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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 발작’ 전조인가…코스피 2400 붕괴, 원화값 1100원 깨져

중앙일보 2018.06.18 17:47
18일 달러당 원화가치가 전거래일보다 7.1원 내린 1104.8원에 거래를 마쳤다. [뉴스1]

18일 달러당 원화가치가 전거래일보다 7.1원 내린 1104.8원에 거래를 마쳤다. [뉴스1]

 고래 싸움에 새우등이 터졌다. 
 

외국인 3200억원 순매도세에
석달만에 코스피 2400 아래로
달러당 원화값도 약세 지속해
미ㆍ중 무역갈등 향방이 변수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이 재점화되며 18일 원화 가치와 주가가 급락했다. 
 
 미국과 유럽의 중앙은행이 긴축 모드로 돌아서고, 북미 정상회담 합의문이 포괄적 선언에 그치며 대북 협력 관련 기대감이 사라진 것도 투자 심리 위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코스피는 2400선이 무너졌다.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16% 하락한 2376.24에 장을 마감했다. 2400선이 무너진 것은 3월 5일 이후 3개월 만이다.
 
 외국인은 이날 하루에만 코스피 시장에서 3200억원 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개인도 가세했다. 110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하며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코스닥 지수의 낙폭은 더 컸다. 전거래일보다 3.0% 하락한 840.23을 기록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가치는 전거래일보다 7.1원 내린 1104.8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1월 15일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원화값은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18일까지 이틀 동안 원화값은 22원이나 하락했다. 
 
 신흥국 통화가치 변동 폭과 비교해도 원화의 충격은 컸다. 미 Fed가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지난 13일 이후 달러 대비 원화가치는 2.51%나 떨어졌다.


 국제통화기금(IMF)에 500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은 아르헨티나 페소화(-7.09%)에 이어 낙폭이 가장 컸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비정상적으로 강했던 원화 가치가 다른 신흥국 통화와 키 맞추기를 하면서 정상 수준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원화가치가 출렁이자 외국인이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진폭을 키웠다는 분석도 있다. 18일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만 3200억원 어치의 주식을 던졌다. 그동안 많이 올랐던 전기전자 위주로 팔아치웠다. 
 
 박춘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동안 움직이지 않던 원화가 급격하게 약세로 돌아서자 외국인이 대규모 차익 실현을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원화 가치와 주가의 하락이 시장의 변곡점이 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신흥국의 ‘긴축 발작’이 전염될 가능성도 크지 않은 것으로 시장은 예상한다. 
 
 그럼에도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빨간불이 켜진 곳은 고용 시장이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7만2000여명 늘어나는 데 그치며 ‘고용 쇼크’를 기록했다. 한국 경제의 엔진인 수출에도 경고등이 들어왔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금리를 추가로 올릴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투자자의 믿음이 옅어지면서 원화가 약세로 돌아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원화가치 하락에도 당국의 손발은 묶인 상태다. 통화 당국이 앞으로 외환시장 개입 내력을 공개하기로 밝히면서 원화 가치 지지에 나서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환율과 주식 시장의 흐름을 좌우할 가장 큰 변수는 역시 미중 무역전쟁의 향방이다. 
 
 시장은 양국이 실제로 관세를 부과하는 시점인 다음달 6일까지 시장이 출렁댈 것으로 예상한다. 
 
 이영화 교보증권 연구원은 “원화의 흐름을 결정하는 것은 선진국이 경기 회복 여부”라며 “유럽과 일본 경기 회복이 확인되면 원화가치는 1000원대 초반까지 다시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하현옥ㆍ조현숙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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