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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축구스타의 이중생활…알고보니 美블랙리스트 대상

중앙일보 2018.06.19 18:39
지난 17일 월드컵 F조 예선 1차전에서 독일을 1-0으로 꺾은 뒤 동료인 우고 아얄라와 기쁨을 나누고 있는 라파엘 마르케스. [연합뉴스]

지난 17일 월드컵 F조 예선 1차전에서 독일을 1-0으로 꺾은 뒤 동료인 우고 아얄라와 기쁨을 나누고 있는 라파엘 마르케스. [연합뉴스]

 
 오는 23일 자정(한국시간) 한국은 월드컵 F조 예선 2차 상대로 멕시코와 격돌한다. 그런데 멕시코 국가대표팀을 이끄는 라파엘 마르케스(39) 주장에겐 특이점이 하나 있다.

마약 카르텔 돈 세탁 혐의로 美 블랙리스트 인물

 
 그는 동료들과 똑같은 유니폼을 착용하거나, 같은 음료를 마실 수 없다. 심지어는 러시아월드컵에서 마주치는 국제축구연맹(FIFA) 소속 ‘미국인’ 직원과의 대화도 제한된다. 
 
 이는 마르케스가 미국 재무부의 마약 카르텔 자금 세탁 연루 제재 대상(블랙리스트)에 올라와있기 때문이다.
 
 18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는 “마르케스가 지난해 8월부터 멕시코 현지 마약 카르텔의 돈 세탁 혐의에 연루됐다”고 보도했다. 마르케스의 범죄 혐의가 확정된 건 아니지만, 그의 미국 내 금융자산은 현재 모두 동결된 상태라고 NYT는 전했다.
 
 NYT에 따르면 마르케스와 미국 기관, 혹은 미국인의 접촉은 철저히 제한된다. NYT는 “멕시코축구연맹과 FIFA는 마르케스와 미국과 관련된 것의 접촉을 차단시키기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두 기관은 미국 재무부의 제재를 위반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멕시코축구연맹은 (러시아 현지에) 마르케스를 위한 숙소까지 따로 마련했다”고 전했다.
 
 현재 피파는 피파 내부의 미국인 직원과 마르케스의 접촉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NYT는 “만약 마르케스가 기자회견에 참석한다면 FIFA는 사회자를 비(非)미국인으로 지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마르케스의 돈 세탁 혐의를 파악한 FIFA는 앞서 월드컵 참가국에 지급하는 대회 준비금 150만 달러(16억 원)를 멕시코에 미 달러가 아닌 ‘유로화’로 지급했다고 NYT는 전했다.
 
 마르케스는 그라운드 인터뷰 역시 제한적으로 가능하다. 실제로 지난 17일 독일과의 1차전 승리 이후 마르케스에겐 인터뷰 요청이 없었다고 한다. 경기 후 인터뷰를 가지는 선수들은 맥도날드·버드와이저·비자·코카콜라 등 미국 로고 앞에 서야 했기 때문이다.
 
 NYT는 “피파는 처음엔 ‘마르케스는 인터뷰가 불가하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스폰서 로고가 배경에 없는 선에서의 인터뷰를 최근 허락했다”고 전했다.
 
독일과의 경기 도중 라파엘 마르케스. [NYT 캡처]

독일과의 경기 도중 라파엘 마르케스. [NYT 캡처]

 
 만약 미국 기업 혹은 개인이 마르케스와 ‘접촉’을 하게 된다면 무거운 처벌을 받을 전망이다. 미국 로펌인 GKG의 올리버 크리스칙(미 재무부 제재 담당) 변호사는 “의도적 행위가 아니더라도 마르케스와 접촉했다면 한번에 150만 달러에 이르는 벌금을 내야 한다. 만약 의도적 행위였다면 1000만 달러를 지불해야 한다”며 “개인이라면 최대 30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마르케스와 접촉 행위에 대한 미 재무부의 처벌 행위가 무용지물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와 접촉한 ‘타국 기업’은 처벌 대상에서 벗어나기 때문이다. 예컨대 독일산 브랜드인 아디다스·퓨마가 마르케스에게 유니폼 등을 제공했다면 이는 처벌 대상이 아니다.
 
 
 NYT는 “심지어 퓨마는 최근 자사 트위터에 퓨마 운동복을 입은 마르케스의 사진을 올린 적도 있다. 코카콜라 등 미국 기업은 기피할 일”이라고 전했다. 아디다스·퓨마는 이에 대한 NYT의 해명 요청을 거부했다고 한다.
 
 앞서 마르케스의 월드컵 출전 여부는 불투명했었다. NYT는 “마르케스의 변호사가 이 문제를 처리하는 동안 마르케스는 멕시코 축구 국가대표 명단에서 빠져 있었다. 이동안 열린 미국에서 열린 웨일스와의 평가전에도 참가할 수 없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NYT는 “마르케스의 월드컵 출전은 월드컵 개최 직전에나 가능해졌다. 그러나 그의 저지에 미국 로고가 모두 빠진 상태였다”고 전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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