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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의 피해자는 여성

중앙일보 2018.06.14 17:20
지금보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남성보다 여성 일자리에 훨씬 더 큰 타격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4일 ‘최저임금, 자동화 그리고 저숙련 노동자의 고용 변화’ 보고서에서 "현재보다 최저임금이 1000원 인상될 경우를 가정해 계산해보니, 자동화가 가능한 직종의 전체 고용 비중이 0.71%포인트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별로 나눠보면 여성의 고용 비중은 11.15%포인트 떨어지는데 반해, 남성은 0.1%포인트 높아졌다. 한경연 측은 자동화가 수월한 직업군에 여성 비중이 높아 기계 대체에 따른 피해 역시 더 크게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자동화 수월한 직종 여성 비중 높아
여성 일자리 기계 대체 직격탄

1000원 인상에 따른 산업별 고용 비중 변화를 살펴봐도 여성 일자리의 감소가 뚜렷했다. 제조업, 서비스업, 기타 업종에서 종사하는 여성의 경우 고용 비중이 각각 8.18%포인트, 11.73%포인트, 17.89%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남성은 서비스업에서만 0.17%포인트 떨어졌을 뿐, 제조업은 0.02%포인트, 기타 업종은 1.15%포인트 늘었다.
기업 규모별 구분에서도 여성 일자리의 취약성이 드러났다. 100∼299인, 300∼499인, 500인 이상 규모의 기업에서 종사하는 여성의 경우 고용 비중이 각각 2.09%포인트, 5.24%포인트, 6.05%포인트 감소했다. 남성 고용 비중은 5~9인 기업에서 오히려 1.67%포인트 증가했고, 다른 기업 규모에선 유의미한 수치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경연 측은 설명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근로시간 비중에서는 전체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발견되지 않았지만, 여성만 보면 11.32%포인트 감소한 점이 눈에 띄었다. 제조업, 서비스업, 기타 업종에서 종사하는 여성 근로시간은 각각 7.14%포인트, 12.04%포인트, 18.02%포인트 떨어졌다. 남성 근로시간이 1%포인트 안팎의 변동 폭을 보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경연은 고용노동부의 2009∼2016년 고용형태별 실태조사의 임금 구조 부문에 나온 72개 산업 부문을 활용해 해당 연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자동화가 가능한 직종의 고용 비중이 높은 상위 10개 산업으로 ▶목재·나무제품 제조업(가구 제외) ▶인쇄·기록매체복제업 ▶식료품 제조업 ▶담배 제조업 ▶금융업 ▶가구 제조업 ▶자동차·트레일러 제조업 ▶섬유제품 제조업(의복 제외) ▶펄프·종이·종이제품 제조업 ▶기타 기계·장비 제조업 등이 꼽혔다.
윤상호 한경연 연구위원은 “임금 인상으로 일자리가 기계로 대체되는 자동화는 경제성이 입증되지 않은 채 도입되는 것으로 비효율적일 수 있다”며 “현재 최저임금 인상 계획이 조정되지 않으면 수많은 일자리가 기계에 의해 비효율적으로 대체되는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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