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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북·미 정상회담 이후 더 불안해진 한반도 안보

중앙일보 2018.06.14 02:24 종합 30면 지면보기
그제 미국과 북한의 정상회담이 전 세계의 주목 속에 이뤄졌다. 양측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신속하게 추진키로 합의했다. 그러나 이를 위한 가시적인 조치나 로드맵은 없었다. 도리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를 이행하는 대가로 안전보장을 제공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첫 번째 조치로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키로 했다. 그는 “북한과 협상을 진행하는 한 연합훈련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미 연합체제의 중요한 수단인 연합훈련부터 중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더구나 북한은 비핵화를 위한 첫걸음만 겨우 뗀 상태다. 그동안 한·미 국방부는 연합훈련은 방어적인 성격이라는 입장이었다. 북한의 비핵화와 무관하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 협상과 연합훈련을 덜컥 연계시킨 것이다. 그는 연합훈련에 돈이 많이 든다는 인식까지 갖고 있다. 이 중단 조치에 따라 오는 8월 예정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당장 영향받을 분위기다. UFG는 북한의 전면 남침에 대비한 방어훈련이다. 또 내년 초에 있을 키리졸브(KR) 연습도 중단될 전망이다. KR 역시 북한군이 남침 때 미군을 한반도에 증원하는 절차를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연습하는 것이다.
 
문제는 한·미군 지휘관들이 계속 바뀌는 상황에서 연합훈련을 하지 않으면 유사시에 대비할 수 없다는 점이다. 수험생이 모의고사를 치르지 않는 것과 다르지 않다. 윌리엄 코언 전 미 국방장관은 연합훈련 중단을 “나쁜 아이디어”라고 지적했다. 연합훈련의 중단은 결국 주한미군 축소 또는 철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북·미 정상회담 이후 우리의 안보가 더 취약해질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신중한 조치를 내놓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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