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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 파트너 구할 때도 지피지기가 명언

중앙일보 2018.06.19 15:00
[더,오래] 정하임의 콜라텍 사용설명서(6)
남편을 파는 5층짜리 백화점이 있었다. 두 여자는 남편을 사러 백화점에 갔다. 이 백화점은 앞으로만 들어갈 수 있지 뒤로 돌아갈 수는 없는 백화점이었다.
 
남편을 파는 5층짜리 백화점이 있었다. 두 여자는 남편을 사러 백화점에 갔다. [사진 Freepik]

남편을 파는 5층짜리 백화점이 있었다. 두 여자는 남편을 사러 백화점에 갔다. [사진 Freepik]

 
1층에는 푯말에 직업이 있고, 아이를 좋아하는 남편들이 진열돼 있었다. 두 여자는 한 층을 더 올라가 보자고 해 올라갔다. 2층에는 돈 잘 벌고, 아이를 좋아하고, 잘 생긴 남편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한 여자가 2층에서 남편을 살 거라고 하자 욕심이 많은 여자가 무슨 소리냐며 한 층을 더 올라가자고 했다.
 
3층에 올라가니 돈을 잘 벌고, 아이를 좋아하고, 잘 생기고, 집안일을 잘 도와주는 남편들이 진열돼 있었다. 욕심 없는 여자가 자신은 3층에서 남편을 살 것이라고 하자 욕심 많은 여자가 무슨 소리냐며 한 층을 더 올라가 보자고 꼬드겼다. 그래서 두 여자는 4층으로 올라갔다.
 
4층에는 돈 잘 벌고, 아이를 좋아하고, 잘 생기고, 집안일을 좋아하고, 힘도 좋은 변강쇠 남편이 진열돼 있었다. 두 여자는 이것 보라면서 4층까지 오기 잘하지 않았냐며 행복해했다. 욕심 없는 여자가 자신은 4층에서 남편을 살 것이라며 이 정도면 만족한다고 했다.
 
그러자 욕심 많은 여자가 끝까지 가 봐야지 한 층만 더 올라가면 되는 데 왜 여기서 멈추냐며 핀잔을 줬다. 두 여자는 얼마나 멋진 남편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생각하면서 단숨에 5층으로 올라갔다.
 
5층에는 ‘비어있음’이라는 표시와 함께 푯말에는 ‘만족을 모르는 당신 아래로 내려가기 바람’이라고 쓰여 있었다. 결국 두 여자는 욕심을 부리다 좋은 남편을 고르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요즈음 젊은이들의 만혼이나 비혼(非婚) 이유를 이 이야기 속에서 찾아낼 수 있다, 콜라텍에서도 이 같은 일이 비일비재하다.
 
인간 시장 같은 콜라텍
콜라텍에는 많은 사람이 출입하는 유흥시설이다. 나는 콜라텍이 인간 시장 같다는 생각을 한다. 나이나 직업, 학벌, 재력 등이 천차만별이다. 40대 후반부터 80대 중반까지 출입하고, 직업도 전문직에서 일용직까지 아니 무직까지 각양각색이다. 
 
학벌은 대학원 출신의 가방끈이 긴 사람이 있는가 하면  초등학교 졸업장만 가진 사람도 있다. 돈 잘 버는 사장님에서 월세를 사는 가난한 사람까지 재력도 다양하다.
 
플로어에서 춤추는 모습. [사진 정하임]

플로어에서 춤추는 모습. [사진 정하임]

 
가정생활을 들여다보면 부부가 같이 사는 정상 가정도 많지만 혼자서 사는 이혼자나 사별한 싱글도 적지 않다. 때로는 한집에 있어도 무늬만 부부로 사는 사람도 많다. 혼자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자신이나 배우자의 부정(不貞) 때문에 갈라선 경우가 많다. 그리고는 콜라텍에서 파트너를 구하려고 갖은 애를 쓰는 사람도 종종 목격된다. ‘남편 파는 백화점’ 이야기처럼 욕심을 부린다.
 
콜라텍에서 남자들은 예쁘고, 돈도 있으며, 젊고, 마음이 착한 여성을 찾는다. 그렇게 노력해 파트너가 생긴다 해도 시간이 지나면 마음이 달라진다. 예컨대 처음에는 예쁘면 좋겠다고 했는데, 좀 지내다 보면 예쁜 것보다 돈을 잘 써 주기를 바란다.
 
여자의 경우 남자가 내세우는 파트너 조건보다 단순하다. 여자들은 돈이 많고, 자신을 좋아해 주면 최고의 파트너라고 생각한다. 나이는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재력이 좋으면 나이 정도는 어쩔 수 없는 세월 탓으로 돌린다. 주름살도 흰머리도 멋진 세월의 연륜으로 봐 줄 수 있다. 그래서 콜라텍에서 인기 있는 노래가 ‘내 나이가 어때서’인 것 같다.
 
젊은 여성만 찾는 남성 실버들  
오늘도 콜라텍에서 파트너를 찾는 사람은 남편을 파는 백화점의 두 여자처럼 자신의 처지는 잊은 채 조건만 찾는다. 하루 춤 파트너를 구할 때도 자신의 처지를 잊은 채 계속 거절을 당하면서도 젊은 여성에게만 손을 내미는 남자 실버를 볼 때마다 웃음이 나온다. 
 
거울을 보고 내 모습을 한번 돌아보면 계속 거절을 당하지 않을 텐데 안쓰럽기까지 하다.
 
정하임 서울시 초등학교 교감·콜라텍 코치 chi99099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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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임 정하임 콜라텍 코치 필진

[정하임의 콜라텍 사용설명서] 초등학교 교감으로 은퇴한 자칭 콜라텍 관련 최고 전문가다. 은퇴 이후엔 콜라텍과 관련해 조언해주는 일을 하고 싶어 '콜라텍 코치'라는 직업도 새로 만들었다. 건강을 위해 다이어트 삼아 춤을 추러 갔다가 콜라텍에 푹 빠졌다. 노년기의 신체적·정신적·사회적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가장 좋은 것이 춤이라고 생각한다. 콜라텍에서 일어나는 사랑, 이별 등 에피소드는 물론 누군가 콜라텍을 운영한다고 한다면 사업 팁까지 제공해줄 수 있다. 걱정근심이 사라지는 콜라텍의 매력에 다 함께 빠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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