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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보도된 김정은 3차 방중…이설주 동행, 싱가포르 수행단 총출동

중앙일보 2018.06.19 20:06
19일 오전 9시 30분(현지시간)쯤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 국빈터미널 앞 활주로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용기인 ‘참매 1호’가 착륙했다. 
이 비행기가 평양 순안 공항을 이륙할 무렵부터 소문이 퍼져 베이징에 주재하는 외신 기자들이 착륙 장면을 지켜봤다.  

CC-TV 속보 타전…中 외교부도 공식 발표
정상국가 지도자로 ‘이미지 메이킹’하는 듯

19일 중국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부부 동반으로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 위원장의 부인 이설주, 김 위원장, 시 주석, 시주석의 부인 펑리뤼안. [중국 CCTV 캡처]

19일 중국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부부 동반으로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 위원장의 부인 이설주, 김 위원장, 시 주석, 시주석의 부인 펑리뤼안. [중국 CCTV 캡처]

이번 김 위원장의 방중은 지난 3월 집권 7년 만의 첫 해외 순방을 위해 베이징을 방문한 이후 세 번째 중국 방문이다. 그 사이 다롄을 방문한 것까지 포함하면 한 달에 한 번꼴로 중국 땅을 밟고 있는 셈이다. 
북·중 혈맹이라 불리던 할아버지 김일성 시대는 물론 집권 중반 이후 8차례 중국을 드나든 아버지 김정일 시대에도 없던 일이다.  
 
한편으로는 문재인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각각 두 차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와의 회담에 이어 3개월 사이 7번째 정상외교에 나선 길이기도 했다.  어느 나라의 지도자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분주한 외교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셈이다.
  
중국은 3월 첫 방중 때와 마찬가지로 격식을 갖춘 의전과 삼엄한 경호를 베풀었다. 김 위원장 전용기가 도착한 국빈터미널에서는 활주로에 높이 게양된 북한 인공기가 목격됐다. 주위에 쫙 깔린 경찰은 기자의 접근을 막았다.  
19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이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중국군 의장대 사열을 하고 있다. [중국 CCTV 캡처]

19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이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중국군 의장대 사열을 하고 있다. [중국 CCTV 캡처]

이날 김 위원장의 방중은 이례적으로 중국중앙방송(CCTV)을 통해 거의 실시간으로 보도됐다.  
 
김 위원장 도착 직후 방송은 “6월 19일부터 20일까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중국 방문을 진행한다”고 속보를 타전했다. 저녁엔 김 위원장이 시 주석과 회담하기 전 인대회당에서 중국군 의장대 사열을 하고, 시 주석과 부인 펑리위원 여사가 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를 맞이하는 장면 등을 보도했다. 
 
북한 지도자가 북한으로 돌아가기 전 방중 사실이 보도된 것은 처음이다. 김 위원장의 사전 동의 아래 ‘실시간 보도’를 했음이 틀림없다.  
 
지구촌의 다른 보통 국가의 지도자와 다를 바 없는 개방적 지도자란 ‘이미지 메이킹’이었다. 스위안화(石源華) 푸단(復旦)대 한국연구센터 교수는 “김정은 위원장이 싱가포르 방문 후 자신의 외교 스타일을 국제화했고 적극적으로 표현한다”며 “북한이 일반적인 국제사회 관례대로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1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워장의 전용 차량이 중국 베이징에 있는 댜오위타이로 들어서고 있다. [AP=연합뉴스]

1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워장의 전용 차량이 중국 베이징에 있는 댜오위타이로 들어서고 있다. [AP=연합뉴스]

19일 중국 베이징 시내에서 경찰 오토바이가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 차량을 에스코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19일 중국 베이징 시내에서 경찰 오토바이가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 차량을 에스코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중국 정부도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의 정례 브리핑 시간에 김 위원장 방중을 공식 확인했다. 북·중 교류 69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겅 대변인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자 국무위원장인 김정은이 19일부터 20일까지 중국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도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의 정례 브리핑 시간에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을 공식 확인했다. 이 역시 북·중 교류 69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김 위원장의 중국 체류 기간에는 “발표할 소식이 없다”는 식으로 공식확인을 회피하던 과거 관례를 깨뜨린 것이다.  
 
겅 대변인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자 국무위원장인 김정은이 19일부터 20일까지 중국을 방문한다”며 그의 체류 기간이 1박 2일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중국이 김 위원장의 방중을 요청했느냐는 등의 질문에는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제때 소식을 발표하겠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꺼렸다.
지난 5월 중국 다롄을 방문했을 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담소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5월 9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게재한 사진이다. [중앙포토]

지난 5월 중국 다롄을 방문했을 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담소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5월 9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게재한 사진이다. [중앙포토]

앞서 김 위원장 일행은 10시 20분 국빈터미널에서 약식 환영식을 마친 듯 모터사이클 대열을 앞세워 공항을 출발했다. 21대의 모터사이클 뒤로 김정은 위원장이 탑승한 벤츠 차량이 통과했다. 벤츠 차량 이외에 흰색 전용 차량도 모습을 드러내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이 동행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일으켰으나 확인되지 않았다. 이밖에 검은 세단 10여 대와 마이크로버스 10여 대, 구급차 등이 베이징 시내 영빈관인 댜오위타이(釣魚臺)로 향했다. 
 
김 위원장 도착 한 시간 전에 먼저 내린 고려항공 소속 일루신 76 화물기가 김 위원장 전용인 ‘번호판 없는’ 벤츠 차량을 수송해 온 것으로 보인다. 이 화물기는 지난주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싱가포르에도 전용 차량을 운송했다.  
 
댜오위타이로 진입한 뒤 김 위원장은 두문불출했다. 김 위원장이 다시 모습을 나타낸 건 오후 4시 50분이 지나서였다. 수행원이 탄 것으로 보이는 중형버스와 선도차의 인도를 받으며 김 위원장의 전용차는 천안문광장 옆 인민대회당으로 향했다. 같은 장소에서 시진핑 주석이 국빈으로 중국을 찾는 볼리비아 대통령과 회담을 끝낼 때까지 기다린 것으로 보였다.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의 세 번째 정상회담은 만찬으로까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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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원 가운데에는 그의 비서실장 격인 김창선 노동당 중앙위 부장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노광철 인민무력상 등이 확인됐다.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 수행했던 멤버 그대로 베이징에 총출동한 것이다. 당시 싱가포르에 가지 않고 평양을 지켰던 사실상의 북한 2인자 최용해 국무위 부위원도 포착됐다.  
 
김 위원장이 베이징에 비행기를 타고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월 하순의 첫 방중 때는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애용하던 전용열차를 타고 베이징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은 5월 다롄 방문 때부터 옛소련제 일루신 기종(IL-62M)의 참매1호를 이용했다. 참매 1호 이외에 일루신 기종의 화물기와 안트로프 기종의 고려항공 비행기도 19일 김 위원장의 3차 방중 때 베이징 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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