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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층 외벽 등반한 ‘스파이더맨’ 라쿤…지구촌 화제 등극

중앙일보 2018.06.14 17:23
[사진 트위터 캡처]

[사진 트위터 캡처]

 
25층 건물 외벽을 스파이더맨처럼 오른 라쿤(미국 너구리)이 지구촌 화제로 떠올랐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국 미네소타 주 세인트폴에서 라쿤 한 마리가 25층 건물 외벽을 끊임없이 오르면서 밤샘 구조 작전이 펼쳐지는 일이 발생했다.
 
사건은 11일 이 라쿤이 한 2층 건물 지붕에서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건물 관리자들은 녀석이 이틀 동안 굶은 데다 물도 마시지 못한 것으로 보고 구조에 나섰다. 사람들은 라쿤을 위해 지붕에 사다리를 연결해줬다. 그런데 녀석은 옆에 있는 고층 건물로 달아나 벽을 타기 시작했다. 이 건물은 25층짜리 ‘USB 플라자’였다.
 
라쿤이 10분 만에 건물 외벽을 타고 30m 높이까지 올라가자 새로운 구조작전이 시작됐다. 라쿤은 쉬다가다를 반복하며 건물 20층 가까이 다다랐다. 라쿤은 내려올 생각이 없어 보였다. 이따금 USB 플라자 고층 창가 난간에서 쉬며 건물 안쪽을 들여다보는 모습이 포착됐다. 라쿤의 외벽 등반 사건은 미네소타에 실시간으로 타전됐다.
[사진 트위터 캡처]

[사진 트위터 캡처]

 
영화 ‘가디언스 오브 갤럭시’ 감독 제임스 건은 라쿤을 구조하는 이에게 1000달러(약 100만원)를 기부하겠다고 제안했다. 건물 외벽에 있는 라쿤을 자극하면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어 다들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이 연출됐다.
 
결국 세인트폴 공무원들이 아이디어를 냈다. 라쿤을 옥상까지 유인해 생포용 덫에 걸려들기를 기다리는 작전이었다. 공무원들은 건물 옥상에 고양이 먹이가 든 덫을 만들었고 라쿤은 12일 새벽 2시 45분쯤 옥상까지 올라갔다. 그리고, 옥상에서 먹이가 든 덫에 걸렸다.  
 
가디언에 따르면 라쿤을 구조하는 데 걸린 시간은 무려 20시간. 시 관계자는 “라쿤은 2살짜리 암컷이었고 무척 피곤한 상태였다”며 “덫에 있던 먹이를 다 먹어치우고 물도 많이 마셨다”고 설명했다.
 
피로에서 회복한 라쿤은 방생 됐다. 용역업체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녀석은 쏜살같이 숲속으로 도망쳤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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