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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전통시장 이용 시간 정하고 숙박 공유 ‘에어비앤비’ 영업 금지도

중앙일보 2018.06.19 00:32 종합 20면 지면보기
한 해 세계 ‘관광 인구’가 13억명(유엔세계관광기구)에 이르면서 국내외 일부 도심 주거지는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과잉관광) 현상에 몸살을 앓고 있다. 수용 한계를 넘은 관광객으로 주민의 삶이 파괴되고, 일부 주민들은 터전을 떠나기도 한다.  “이대로는 못 살겠다”는 주민 항의가 거세지자 갖가지 대책도 나온다.
 

국내외 관광지 ‘오버투어리즘’ 대책
“주민들 떠나면 관광지 가치도 하락
주민·관광객 공존책 찾는 것 중요”

외신과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인구 160만 명인 스페인 바르셀로나에는 연간 3000만 명의 관광객이 온다. 관광객 증가로 임대료가 오르면서 지난 8년간 인구가 약 11% 줄었다. 출퇴근 시간에는 교통체증이 심각하다. 이에 바르셀로나시는 ‘주민 삶의 질 보호대책’을 펴고 있다. 우선 관광객이 많은 보케리아 전통시장의 이용 시간을 제한한다. 15인 이상 단체 관광객은 금·토요일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 이곳에 오지 못한다. 또 대형 관광버스의 출입도 막고 있다.
 
연간 관광객이 2400만 명인 이탈리아 베니스에선 “(베니스가) 바다 위의 디즈니랜드로 전락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주택이 하나둘씩 숙박시설로 탈바꿈하면서 거주지 부족 현상도 나타났다. 임대료 상승으로 생활 편의시설은 잇따라 폐업했다. 그 사이 베니스의 인구는 1955년 17만5000명에서 지난해 5만4000명으로 줄었다. 주민 불편이 커지자 베니스에선 크루즈가 베니스를 우회해 정박하도록 하고 있다. 또 관광객이 심하게 떠들거나 낙서를 하면 400유로(약 51만원)를 부과하는 등 많은 벌금을 물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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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관광객들이 주거지를 찾는 건 이곳이 테마파크가 아닌 실제 주민이 살고 있기 때문”이라며 “주민이 불편함을 느껴 떠난다면 관광지로서의 가치도 잃게 된다”고 말했다.
 
연간 1800만 명의 관광객 탓에 비슷한 문제를 겪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인구 85만 명)은 보다 강력한 제도를 도입했다. 암스테르담 시의회는 최근 관광 규제안을 조례로 통과시켰다. 도심에서 숙박 공유 플랫폼인 에어비앤비 영업을 금지했다. 시내 운하를 오가는 보트는 교외에서만 타고 내릴 수 있게 했다.
 
국내에선 부산의 대표 관광지인 감천문화마을이 2010년 주민협의회를 결성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그 결과 주민들로 구성된 일종의 마을기업이 2016년부터 단체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개에 2000원 정도 하는 지도를 판매해 수익을 올린다. 또 10인 이상 단체 방문객은 사전 예약을 받는다.  이훈 교수는 “무작정 관광을 막는 건 폐쇄 사회로 가는 지름길이다. 주민과 관광객이 공존할 대책을 찾아야 한다”며 “이 방안은 일종의 주민 협의체를 구성해 찾아야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하다. 지방자치단체는 이 방안이 잘 실현되도록 충분히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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