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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는 인터넷은행이 유리, 전문직은 특화상품 골라야

중앙일보 2018.06.20 00:02 경제 9면 지면보기
없을수록 좋은 게 빚이지만 살다 보면 뜻대로 되지 않는 때가 있다. 담보할 건 없지만 예기치 않게 돈이 필요한 사람을 위해 은행은 마이너스통장을 내준다. 흔히 ‘마통’이라 불리지만 엄연하게 신용대출의 한 종류다. 약정한 한도 안에서 수시로 빼내거나 갚을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필요한 만큼 한 번에 대출받은 뒤 매달 원리금을 갚는 일반 신용대출과 구분된다. 그래서 마이너스통장은 한도대출, 일반 신용대출은 건별 대출로도 불린다.
 
이것을 만든 뒤에도 대출 잔액이 없다면 이자가 나가지 않는다. 빼내 쓴 만큼 이자가 붙기 때문에 은행으로선 수익이 일정치 않다. 그래서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일반 신용대출보다 0.5%포인트 가량 높다. 만일 짧은 기간 급하게 융통할 돈이 필요하다면 적절하지만, 장기로 큰 목돈을 빌려야 한다면 금리가 더 낮은 일반 신용대출을 택하는 편이 낫다. 한도를 꽉 채워 써야 한다면 역시 일반 신용대출이 용이하다.
 
금리는 코리보(KORIBOR·국내 은행 간 단기 기준금리) 등 대출금리를 정할 때 기준이 되는 금리에다 가산금리를 더해서 구한다. 가산금리는 대출자 신용등급이나 은행 조달금리, 업무원가 등에 따라 바뀐다.
 
은행권 마이너스 금리

은행권 마이너스 금리

19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시중은행이 판매하는 마이너스통장 평균금리는 3%대 후반~5%대 후반 사이다. 신한은행이 3.71%로 가장 낮고, KEB하나은행 3.82%, 우리은행·케이뱅크가 3.95% 순으로 올라간다. 한국씨티은행이 5.73%로 가장 높다. DGB대구은행(5.4%)과 광주은행(5.34%)도 5%대다.
 
하지만 평균금리는 말 그대로 참고용이다. 은행마다 주력상품이 다른 데다 신용등급에 따라 금리 편차가 매우 크다. 또 은행이 지정해 놓은 특정 기업 근로자이거나, 공무원, 전문직이라면 금리가 낮아질 수 있다. 보통 은행은 범용 상품과 특정 직업군을 타깃으로 한 상품 두 종류를 판매하기 때문에 본인이 거기에 속하는지 미리 알아보는 게 좋다. 주거래 은행이거나 급여 이체 등 조건을 충족하면 우대금리를 받을 수도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마이너스통장은 종류가 워낙 다양하고 대출 기간 등에 따라 금리가 다르기 때문에 실제 영업점에 문의하고 비교해보는 게 가장 좋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A씨가 일반 마이너스통장을 만든다고 가정해보자. KB국민은행 ‘KB 국민행복 신용대출’은 급여·연금소득이 있거나, 그동안 거래 실적에 따라 대출 한도가 산정되는 사람이 할 수 있다. 단 자영업자는 제외한다. 한도는 신용에 따라 달라지는데, 최대 1억원이다. 금리는 1년 변동 기준 연 5.03~7.47%다. 계열 카드사 카드를 쓰거나 급여·연금 이체, 예금 가입 등 조건을 충족하면 최고 0.9%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준다. 한 달 동안 일정 규모의 대출을 유지할 땐 다음 달 우대금리를 적용받는다.
 
우리은행 ‘우리 웰리치 주거래 직장인대출’은 인터넷 전용이라, 인터넷뱅킹으로 신청할 수 있다. 연 소득 3000만원(주거래 고객은 2000만원) 이상이어야 한다. 금리가 비교적 낮은 대신 조건은 타 은행보다 조금 까다롭다. 한 사업장에서 1년 이상 국민연금 납부 이력이 있어야 하며, 한도는 최대 3000만원이다. 개인 사업자나 우리은행 기업대출 보유자는 불가능하다. 약정 기간은 1년 이내지만 최대 5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금리는 3.87~4.47%다. 급여·관리비·공과금 이체를 비롯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가입 등을 조건으로 최고 0.6%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준다. 따로 서류를 준비할 필요는 없다.
 
신한은행은 현재 직장에서 6개월 이상 재직한 근로자를 대상으로 ‘쏠 편한 직장인대출’을 해 준다. 연 소득 1800만원 이상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건강보험료를 납부하고 있어야 한다. 한도는 5000만원이다. 금융채 금리를 기준으로 하고, 여기에 4%포인트의 가산금리가 붙는다. 현재 5.8%(기준금리 1.8%+가산금리 4%)으로, 우대금리를 적용하면 1년 변동 기준 금리는 최저 4.6%다. 대출 신청은 스마트폰으로도 24시간 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KEB하나은행의 ‘직장인 주거래 우대론’은 회계 감사를 받는 외감기업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다. 연 소득 2000만원 이상이어야 한다. 한도는 최대 5000만원이다. 금리는 1년 변동 기준 4.101~4.701%다. 기간은 1년, 최장 5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과거보다 선택지는 더욱 넓어졌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적극적으로 마이너스통장 시장을 공략하면서다.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당시에 비하면 체감 금리는 그리 낮지 않다. 일반 신용대출과 같은 금리의 상품을 내놓으면서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케이뱅크는 지난달 마이너스통장 상품 금리를 0.3% 포인트 올렸다. 이에 따라 ‘직장인K 마이너스통장’은 최저 3.11%에서 3.43%로 올랐다. 가입 후 2개월 안에 50만원 이상 월 급여를 이체하면 최대 0.5%포인트를 깎아주는데, 이를 반영한 금리다. 다만 다른 시중은행보다는 여전히 낮은 편이다. 한도는 최대 1억원, 기간은 5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금리가 최저 3.58%다. 재직 기간 6개월 이상인 근로자가 대상이다. 한도는 1억5000만원, 대출 기간은 1년으로 최대 10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비대면으로 평균 5분이면 만들 수 있다.
 
마이너스통장을 만들기 전 유의할 점도 있다. 한도에 따라서 다른 대출이 제약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총체적 상환능력비율(DSR) 도입으로 추가 대출을 받기가 더 어려워졌다. 마통을 비롯해 금융회사에서 빌린 모든 돈의 1년 치 원리금을 고려해 한도를 따지기 때문이다. 돈을 빼서 쓴 뒤 다시 통장에 채워 넣어 갚는 구조라 통장 잔액을 ‘내 돈’으로 착각하기 쉽지만, 이는 엄연한 빚이다. 한번 빼 쓰면 다시 채워 넣기가 쉽지 않다. 또 약정 한도가 크다고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다. 조영오 신한은행 PWM 태평로센터 PB팀장은 “마통은 실제 사용금액이 아닌 약정금액이 은행의 대출금액으로 간주된다”며 “필요 이상으로 약정 금액을 높여놓을 경우 주택담보대출 등 다른 대출을 받을 때 대출 한도가 깎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새누리·황의영 기자 newworl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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