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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은 쏟아져 들어오는데…국회 ‘난민 부작용’ 논의는 실종

중앙일보 2018.06.19 16:39
유엔이 정한 ‘세계 난민의 날’(6월 20일)을 앞두고 제주도에 들어온 예멘 난민들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예멘에선 장기간 내전이 벌어지고 있다.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고국을 탈출한 그들을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포용해야 한다는 주장과, 이들이 사회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난민으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도 논쟁이 뜨겁다.
 
지난 18일 제주출입국·외국인청 앞에 줄을 선 예멘인 난민 신청자들. [뉴스1]

지난 18일 제주출입국·외국인청 앞에 줄을 선 예멘인 난민 신청자들. [뉴스1]

 
한국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난민법을 제정한 국가다. 미국과 일본에도 없는 법적 장치다. 하지만 2011년 1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2013년 7월부터 시행된 난민법에 대한 보완 논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회 심의때도 황우여 한나라당 의원이 대표 발의했던 난민법안에 대해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국회 보고서 “난민 대량 유입 등 예기치 못한 결과 초래 가능성”
 
당시 국회 법사위 심사보고서는 “해외 난민 또는 경제적 이주자들의 대량 유입 등 예기치 못한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난민 신청자를 대량으로 양산하고 불법체류자들이 국내 체류의 방편으로 난민 제도를 악용할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현재 제주도에 머물며 난민 신청을 한 예멘인이 519명으로 폭증한 이유는 제주도가 입국허가(비자) 없이 입국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난민 신청만 해도 생계비 등을 지원해주고 6개월이 지난 뒤에는 취업까지 허용하는 현행 난민법이 난민 유입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매년 한국 정부가 실제로 인정한 난민은 전체 난민신청자의 2% 안팎에 불과하다. 그러나 난민 신청만으로 혜택이 크기 때문에 한국으로 몰린다는 것이다.
 
온라인에선 ‘난민 낭만주의’ 경계 목소리
 
안동우 제주도 정무부지사(가운데) 등이 19일 오전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예멘 난민신청자에 대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대응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안동우 제주도 정무부지사(가운데) 등이 19일 오전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예멘 난민신청자에 대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대응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그런데 국회에선 난민의 권리를 더욱 강화하는 방향의 난민법 개정안이 계속 제출되고 있다. 19대 국회 임기만료로 폐기된 9개, 20대 국회에서 논의 중인 4개 법안이 그런 내용이다. 그 중 유일하게 2016년 12월 본회의에서 가결된 개정안은 난민을 심사하는 난민위원회의 위원이 비밀 누설 등을 할 경우 처벌을 강화하는 규정이 담겨 있다.
 
입법조사처 “전략적 판단 없이 무조건 난민 받아들이는 건 조심해야”
 
한국에 들어온 난민 숫자가 미미했을 때는 박애주의 차원에서 이들을 보호하자는 여론이 쉽게 공감대를 형성했다. 하지만 요즘 난민 숫자가 폭증하면서 온라인에선 난민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유럽의 예를 들며 경계감을 표시하는 글들이 크게 늘고 있다. 일종의 ‘난민 낭만주의’에 대한 경계다.
 
국회에서도 난민 정책의 균형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유웅조 국회 입법조사처 외교안보팀장은 “난민을 많이 받아들인 유럽의 경우 난민 증대가 외국인에 대한 혐오감과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난민과 섞여 들어온 소수의 테러범 때문에 안정적 질서를 해친 부작용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유 팀장은 “한국도 부정적 효과를 제대로 예방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략적·정책적 판단없이 국제적 위상이 올랐다고 무조건 난민을 받아들이는 건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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