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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토프 라이브]'핵이빨' 수아레스의 '해피 센추리클럽'

중앙일보 2018.06.21 01:52
우루과이 공격수 수아레스가 자신의 A매치 100경기에서 자축포를 터트린 뒤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우루과이 공격수 수아레스가 자신의 A매치 100경기에서 자축포를 터트린 뒤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악동' 루이스 수아레스(31·우루과이)는 골을 터트린 뒤 흥분을 감추지 못한채 오른쪽 코너킥 부근으로 질주했다. 어퍼컷 세리머니를 펼친 뒤 마치 공을 유니폼 안에 넣은 뒤 입맞춤을 했다. 이날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출전)에 가입한 그는 '자축포'를 터트린 뒤 환하게 웃었다.  
 
우루과이(FIFA랭킹 14위)는 21일(한국시간) 로스토프나도누의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67위)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1차전에서 이집트를 1-0으로 꺾은 우루과이는 2연승을 기록, 16강 진출을 조기확정했다.
수아레스 가면을 쓰고 응원하는 우루과이 팬. [AP=연합뉴스]

수아레스 가면을 쓰고 응원하는 우루과이 팬. [AP=연합뉴스]

 
에딘손 카바니(파리생제르맹)과 함께 투톱 공격수로 선발출전한 수아레스는 전반 23분 선제골을 터트렸다. 왼쪽에서 코너킥이 올라왔고 상대선수와 몸싸움에서 이겨낸 뒤 논스톱 왼발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하늘색 유니폼을 입은 수아레스 가면을 쓴 우루과이 팬들은 열광적으로 환호했다.   
 
A매치 100경기 자축포를 터트린 우루과이 공격수 수아레스. [우루과이 축구대표팀 SNS]

A매치 100경기 자축포를 터트린 우루과이 공격수 수아레스. [우루과이 축구대표팀 SNS]

수아레스는 축구계 대표 악동이다. 이탈리아 공격수 마리오 발로텔리보다 '돌+아이' 지수가 더 높은 선수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가나와 8강에서 자기팀 골문으로 들어가던 공을 스파이크하듯 손으로 쳐내 퇴장당했다. 가나는 페널티킥을 실축했고, 4강엔 우루과이가 올랐다. 수아레스는 퇴장길에 실축 장면을 보고 환호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당시 한 축구팬이 키엘리니를 깨문 수아레스를 드라큘라로 묘사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2014년 브라질월드컵 당시 한 축구팬이 키엘리니를 깨문 수아레스를 드라큘라로 묘사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이탈리아와 경기 도중엔 키엘리니를 물어뜯었다. 앞서 2010년과 2013년 포함해 세 차례나 경기 도중 상대 선수를 물었다. 1997년 복싱 경기 중 에반더 홀리필드의 귀를 물어뜯은 타이슨처럼 수아레스는 '핵이빨'이란 오명을 얻었다.  
핵이빨 수아레스는 순한 양으로 변신했다. 첫사랑인 아내 소피아의 힘이 컸다. [수아레스 인스타그램]

핵이빨 수아레스는 순한 양으로 변신했다. 첫사랑인 아내 소피아의 힘이 컸다. [수아레스 인스타그램]

 
평강공주 같은 아내 소피아 발비가 "나쁜 행동 땐 응원을 안간다"고 엄포를 놓으면서 순한양으로 변하는가 싶었다. 하지만 수아레스는 러시아 월드컵 이집트와 1차전에 부진한데다 경기 막판 과하게 나뒹구는 기이한 행동을 했다. 
 
수아레스는 2014년 12월 펴낸 자서전 『크로싱 더 라인-마이 스토리』를 통해 "경기에 열중하다보면 심장 박동이 빨라져 뇌가 몸을 따라갈 수 없을 때가 있다. 나 때문에 우리가 질지 모른다는 생각에 숨이 막혔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시야를 좁게 만들었다"고 후회하기도했다.  
A매치 100번째 경기에서 골을 터트린 수아레스. [우루과이 축구대표팀 SNS]

A매치 100번째 경기에서 골을 터트린 수아레스. [우루과이 축구대표팀 SNS]

 
수아레스는 각성했다. 2007년 콜롬비아와 경기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뒤 이날 A매치 100번째 경기에 나섰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기행으로 9경기 출전 정지를 받아 기록달성이 조금 늦었다. 그리곤 A매치 52번째 골이자 개인통산 월드컵 3회 연속골을 기록했다.
 
이번대회 수퍼스타 중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이 4골을 터트린 반면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 네이마르(브라질)은 아직 득점이 없다. 수아레스는 마수걸이골을 뽑아냈다. 수아레스는 다행히 이날은 돌발행동은 없었다. 
 
한국축구대표팀이 24일 0시 멕시코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를 로스토프 아레나. 로프토프나도누=박린 기자

한국축구대표팀이 24일 0시 멕시코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를 로스토프 아레나. 로프토프나도누=박린 기자

 
한편 아시아 사우디는 개막전에서 개최국 러시아에 0-5 대패를 당했고, 지난 19일 로스토프나도누로 이동하는 비행기가 화재 사고를 겪었다. 다행히 무사착륙했다. 사우디는 이날 강호 우루과이를 상대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뛰었지만, 2연패로 16강행이 좌절됐다.
 
로스토프 아레나는 한국축구대표팀이 24일 0시 멕시코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르는 경기장이다. 이날 킥오프된 현지시간 오후 6시(한국시간 0시) 로스토프의 기온은 32도로 한국 대구의 여름처럼 더웠고 후반으로 갈수록 약 29도로 조금 선선해졌다.  
 
로스토프나도누(러시아)=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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