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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한·중·일 미세먼지 보고서 공개 앞두고 돌연 거부

중앙일보 2018.06.19 15:09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 횡단보도를 걷고 있다. [중앙포토]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서울 광화문 횡단보도를 걷고 있다. [중앙포토]

동북아 미세먼지 오염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한·중·일 공동 보고서 발간이 무산됐다.
 
19일 환경부에 따르면 한·중·일 3국은 미세먼지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공동으로 연구한 ‘동북아 장거리이동 대기오염물질 공동연구(LTP) 보고서’를 23~24일 중국 쑤저우(蘇州)에서 열리는 제20차 한·중·일 환경장관회의에서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중국 측의 반대로 무기 연기됐다.
 
당초 한·중·일 3국은 지난해 8월에 열린 환경장관회의에서 2013년부터 공동으로 진행해온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 연구 결과를 올해 요약보고서 형태로 공개하기로 합의했다.
보고서에는 이른바 ‘중국발 미세먼지’를 포함해 대기오염물질의 국가 간 이동에 대한 과학적인 정보가 담겨 있다. 앞서 환경부는 이 연구 결과를 토대로 미세먼지의 국외 영향이 평상시에는 30~50%, 고농도 시에는 60~80%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그동안 자국의 미세먼지 정보를 노출하는 것을 극도로 꺼렸던 중국이 입장을 바꾸면서 미세먼지 문제 해결의 돌파구가 될 것이란 기대가 컸다. 하지만, 최근 진행된 국장급 회의에서 중국 측이 돌연 공표를 거부하면서 중국발 미세먼지 해결에도 먹구름이 끼게 됐다.
 
환경부 홍동곤 푸른하늘기획과장은 “요약보고서에 대해 중국 측에서 몇 가지 문제를 제기해서 이번 한·중·일 환경회의에서는 예정대로 발간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중국 측이 계속 협의를 해서 자료를 업데이트하자고 요구해 보고서가 언제 공개될지는 알 수 없다”고 19일 밝혔다.  
 
“데이터 오래됐다”며 공개 반대
지난해 8월 제19차 한·중·일 환경장관회의에서 김은경 환경부장관(가운데), 리간제 중국 환경보호부 부장(왼쪽), 나카가와 마사하루 일본 환경성 대신이 공동합의문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8월 제19차 한·중·일 환경장관회의에서 김은경 환경부장관(가운데), 리간제 중국 환경보호부 부장(왼쪽), 나카가와 마사하루 일본 환경성 대신이 공동합의문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정부에서 보고서 공개를 반대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보고서에 실린 일부 데이터가 오래됐기 때문에 결과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은 2013년, 중국은 2008년~2010년 데이터를 토대로 미세먼지 연구를 진행했다.
중국 정부는 이런 데이터를 근거로 만든 보고서를 아무런 수정 없이 공개하면 오해의 소지가 높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가 강조한 것은 지난해 환경장관회의에서 채택한 합의문 내용이다.
중국 측은 "보고서 공개와 관련, 보고문에 ‘동의한다(agree)’가 아닌 ‘기대한다(expect)’로 적혀 있다"면서 "보고서를 공개해야 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합의문에는 ‘3국 장관은 요약 보고서를 성공적으로 출판하고 연구 결과를 내년 국장급회의에서 공유할 것을 기대했다’고 적혀 있다.
이를 두고 환경부가 합의문을 만드는 과정에서 너무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이번 한·중·일 환경장관회의를 통해 향후 보고서 공개 시점을 최대한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홍 과장은 “이미 한·중·일 연구진 사이에서는 보고서 내용에 대해 어느 정도 합의가 이뤄진 상황”이라며 “중국 측의 요구대로 연구진이 보고서를 업데이트해서 불확실성을 줄인다는 내용을 환경장관회의 합의문에 넣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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