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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선 반려동물 애호가만 사는 ‘펫 하우스’ 인기

중앙일보 2018.06.19 15:00
[더,오래] 손웅익의 작은집이야기(12)
막 건축공부를 시작한 대학생들에게 '장래에 살고 싶은 집'에 대해 마음대로 상상하고 글과 그림으로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과제를 주었다. [사진 pixabay]

막 건축공부를 시작한 대학생들에게 '장래에 살고 싶은 집'에 대해 마음대로 상상하고 글과 그림으로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과제를 주었다. [사진 pixabay]

 
막 건축공부를 시작한 대학생들에게 ‘장래에 내가 살고 싶은 집’이라는 과제를 주었다. 마음대로 상상하고 글과 그림으로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했다. 몇 가지 조건을 각자 마음대로 정하도록 했는데, 먼저 살고 싶은 지역은 국내외를 가리지 말도록 하고 자연환경도 상상한 대로 정하도록 했다. 그리고 가족구성과 집의 규모, 집의 형태, 조경, 그리고 살고 싶은 마을을 구상하도록 했다. 
 
요즘 젊은이들이 집에 대해 어떤 기준과 가치관을 가졌는지 무척 궁금했다. 더불어 그들이 상상하는 집과 마을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가 되었다. 한명 씩 돌아가면서 동료들 앞에서 발표하도록 했다. 모두 ‘살고 싶은 미래의 집’에 대해 어느 정도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발표가 진행되면서 몇 가지 공통적인 현상을 발견할 수 있었다.
 
먼저 가족구성이 단출했다. 자녀 없이 부부만 살겠다고 하는 학생 비율이 상당히 높았다. 집의 유형은 대부분 단독주택을 희망했고 규모도 상당히 큰 것을 원했다. 기대와 달리 많은 학생이 마을과 동떨어진 자연 속에서 홀로 살고 싶다고 했다. 이러한 결과는 지금 사는 주거형태가 대부분 아파트이기 때문에 자연 속의 단독주택을 희망하고 있다고 추측할 수 있겠다.
 
이웃과 마을을 이루면서 같이 사는 것보다 호젓한 곳에서 홀로 살고 싶다는 비율이 월등히 높은 것도 복잡한 도시와 공동주택에 사는 현대인들의 심리를 잘 나타낸다고 생각한다.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살겠다는 학생도 많았는데 특이한 점은 그들이 대부분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싶다고 했다. 
 
현실적으로 아파트에서 반려동물과 같이 사는 것이 여러 가지로 불편하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추측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반려동물과 같이 사는 인구가 급증했다는 것을 확인하는 자리가 되었다.


1인 가구 증가 속 ‘펫팸족’ 등장
사람의 장례식장과 유사하게 꾸며진 반려동물 장례식장.야외 묘지를 선택하면 사진과 메시지가 들어간 비석을 세울 수 있다. 묘지 주변에 꽃장식과 바람개비 등이 아기자기하다. 납골당과 묘지는 주인들이 언제든 찾아올 수 있게 24시간 열려 있다. [중앙포토]

사람의 장례식장과 유사하게 꾸며진 반려동물 장례식장.야외 묘지를 선택하면 사진과 메시지가 들어간 비석을 세울 수 있다. 묘지 주변에 꽃장식과 바람개비 등이 아기자기하다. 납골당과 묘지는 주인들이 언제든 찾아올 수 있게 24시간 열려 있다. [중앙포토]

 
최근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대하고 관리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이른바 ‘펫팸족(pet+family)’이 대거 등장했다. 가족의 일원으로 대접받는 반려동물은 개, 고양이, 파충류, 어류 등 다양하다. 
 
그와 더불어 24시간 운영하는 동물병원을 비롯해 애견 샵, 반려동물 카페와 호텔이 번성하고 있다. 반려동물 결혼식장이나 장례식장은 미래 사업 아이템으로도 인기가 높다. 펫 시터 자격증 과정에 많은 사람이 몰린다.
 
이렇게 반려동물은 이미 우리 생활 속으로 깊게 들어왔는데, 정작 반려동물과 같이 사는 주거환경은 아직 미비한 구석이 많다. 반려동물 인구 1000만 시대라고는 하지만 아직 거부감을 가진 사람이 많고 반려동물로 인한 주민 간의 갈등도 적지 않게 생긴다. 
 
특히 아파트나 연립 주택처럼 공동주택에서는 소음, 위생, 관리 부주의로 인한 위험 등의 문제로 인해 주민들 간에 다툼이 생긴다. 개나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은 자식 대하는 듯하지만 반대로 이를 도무지 이해 못 하는 사람도 있다.
 
호기심으로 키우다가 버려지는 반려동물도 많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버려진 유기견에 관한 기사를 심심찮게 접한다. 아파트에서 덩치 큰 개가 뛰면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것 이상의 소음이 아랫집으로 전달된다. 한 집에서 개가 짖으면 여러 집 개가 동시에 짖어대므로 아파트 전체가 쩌렁쩌렁 울리기도 한다. 
 
특히 야간이나 창문을 열고 사는 계절에는 심각한 소음이다. 엘리베이터 안에는 개 짖는 소리 때문에 고통스럽고 밤에 잠을 잘 자지 못하겠다는 민원이 붙어있다. 그러나 말이 안 통하는 개를 교육하고 통제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니 문제 해결이 쉬워 보이지 않는다.


반려동물 애호가를 위한 ‘펫 하우스’
반려동물을 위한 병원, 호텔, 카페, 유치원 등의 원스탑 서비스가 늘어나고 있다. [중앙포토]

반려동물을 위한 병원, 호텔, 카페, 유치원 등의 원스탑 서비스가 늘어나고 있다. [중앙포토]

 
이렇게 반려동물과 같이 사는 사람이 많고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건축적인 해결방안 마련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런 사회 분위기를 반영하듯 최근 반려동물과 같이 사는 사람들을 위한 ‘펫 하우스’가 등장했다. 일본은 이미 펫 하우스가 많이 공급되어 있다. 앞으로 1인 가구, 특히 고령자 1인 가구는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와 더불어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1인 가구도 많아질 것이다.
 
그러나 지금 같은 공동주택 환경에서는 사람도 반려동물도 불편함이 크다. 반려동물을 키워 본 사람은 여행 등으로 집을 비울 때 가장 곤란하다고 한다. 반려동물 애호가들이 모여 살면 이런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이 외에도 펫 하우스에 모여 살면 기존 주거환경에서는 해결하기 힘든 여러 가지 문제들을 서로 돕고 보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제 사람과 반려동물이 함께 사는 적정한 환경을 갖춘 펫 하우스도 하나의 공동체 주거공간으로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손웅익 건축가 badaspac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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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웅익 손웅익 프리랜서 건축가. 수필가 필진

[손웅익의 작은집이야기] '사람은 공간을 만들고, 공간은 사람을 만든다.' 더위와 추위를 피하고 휴식을 취하기 위한 집, 투자와 과시의 대상으로의 집에서 벗어나 집은 살아가는 공간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건축가이자 수필가인 필자를 통해 집의 본질에 대해, 행복한 삶의 공간으로서의 집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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