원연대가 21일 오후 서울 종로 젊음의 거리에서 조양호 일가 퇴진 및 갑질근절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허정원 기자

 
앞서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출입국관리법 위반)로 청구된 이명희 전 이사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범죄 혐의의 내용과 현재까지 수사 진행 경과에 비춰 구속 수사할 사유나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전 이사장의 구속영장 기각은 이번이 두 번째다. 최근에는 이 전 이사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직원에게 욕설을 하고 고성을 지르는 영상이 또 공개되기도 했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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