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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떠난 유엔인권이사회, 북한 인권 개선도 물 건너가나

중앙일보 2018.06.21 11:41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19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유엔인권이사회(UNHRC) 탈퇴를 선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AFP=연합뉴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19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유엔인권이사회(UNHRC) 탈퇴를 선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유엔인권이사회(UNHRC) 탈퇴가 국제 사회 인권 논의의 주도권을 중국에 넘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함께 북한 비핵화 및 개방과 함께 추진돼야 할 인권 개선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미국 매체 VOA "인권 열쇠를 중국 등에 넘기는 격"
볼턴 "유엔조직 예산 지원 안해"…활동 위축 우려

20일(현지시간) 미국의 소리(VOA)는 미국의 UNHRC 탈퇴 결정이 “해당 기구의 진공상태를 초래하고 이를 중국이 채울 수 있다”면서 “미국이 해오던 방어벽 역할이 없어지면 이 기구의 중요 과제들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탈퇴 결정을 밝히면서 UNHRC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하지만 2006년 출범한 이 협의체가 북한·미얀마 등 주요한 인권 이슈에서 국제 사회의 합일된 목소리를 내온 것도 사실이라고 VOA는 지적했다. 특히 2014년 유엔인권이사회가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를 발간한 것은 북한 인권 문제를 세계적으로 환기시키는 중요한 기폭제가 됐다.  
 
보고서는 북한에서의 고문과 비인도적 대우, 강간, 공개처형, 비사법적·자의적 구금·처형, 적법절차 및 법치 결여, 연좌제 적용, 강제노동 등 각종 인권침해 행위를 거론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유엔 총회도 지난해 말까지 13년 연속 북한의 인권침해를 규탄하고 즉각적인 개선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켜왔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유엔담당 이사 루이 샤르보노는 “미국의 탈퇴는 인권이사회의 열쇠를 중국·사우디아라비아 등에 넘기는 격”이라며 “중국은 이미 영향력이 막강하고 여러 나라들이 중국을 거스르는 것을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로베르타 코헨 전 국무부 인권담당 부차관보도 “북한 문제에 관한 한 주요국 가운데 하나인 미국이 유엔인권이사회에서 탈퇴하는 것은 북한을 지지하는 나라들에게는 일종의 초대장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차후 유엔 차원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을 결의하려 해도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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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중국·베네수엘라 등 인권유린국가들(human rights abusers)이 이사국에 있는 사실을 비판했지만 결과적으로 이들 손에 UNHRC가 좌지우지될 가능성만 커진 셈이다. 앞서 미국이 탈퇴를 선언한 파리기후변화협정에서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국제협력을 촉구하는 등 ‘형님’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지난 19일 라디오 토크쇼에 출연해 "미국은 유엔인권이사회와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에 더는 예산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들 인권조직에 매년 2000만 달러(약 220억 원) 안팎을 지원하고 있어 이 예산이 전액 삭감될 경우 이들의 활동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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