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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후퍼의 비정상의 눈] 월드컵을 즐기는 자세

중앙일보 2018.06.21 01:51 종합 28면 지면보기
제임스 후퍼 영국인·JTBC ‘비정상회담’ 전 출연자

제임스 후퍼 영국인·JTBC ‘비정상회담’ 전 출연자

올여름은 4년 만에 다시 돌아온 월드컵을 즐기며 보내고 있다. 월드컵 경기를 관람하며 몇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첫째, 월드컵 같은 행사가 시작되면 나보다 더 큰 공동체를 느끼게 된다. 내가 직접 이룬 성취는 아니지만 사회의 다른 이가 이뤄내는 승리를 함께 기뻐하고 그들의 패배가 자신의 것인 듯 슬퍼한다. 우리가 자신이 속한 공동체와 맞물린 꿈을 이뤄나갈 때 더 큰 행복을 느끼는 까닭이다.
 
둘째, 글로벌 스포츠 행사는 종종 다른 나라와 사람들을 접하는 기회가 된다. 개최국과 참가국들의 건물, 패션, 음식 등 그 사회의 특이한 문화들을 볼 수 있는 창구가 되는 것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개최되었던 월드컵 당시 귀를 먹먹하게 만들었던 부부젤라, 한국에서 보여준 붉은 악마의 응원은 유럽의 축구 경기장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다. 이러한 다름은 재미있게 여겨지는 동시에 흥미롭다. 하지만 가장 큰 깨달음은 이렇게 서로 다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같은 감정과 열정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다 같은 인간임을 기억한다면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
 
비정상의 눈 6/21

비정상의 눈 6/21

셋째, 스포츠 활동이 우리의 몸과 정신적인 건강에 얼마나 크게 기여하는지는 더는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일주일에 한두 번씩 축구를 하면서 체력을 유지하고 함께 운동을 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며 관계를 다진다. 이렇게 신체를 이용한 활동을 하면서 무언가를 성취하는 만족감을 느끼며 자신감을 기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월드컵은 승리의 순간이 아니라 그 전 과정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 우리 모두는 월드컵에 참여해 즐거움과 안타까움의 순간을 공유하고 있다. 그것은 승패와는 상관없다. 우승국이 된다 하더라도 그 기쁨의 시간은 채 몇 주를 가지 못하고 모두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가기 바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과정에 참여하는 것 자체를 즐길 수 있는가이며, 이것은 우리 삶의 모든 부분에 적용할 수 있다. 인생의 대부분은 그 짧은 순간에 도달하기 위해 치렀던 수많은 시도와 실패라는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니 그 과정을 즐길 줄 아는 것이 결과와는 상관없이 우리의 매일 매일을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이며, 그래야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 애정을 쏟을 수 있을 것이다.
 
제임스 후퍼 영국인·JTBC ‘비정상회담’ 전 출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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