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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닷없는 비디오 판독 결정…주심, 왜 17초만에 번복했나

중앙일보 2018.06.19 07:59
18일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한국-스웨덴 경기 전광판에 비디오판독시스템(VAR) 안내문구가 나타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한국-스웨덴 경기 전광판에 비디오판독시스템(VAR) 안내문구가 나타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 한국-스웨덴 경기의 승패는 비디오판독시스템(VAR·Video Assistant Referee)에 갈렸다. 후반 18분 페널티 지역 안에서 측면 수비수 김민우(상주)의 태클에 스웨덴 빅토르 클라에손(크라스노다르)가 넘어진 상황에 호엘 아귈라르(엘살바도르) 주심은 애초에 파울을 불지 않았다가 한국 선수들이 공격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갑자기 VAR 판독을 요청했다. 이후 해당 상황을 확인한 뒤, 판정을 정정하고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지난 3월 국제축구평의회(IFAB)가 도입을 결정한 VAR는 심판이 리플레이 영상을 보면서 지난 판정을 재확인하거나 번복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이다. 주심은 모니터를 통해 경기장에 설치된 37대의 카메라가 촬영한 다양한 각도의 영상을 볼 수 있다. 다만, 득점 상황·페널티킥·퇴장 선수 확인·징계 선수 정정 등 경기 결과에 직접 영향을 주는 판정에만 활용한다. 또 경기장 바깥의 판독실엔 4명의 VAR 심판진이 따로 운영돼 주심의 판정을 돕는다. VAR을 통해 판정이 확정되면, 경기장 전광판을 통해 다시 보기 영상이나 텍스트로 관중에게 내용을 공유한다.  
 
러시아월드컵 VAR 판독실. [EPA=연합뉴스]

러시아월드컵 VAR 판독실. [EPA=연합뉴스]

 
앞서 이번 대회에서 VAR이 위력을 발휘한 경기가 몇 차례 있었다. 지난 16일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프랑스와 호주의 C조 1차전에서 후반 9분 프랑스 앙투안 그리즈만(27)이 페널티 지역에서 호주 수비수 조슈아 리스던(26)의 발에 걸려 넘어졌다. 당초 주심은 파울을 불지 않았다가 프랑스 선수들의 거센 항의에 경기가 중단됐고, VAR을 통해 파울을 인정하면서 페널티킥으로 정정했다. 이 페널티킥을 그리즈만이 성공했고, 프랑스는 2-1로 승리했다. 이어 열린 C조 다른 경기 페루-덴마크에서도 페루가 VAR을 통해 페널티킥을 얻어내기도 했다.
 
그런데 VAR 판독은 어떤 시점에서 이뤄질까. 야구, 농구, 배구 등 다른 구기 종목의 경우엔 감독, 선수 등이 비디오 판독을 요청할 수 있다. 반면 축구는 다르다. 코칭스태프나 선수가 주심에게 VAR을 요청할 수 없다. 주심이 재량껏 VAR을 시행하고 판정을 내린다. 앞서 지난해 VAR을 도입한 국내 프로축구 K리그도 마찬가지다. K리그의 경우, 벤치에서 VAR을 요청하면 퇴장, 경기장 위의 선수가 요청하면 경고를 받는다.
 
18일(현지시간) 러시아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1차전 힌국-스웨덴에서 호엘 아귈라르 주심이 김민우의 반칙을 비디오판독(VAR)을 하고 있다. 이 반칙은 패널티킥으로 인정돼 선제골을 허용했다. [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러시아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1차전 힌국-스웨덴에서 호엘 아귈라르 주심이 김민우의 반칙을 비디오판독(VAR)을 하고 있다. 이 반칙은 패널티킥으로 인정돼 선제골을 허용했다. [연합뉴스]

주심의 재량에 따라 VAR 판독이 진행되면서 경기 흐름이 급작스레 끊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민우의 파울 상황도 파울 직후 경기 중단까지 17초가 걸렸다. 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주심인 마크 할리는 프랑스-호주전 VAR 진행에 대해 “상황이 나오고, VAR를 통해 판정을 결정하기까지 21초 걸렸다. 만약 공이 바깥으로 나가기 전에 골이 나온다면 어떻게 될까. 경기 흐름이 끊어진 시점도, 시간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국제축구연맹(FIFA)은 차츰 개선하겠단 입장이다. 피엘루이지 콜리나 FIFA 심판위원장은 "VAR의 목적은 기술을 이용해 다시 심판을 보겠다는 것이 아니라 판정 과정에서 오는 치명적 실수를 피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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