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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 오른 대입개편 4가지 시나리오…각각 지지하는 전문가 의견은

중앙일보 2018.06.21 10:00
대입제도개편 공론화위원회가 20일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시나리오 4가지를 확정했다. 시나리오별 차이는 대입 전형의 수시·정시 비율, 수능 절대평가 전환 여부 등이다. 당초 공론화 범위에 포함됐던 수시에서의 수능 최저학력기준 적용 여부는 모든 시나리오가 대학 자율에 기기로 했다.  
용어사전 > 수능 최저학력 기준
 대입 수시모집에서 합격하기 위한 최소한의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 기준. 대학마다 기준이 다르며, 내신이나 논술 등이 우수해도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불합격한다. 보통 국어, 수학, 영어, 탐구영역 중 일부 영역의 일정 등급 이상을 기준으로 설정한다.
1안은 학과별 정시 전형을 45% 이상 확대하자는 것이다. 수능은 현재처럼 상대평가를 유지한다. 2안은 수시·정시 비율을 대학 자율에 맡기는 방식이다. 시나리오 중 유일하게 수능 절대평가 전환을 주장한다. 3안은 대입 전형 비율과 수능 평가 방식이 현재와 거의 비슷하다. 4안은 수능으로 선발하는 비율을 확대하고, 학생부교과전형(학교)·학생부종합전형(학종) 간의 균형을 맞추는 게 핵심이다.
20일 대입제도 개편 시나리오가 공개되면서 시민참여단 구성, 토론회 등이 본격화된다. 김진경 대입제도개편 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17일 서울 이화여고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발제하는 모습. [중앙포토]

20일 대입제도 개편 시나리오가 공개되면서 시민참여단 구성, 토론회 등이 본격화된다. 김진경 대입제도개편 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17일 서울 이화여고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발제하는 모습. [중앙포토]

대입개편 시나리오에 대한 교육 전문가들 의견은 어떨까. 사교육업체·시민단체·대학 등 관계자들에게 어떤 시나리오를 지지하는지, 그 이유는 뭔지 등을 들었다.
 
1안: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 

“정시 확대해 대입 공정성 높여야”

수시와 정시는 모두 대입 전형으로서 의미가 있다. 수시전형은 주입식·암기식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능력을 다양하게 평가하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초반에는 정시와 수시의 비율에 대한 논란이 없었다. 하지만 수시전형 중에서도 학생의 학교생활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선발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학종이 정성평가 성향이 강하다 보니 불공정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학이 정시전형 비율을 45% 이상으로 확대하는 데 찬성한다. 학생들이 고1 중간고사를 망치면 대입 자체를 포기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1년에 4번 치르는 내신 시험이 수능처럼 부담이 된다더라. 학생들의 학습부담을 줄이고, 공정성을 높이려면 정시를 일정 비율 이상 늘릴 필요가 있다. 정시가 증가해야 재수생이나 검정고시 출신 학생들이 도전할 기회도 많아진다. 정시가 확대돼도 수시 학생부 전형 비율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학교수업이 문제 풀기식으로 전락한다는 우려도 어느 정도 예방하는 게 가능하다.
 
수능도 현재 상대평가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 정시전형 늘어나면 수능이 상대평가로 치러져야 대학에서 우수한 학생을 변별하는 게 가능하다.
 
2안: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장 

“학교 정상화 위해선 수능 절대평가 필요”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하자는 내용이 포함된 2안에 찬성한다.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하지 않고는 학교 정상화가 이뤄지기 어렵다. 수능 상대평가는 학생을 성적으로 줄 세워 일정한 비율로 등급을 부여한다. 시험 문제가 쉬워 100점을 받은 사람이 많을 경우 한 문제만 틀려도 2등급을 받을 수 있다. 학생들이 자신의 학업 성취에 만족하지 못하고, 점수 경쟁이 과열될 수밖에 없다. 이런 교육으로는 미래 시대에 필요한 창의적 인재를 기르기 어렵다.
 
당초 대입 개편 논의가 왜 시작됐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수능 개편 논의가 나온 이유는 올해 고1부터 2015 개정교육과정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교육과정은 문·이과 구분을 없애고, 발표·토론·프로젝트 등 과정 중심으로 평가하는 게 핵심이다. 교육과정 변화에 맞춰 학교수업에서 배우는 과목도 달라진다. 새로운 교육과정에 맞는 새로운 수능시험과 대입제도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대입개편 시나리오에는 이런 변화가 반영되지 않아 안타깝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3안: 임진택 경희대 책임입학사정관 

“사회적 혼란 적고, 현실적인 방안”

대부분 대학 관계자는 3안을 지지할 수밖에 없다. 만약 정시, 수시 통합이 공론화 의제에 포함됐으면 수능 절대평가 전환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일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정시와 수시를 현재와 같이 분리해 선발하는 상황에서는 수능 절대평가 전환은 무의미하다. 대학에서 수능만으로 우수한 학생을 뽑기 어렵기 때문이다. 면접이나 논술 같은 대학별 고사를 확대하거나 정시에서 학생부를 반영할 수밖에 없다.
 
또 정시 전형을 몇% 이상 확대하라고 대학에 요구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대학별로 지역·규모·인재상·유형 등이 다르기 때문에 획일적으로 수시·정시 비율 정할 수 없다. 1안처럼 모든 대학이 정시전형을 45% 이상 늘리게 되면 지방대에서는 학생 충원을 못 하는 곳이 속출할 우려가 있다.
 
3안이 되면 현재 대입제도와 다른 점이 거의 없기 때문에 사회적 혼란은 적을 수 있다. 하지만 현행 입시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게 문제다. 수능 개편 논의를 1년 유예하고, 사회적 혼란만 키운 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4안: 이현 우리교육연구소 대표 

“정시 확대, 학생부 전형 간 균형 필요”

정시를 확대하고, 학생부 전형 간 균형이 필요하다는 4안에 찬성한다. 일반고 학생들은 내신 2등급 중반만 돼도 서울 중위권 대학에 수시 원서를 내기 어렵다더라. 일반고 학생의 90%가 수시 원서를 쓰지도 못하는 셈이다. 이런 학생들은 이르면 고1 말, 늦으면 고2 초부터 ‘수포자’(수시 지원을 포기한 자)가 된다. 이런 학생들에게 희망을 주려면 정시는 지금보다 늘어나야 한다.
 
하지만 정시전형을 45% 이상 늘려야 한다는 1안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대학의 학생 선발 전형 비율을 획일적으로 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시와 수시전형의 비율을 대학 자율에 맡기자는 3안에도 동의할 수 없다. 대입 전형 선발 비율을 대학 자율로 두면 학종에서 불거진 불공정 문제가 전혀 해결되지 않는다.
 
대학의 자율성을 존중하되, 일부 전형으로 치우치지 않게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 학생부교과전형·학생부종합전형 간의 균형을 맞추는 게 필요하다. 학종 비율이 높은 곳은 대부분 학생 선호도가 높은 수도권 대학이다. 이들 대학이 학종과 학생부교과전형비율을 비율을 비슷하게 하면 대입 불공정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학생부교과전형은 내신 성적이라는 정량적 부분이 평가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 그렇기 때문에 학종만큼 논란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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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희·박형수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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