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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설 나오는 한국 스마트폰…점유율·수출 모두 내리막

중앙일보 2018.06.19 03:00
한국 스마트폰 사업의 미래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정체된 상황에서 한국 제품의 시장 점유율이 줄며 스마트폰 수출이 감소하는 악순환이 우려되면서다.
 
이런 위기설을 점화시키는 데에는 한국 업체의 부진이 ‘부싯돌’ 역할을 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22.6%로 1위를 차지했다. 전 분기(18.6%)보다 4%포인트 올랐다.  
 
그러나 꼼꼼히 뜯어보면 다른 얘기가 나온다. 지난해보다 한달여 이른 3월에 출시한 갤럭시S 시리즈의 조기 출시 효과로 점유율을 끌어올렸을 뿐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보면 확연하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는 ‘월간 ICT 산업 동향’에서 “삼성전자가 시장 선두를 탈환했지만, 전년 대비 시장점유율과 판매량은 상위 4개 업체 중 유일하게 역성장했다”라고 분석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실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22.7%)보다 감소했지만, 애플ㆍ화웨이ㆍ샤오미 등 경쟁업체들은 모두 지난해 1분기보다 점유율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2위 애플의 세계 시장 점유율 차이는 8.3%포인트에서 7.5%포인트로 좁혀졌다. 세계 판매량도 애플(2.8%)ㆍ화웨이(13.9%)ㆍ샤오미(124.6%)는 전년 대비 늘어난 반면 삼성전자는 2.5% 감소했다.  
 
고민을 키우는 건 역대 최다 판매량을 기대한 갤럭시S9에 대한 시장 반응이 예상보다 미지근하다는 것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초기 출하량이 양호했던 S9은 2분기부터 출하량이 부진했다”며 “이런 추세라면 S9의 첫해 출하량은 3000만대 초반에 그쳐 과거 갤럭시S3 이후 역대 최저 판매량을 기록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이런 부진을 반영해 한국투자증권ㆍ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은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IM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를 4500억~6000억원 하향 조정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S7과 S8의 중간 정도 되는 판매실적을 내는 중”이라며 “국내 통신사들이 주파수 경매 때문에 미뤄왔던 마케팅을 재개하는 다음 달부터는 판매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국내 스마트폰 산업의 또 다른 축인 LG전자는 존재감을 잃어가고 있다. 2013년 4.8%의 점유율로 세계 4위까지 올랐던 LG전자는 지난 1분기 점유율이 3.3%까지 낮아졌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에서 12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한국 스마트폰 산업 부진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스마트폰 교체주기가 길어지면서 수요 자체가 줄어들었다. 이제 스마트폰 시장은 신규 이용자를 늘리는 시대가 아니라, 타사 이용자를 빼앗아야만 살아남는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의미다.  
 
그런데 화웨이ㆍ샤오미 등 중국 제조사의 기술은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 스마트폰의 수준이 상향 평준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과 차별화할 ‘특장점’이 사라지면서 기존 고객을 중국 기업에 빼앗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한국 기업이 브랜드 파워로 가격 주도권을 쥐고 있었지만, 이미 유럽ㆍ아시아 주요 지역에서는 저가 전략을 내세우는 중국 업체들에 가격 주도권을 빼앗긴 지 오래”라며 “결국 프리미엄을 제외한 제품들의 가격을 내릴 수밖에 없다 보니 스마트폰 부문의 영업이익률도 떨어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전통적인 수출 ‘효자’로서의 지위도 잃을 처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 1~4월 휴대 단말기 수출액은 48억973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급감했다. 이는 1~4월 기준으로 2003년(45억5305만 달러) 이후 15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월별 기준으로는 2016년 4월 이후 올해 4월까지 25개월 연속 감소세(전년 동기 대비)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쟁 심화, 생산기지 해외 이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정해식 IITP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부진에 따른 기저 효과와 신제품 출시 등으로 수출 감소세가 계속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올해 연간으로는 수출이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이라며 “미국 애플과 경쟁할 고급 제품과 중국 업체와 경쟁할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제품을 판매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스마트폰 업계의 또 다른 걱정은 분위기를 반전시킬 뚜렷한 돌파구가 보이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현재의 위기가 내부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외부의 구조적 요인에서 기인한 것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개발 중인 ‘폴더블폰’(접히는 스마트폰)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상용화 시점은 일러야 내년 이후일 것으로 예상한다.  
 
 KT경제경영연구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고가 시장과 중저가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베젤(테두리)이 전혀 없는 풀 스크린 스마트폰 출시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소는 "풀 스크린 스마트폰이 100% 성공을 담보하지는 않더라도, 현재 시점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단말기를 차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면서 "국내 제조사들이 내년 풀 스크린 스마트폰을 출시한다면 2019년 상반기까지는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면서 판매량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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