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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조국에게 “청와대·정부 감찰 악역 맡아달라”

중앙일보 2018.06.19 01:14 종합 3면 지면보기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지방권력이 해이해지지 않도록 해 달라”며 “대통령의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에 대해서도 열심히 감시해 달라”고 말했다.  
 

6·13 이후 첫 청와대 회의 주재
“지방권력 해이해지지 않게 하고
대통령 친인척 등도 감시해 달라
지방선거 높은 지지에 등골 서늘
선거 좋은 결과는 비서실·내각 덕분”
사퇴설 의식한 듯 장하성 직접 거명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민정수석이 중심이 돼 청와대와 정부 감찰에서 악역을 맡아 달라”며 이같이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지방선거에서의 높은 지지는 한편으로는 굉장히 두려운 것이다. 어깨가 무거워졌다는 정도의 두려움이 아니라 등골이 서늘해지는, 등에서 식은땀 나는 정도의 두려움”이라고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를 청와대 내부망을 통해 청와대 전 직원이 생중계로 볼 수 있게 했다. 청와대 회의가 중계된 것은 노무현 정부 이후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생중계 회의에서 조국 민정수석이 ‘문재인 정부 2기 국정운영 위험요인 및 대응방안’을 공개 보고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조 수석은 문 대통령에게 “과거 정부를 타산지석 삼아 과거 정부의 오류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며 “하반기 지방정부와 지방의회를 상대로 감찰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보고했다. 감찰에는 검찰과 경찰을 비롯해 국세청·관세청·감사원 등 정부의 모든 감찰라인이 총동원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승리감에 도취돼 해이해지거나 쉽게 긴장이 풀어지는 경우를 사전에 다잡고 경각심을 높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청와대가 선거 압승 직후 지방정부에 대한 대대적 감찰을 예고한 배경은 선거 승리 후 등장할 수 있는 ‘내부 권력투쟁’ 가능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조 수석은 이날 과거 정부의 실패 요인으로 “집권세력 내부 분열과 독선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도) 정부·여당에서 (선거 승리 후) 오만한 심리가 작동할 경우 독선과 독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로 인해 본격적인 내부 권력투쟁이 생길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문 대통령은 지방선거 결과 자체에 대해선 “지역으로 국민을 나누는 지역주의 정치, 그리고 색깔론으로 국민을 편 가르는 분열의 정치는 이제 끝나게 됐다. 지역주의 정치와 분열 정치 속에서 기득권을 지켜 나가는 정치는 더는 계속될 수 없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노무현 대통령 때부터 정말 꿈꿔 왔던 일이다. 정치에 참여한 주요한 이유 중 하나, 목표 중 하나를 이룬 셈”이라고도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지방선거 승리와 관련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지방정부를 이끌 당선자들에 대한 격려도 최소화했다. 문 대통령은 “선거의 좋은 결과는 전적으로 청와대 비서실 모두와 내각이 아주 잘해준 덕분”이라며 승리의 공을 모두 청와대와 내각으로 돌렸다.  
 
문 대통령은 이어 “부분적으로 청와대 비서실에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고, 내각도 부처별로 부족한 부분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면서도 “하나의 팀으로서 청와대 비서실, 하나의 팀으로 문재인 정부 내각이 정말 잘해 줬다”고 칭찬했다. 특히 “임종석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정의용 안보실장을 비롯한 비서실 직원 모두에게 특별한 감사를 드린다”고 말해 한때 사퇴설이 돌았던 장하성 실장을 직접 거명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칭찬에 여당이 빠진 데 대해 “대통령 말의 전제는 여당의 압승”이라며 “당연히 선거를 치른 여당이 전제된 상태에서 그 역할 뒤에 청와대와 내각이 있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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