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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특활비 뇌물’ ‘공천개입’ 박근혜에 징역 12년, 3년 각각 구형

중앙일보 2018.06.14 18:19
지난해 5월 23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417호 법정에 출석한 박근혜 전 대통령. [연합뉴스]

지난해 5월 23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417호 법정에 출석한 박근혜 전 대통령. [연합뉴스]

검찰이 14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뇌물로 수수하고, 2016년 국회의원 총선거에 개입한 혐의를 받는 박근혜(66) 전 대통령에게 총 징역 15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특활비 뇌물 수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12년에 벌금 80억원, 추징금 35억원을 구형했고, 공천 개입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검 “제왕적 착각 빠져 법치주의 훼손”
변호인 “대통령 요구나 지시 없었다”
‘징역 24년’ 국정농단과는 별도 재판
오는 7월 20일 1심 선고 예정

두 사건 재판은 앞서 박 전 대통령이 1심에서 징역 24년에 벌금 180억원을 선고받은 ‘국정농단 사건’과는 별도로 진행되는 재판이다. 특활비 사건과 공천 개입 사건의 재판이 별도로 진행되다가 이날 각각 구형이 이뤄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 성창호)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이 사건의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재판에도 불출석해 국선 변호인만 출석한 궐석재판으로 진행됐다. 검찰 측에서는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 양석조 특수3부장 등 검사 7명이 출석했다.
 
검찰 “역사적 교훈 후세에 남겨야”
지난 4월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왼쪽)가 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 중간 발표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지난 4월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왼쪽)가 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 중간 발표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검찰 측은 이날 특활비 뇌물 수수 혐의에 대해 “피고인은 국정원 예산 편성이 비밀에 부쳐지고 사후 감시가 이뤄지지 않는 것을 악용, 제왕적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 특활비를 사금고로 전락시켰다”며 “투명한 국정 운영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무너뜨리고, 법치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했다. 역사적 교훈을 후세에 남겨야 한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공천 개입 혐의에 대해서는 “헌법적 가치와 대통령의 본분을 망각한 채 정무수석실을 이용해 지지 세력이 총선에 당선되도록 시도했다”며 “국민의 자유의사와 민주적 절차로 공정히 행해져야 할 선거의 가치를 저버렸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2013년 5월~2016년 9월 이른바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는 이재만, 안봉근, 정호성 전 비서관 등과 공모해 당시 남재준, 이병기, 이병호 전 국정원장으로부터 총 35억원의 국정원 특활비를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국고 등 손실, 횡령)로 지난 1월 기소됐다. 박 전 대통령은 이병호 전 원장에게 2016년 6월부터 매달 5000만원씩 총 세 차례에 걸쳐 1억5000만원을 이원종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지원하도록 요구한 혐의도 받고 있다.
 
그는 또 2016년 4ㆍ13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내 친박계 인사들의 당선 가능성을 확인, 공천시키려는 목적으로 이른바 ‘진박 감별용 여론조사’를 하는 데 관여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를 받았다.
 
국선 변호인 “범죄 인식 없어” 무죄 주장
지난 2017년 10월 16일 구속 연장 이후 열린 첫 공판을 마치고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 [연합뉴스]

지난 2017년 10월 16일 구속 연장 이후 열린 첫 공판을 마치고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 [연합뉴스]

이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은 지난 3월 자필 답변서를 법원에 제출해 자신의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박 전 대통령은 “2013년 5월 비서관들에게 청와대가 국정원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예산이 있고, 이전 정부도 예산을 받았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면 청와대 업무에 쓰라고 했지만 액수와 내역에 대해서는 보고받은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 측 국선 변호인도 이날 비슷한 취지로 최종 변론을 했다.
국선 변호인 측은 “박 전 대통령은 정부기관 예산 등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었고, (특활비 수수 등에 대한) 기획 능력도 없었다”며 “법적으로 문제없다는 비서관들의 말을 신뢰한 것일 뿐“이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특활비 문제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명확해지기 전에 사건이 발생한 점도 고려해달라”고도 했다.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해선 “박 전 대통은 자신과 가깝다는 점을 이용해 선거를 치르려는 정치인에 비판적이었고, 원리 원칙에 따라 공천이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이었다”며“최대한 관대한 처분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안봉근(왼쪽부터) 전 청와대 비서관, 이재만 전 청와대 비서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1월 19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관련 속행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연합뉴스]

안봉근(왼쪽부터) 전 청와대 비서관, 이재만 전 청와대 비서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이 1월 19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관련 속행공판에 출석하는 모습. [연합뉴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이 사건 1심 선고는 오는 7월 20일 내려질 예정이다.
 
국정원 특활비 사건은 박 전 대통령뿐 아니라 전직 국정원장과 문고리 3인방, 최경환(63) 자유한국당 의원 등도 연루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 국정원장들에 대한 1심 선고는 오는 15일, 문고리 3인방과 최 의원에 대한 선고는 각각 21일, 29일로 예정돼 있다. 법조계에선 이들에 대한 선고 결과가 박 전 대통령의 선고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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