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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토 몬디의 비정상의 눈] 이승우 선수와 가짜 뉴스

중앙일보 2018.06.14 02:41 종합 28면 지면보기
알베르토 몬디 이탈리아인·JTBC ‘비정상회담’ 출연자

알베르토 몬디 이탈리아인·JTBC ‘비정상회담’ 출연자

5월의 끝자락을 향해 가던 어느 날, 몇몇 한국 언론 매체를 통해 이탈리아에서 활약 중인 축구선수 이승우 얘기가 알려졌다. 중계방송 도중 아시아의 개고기 먹는 풍습을 들먹이며 자신에 대한 인종차별적이고 불쾌한 언사를 가한 이탈리아인 스포츠 캐스터의 망언에 법적 소송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탈리아어와 영어를 통해 전 세계 주요 언론 매체를 모조리 뒤져보았음에도 나는 이에 관한 단 한 줄의 관련 기사도 발견할 수 없었다. 그러니까 이 사실을 딱 두 줄로 설명하자면 이렇다. 한국 언론들에 의해 다뤄진 이 뉴스가 실은 단지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만들어진 ‘가짜 뉴스’였거나, 혹은 전혀 지명도가 없는 탓에 신뢰도 역시 전혀 담보할 수 없는 한 언론사의 무명 스포츠 캐스터가 저지른 불미스러운 사건이어서 유럽과 이탈리아에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비정상의 눈 6/14

비정상의 눈 6/14

한국 일부 언론이 제대로 취재하지 않은 채 세부적인 내용도 전혀 없는 사실을 그대로 가져다 씀으로써 독자들에게 “이탈리아 스포츠 중계진들이 한국인 축구선수에게 인종차별적인 모욕을 가한다”라는 뉘앙스를 전한 꼴이 됐다. 이탈리아가 아시아 축구선수들을 경멸하는 인종차별적인 나라라고 하는 거짓된 선입견을 갖게 하는 데 일조한 셈이다.
 
이탈리아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승우를 비롯해 현재 이탈리아에 사는 대부분의 한국인이 실제로는 현지인들에게 매우 사랑받고 있으며 이탈리아인들은 그들을 존경과 친절로 대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 시대에 불행히도 독자의 관심을 끌고 흥미를 유발하려는 가짜 뉴스 또는 과대 포장된 뉴스들은 이제 한국·이탈리아뿐 아니라 전 세계 어디서나 넘쳐난다. 이런 것들이 해당 국가나 외국인에게 잘못된 이미지를 덧씌우거나 선입견을 갖게 하는 것 외에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글로벌화된 지구촌 시대에 세계적 수준의 미디어들은 이제 단순히 팩트를 전달하는 데만 그쳐선 안 된다. 독자로 하여금 정확하고 적절한 문화적 배경 속에서 서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호문화적 중재자 역할을 보다 충실히 수행해야 할 시기가 됐다고 믿는다.
 
알베르토 몬디 이탈리아인·JTBC ‘비정상회담’ 전 출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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