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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경고 "비주력 계열사 지분 팔아라, 놔두면 조사"

중앙일보 2018.06.14 15:00
‘2년차’ 김상조 위원장, 대기업에 재차 경고 “대주주 비주력 계열사 팔아라…안 팔면 공정위 조사 대상”
 
“대기업 집단이 굳이 대주주가 보유한 부동산 관리 회사를 가지고 있어야 하나?”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
일감 몰아주기 근절에 역량 집중
대주주 비주력 계열사 소유가 문제
구두 거래는 불투명한 계약 원인
'반복 신고' 받은 기업 거래관행 조사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의 한 축인 공정 경제를 지휘하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취임 2년 차를 맞아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관행을 비판하며 대주주 일가에 대해 “비주력 계열사 지분을 매각해 달라”고 말했다. 강도는 더 세졌다. “지분을 계속 가지고 있다면 공정위의 조사 대상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김 위원장은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난 1년간 공정거래 정책에 대해 자평하고 향후 업무 추진방향을 제시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연합뉴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일감 몰아주기 근절 의지를 재차 표명했다. 김 위원장은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관행은 편법적 경영권 승계에 이용될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ㆍ소상공인의 거래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라며 “엄정한 법 집행을 통해 이런 관행이 더는 시장에서 용인되지 않는다는 점을 확고히 인식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대기업 집단에 대해 “일감 몰아주기 논란은 지배주주 일가가 비주력ㆍ비상장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면서 발생한다”라며 “대주주 일가가 주력 사업에 대해선 당연히 지분을 가지고 경영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게 맞지만, 비주력 계열사는 그렇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분 매각 요구를 법으로 강제할 수는 없지만 그런 구조가 계속 이어지면 공정위의 조사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취임 1년에 대해 김 위원장은 “역점을 둔 과제는 갑을관계 개혁으로 가맹ㆍ유통ㆍ하도급ㆍ대리점 분야별로 대책을 마련하고 이를 추진해 왔다”라고 말했다.
 
재벌 개혁과 관련해 김 위원장은 “일관된 원칙을 갖고 기업집단의 지배구조와 경영 관행에 대한 자발적 변화를 유도했다”라며 “순환출자 해소, 지주회사 전환 등 긍정적인 변화의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 취임 이후 롯데, 대림 등 15개 기업이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놨다. 공시대상기업 집단의 순환출자 고리 수는 지난해 282개에서 올해 4월 현재 41개로 감소했다.
 
지난 1년간 아쉬웠던 점도 털어놨다. 김 위원장은 "‘을의 눈물’을 속 시원히 닦아줄 것으로 기대하고 민원 접수가 대폭 증가했지만, 개별 민원인 입장에서는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지난 1년간 갑을개혁과 재벌개혁이 상대적으로 부각되다 보니 시장경쟁 활성화라는 공정위 본연의 역할이 위축됐다는 지적도 나온다”라며 “혁신성장과 경쟁촉진을 위한 규제개선 및 경쟁법 집행에도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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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간 평가에 이은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해 김 위원장은 우선 “기존의‘개별 신고 건’에 대한 단편적 처리 방식에서 벗어나 시장에 분명한 시그널을 줄 수 있는 방식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반복 신고를 받는 업체에 대해선 지방사무소가 아닌 본부 차원에서 해당 업체 전반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또 동일한 업종에서 제기되는 유사한 신고 사안은 함께 처리해 시장 내 잘못된 관행이 개선될 수 있도록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서면계약 관행 정착도 중요 과제로 꼽았다. 대ㆍ중소기업 간에 구두 발주, 부당한 기술자료 요구 등이 여전히 존재하는데 그 배경에 불투명한 계약 관행이 도사리고 있어서다. 김 위원장은 “불투명한 계약 관행은 분쟁의 원인이 되고, 각종 위법행위의 단초가 된다”라며 “모든 절차가 서면으로 공정하게 진행되는 합리적 관행이 정착되도록 기업 스스로 점검해 주기를 촉구한다”라고 말했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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