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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종일 중국 경제 둘러봤다 … ‘경제사령탑’ 박봉주 동행

중앙일보 2018.06.21 01:27 종합 2면 지면보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운데)이 20일 오후 베이징 주중 북한대사관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한 뒤 떠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대사관을 방문한 뒤 1박2일 일정의 중국 공식 방문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김 위원장은 지난 19일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세 번째 정상회담을 했다. [교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운데)이 20일 오후 베이징 주중 북한대사관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한 뒤 떠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대사관을 방문한 뒤 1박2일 일정의 중국 공식 방문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김 위원장은 지난 19일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세 번째 정상회담을 했다. [교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박2일간의 중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20일 평양으로 돌아갔다. 석 달이 안 되는 기간 동안 월례행사처럼 이어진 세 차례의 중국 방문을 통해 북중 신(新)밀월관계를 과시했다.
 

오전 농업과학원, 오후엔 교통센터
중국과 경협 본격 시동 걸기 관측

숙소 찾은 시진핑과 오찬 뒤 귀국
시 주석 “아름다운 미래 개척하자”
김정은 “북·중 한가족처럼 친하다”

김 위원장은 전날 환영 만찬에 이어 이날 오찬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부부동반으로 함께했다. 시 주석이 김 위원장의 숙소인 댜오위타이(釣魚台)를 찾아가 함께 송별 식사를 한 것이다. 사회주의 형제국가임을 강조하는 북한의 지도자를 각별히 예우하는 의전이 이번에도 되풀이됐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엔 베이징의 중국 농업과학원 내에 위치한 국가농업과기창신원을 찾아 40분가량 관람했다. 인공 광합성, 신품종, 수경 재배 등 중국의 첨단 농업기술을 집약해 놓은 곳이다. 북한의 최대 현안인 식량문제 해결을 위한 농업 개혁 추진과 관련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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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엔 베이징시 궤도교통지휘센터를 찾았다. 베이징의 지하철과 도시철도 등을 관리·통제하는 곳이다.
 
김 위원장이 수행원들을 이끌고 중국 경제 시찰에 나선 것은 낙후된 북한 경제 건설을 위해 중국의 경험 전수와 지원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박봉주. [연합뉴스]

박봉주. [연합뉴스]

수행단에 경제를 총괄하는 박봉주(사진) 내각총리나 박태성 노동당 부위원장 겸 과학교육상이 포함된 것도 이번 방중 목적 중 하나가 경제 협력에 있다는 관측을 뒷받침한다. 두 사람은 김 위원장의 1, 2차 방중 때는 수행하지 않았다. 이 가운데 박 부위원장은 5월 노동당 고위 간부를 이끌고 베이징과 저장·산시성을 돌며 12일 동안 경제시찰을 했다.
 
시진핑 주석은 전날 회담에서 “중국은 개혁·개방 40년 만에 자기 혁신을 통해 발전을 이뤄냈다”며 “북한이 국정의 중심을 경제건설로 옮긴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북한의 경제건설과 민생개선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개혁·개방의 길에 나선다면 적극 지원할 것임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김 위원장은 주중 북한대사관에 들러 지재룡 대사 등 북한 외교관들을 격려한 뒤 오후 5시쯤 전용기인 참매1호 편으로 귀국길에 올랐다.
 
김 위원장의 3차 방중은 북·중 관계의 굳건함을 다시 한번 외부 세계에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이는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의 지난 19일 정상회담 발언에서도 잘 드러난다. 시 주석은 “어떠한 국제정세 변화에도 불구하고 북·중 관계 발전과 대북 우호 감정, 사회주의 북한에 대한 지지는 변함이 없다”는 ‘3대 불변론’을 펼쳤다. 향후 펼쳐질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서 후원자 또는 보호막 역할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김 위원장은 “두 나라 관계가 전통적 관계를 뛰어넘어 동서고금에 유례가 없는 특별한 관계로 발전하고 있음을 내외에 뚜렷이 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시 주석을 “매우 존경하며 신뢰하는 위대한 지도자”라고 표현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김 위원장은 “다롄에서 시진핑 주석을 만난 뒤부터 김정은의 태도가 달라졌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시진핑 배후론’도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두 사람은 20일 오찬 회동에서도 북·중 관계 강화를 다짐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북한과 함께 더욱 아름다운 미래를 개척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현재 북·중은 한가족처럼 친하다”며 “북·중 관계를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북·중 밀착은 한반도 질서가 급물살을 타는 과정에서 상당 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북한은 중국의 지지와 후원을 업고 협상력을 높이며 더 많은 것을 챙길 수 있고, 중국은 북한을 통해 한반도 정세 변화 국면에 자국 입장을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북·중 신밀월의 정점은 시 주석의 북한 답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은 시 주석의 연내 방북을 검토하고 있다”며 “실현 여부는 북·미 협상의 진척 상황과 관련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예영준·신경진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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