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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페북에 “모든 책임 진다” 트루먼 말 인용 사퇴 시사

중앙일보 2018.06.14 02:10 종합 2면 지면보기
홍준표 한국당 대표(오른쪽)가 13일 여의도 당사에서 출구조사 방송을 보고 있다. 홍 대표는 이날 SNS에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을 내가 진다)“라고 썼다. 왼쪽은 김성태 원내대표. [강정현 기자]

홍준표 한국당 대표(오른쪽)가 13일 여의도 당사에서 출구조사 방송을 보고 있다. 홍 대표는 이날 SNS에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을 내가 진다)“라고 썼다. 왼쪽은 김성태 원내대표. [강정현 기자]

“모든 책임을 내가 진다(THE BUCK STOPS HERE)!”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6·1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결과에 대해 남긴 한마디다. 홍 대표는 13일 오후 6시 발표된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서 한국당이 사실상 참패한다는 결과가 나오자 45분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같은 입장을 올렸다. 자신이 모든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일찍이 시사한 셈이다.
 
포커에서 유래한 이 말은 변명의 여지없이 책임을 감내하겠다는 의미다. 해리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집무실에 붙여놨던 문구로 잘 알려져 있다. 홍 대표는 2011년 한나라당 대표 시절 최고위원들이 당 쇄신을 촉구하며 최고위원직을 사퇴했을 때도 이 문구를 인용했다. 그러곤 취임 5개월 만에 당 대표직을 내려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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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6곳 이상을 얻지 못할 경우 당 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공언해 왔다. 판세가 조금씩 바뀌었지만 최종적으로 영남권 5곳(대구·경북·부산·울산·경남)+충남은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었다. 하지만 개표 결과 13일 오후 11시30분 기준, 광역단체장 17곳 중 대구·경북 2곳을 얻는 데 그치는 참패로 나타났다.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 2층에 마련된 상황실에서 지상파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본 홍 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침묵하다 10여 분 만에 자리를 떴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참담하고 암담한 심정이다. 아마 정당 역사상 이렇게 참담한 결과를 맞이한 건 처음”이라며 “말이 필요 없이 모든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오후 9시쯤 또 한 번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출구조사가 사실이라면 우리는 참패한 것이고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면서도 “그러나 아직도 믿기지 않은 부분이 있다. 개표가 완료되면 내일 오후 거취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14일 오후 2시로 예정된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현재로선 대표직 사퇴가 유력하다. 구본철 전 한나당 의원 등으로 구성된 ‘자유한국당 재건비상행동’은 이날 오후 7시부터 홍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며 당사 점거 농성에 들어갔다. 당 관계자는 “홍 대표가 정치적으로 재기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6·13 지방선거 시·도별 투표율

6·13 지방선거 시·도별 투표율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도 정치적 고비를 맞았다. 안 후보는 오후 11시30분 기준 17.2%를 얻어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57.9%),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20.7%)에 이은 3위에 그쳤다. 앞서 지상파 출구조사에서도 18.8%로 3위에 그치자 안 후보는 이날 오후 8시쯤 당사를 찾아 “서울시민의 준엄한 선택을 존중하며 겸허히 받들겠다. 부족한 제게 보내주신 과분한 성원에 진심으로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정치권에서 안 후보가 서울시장 선거에서 3위로 처질 경우 그의 정치 생명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많았다. 안 후보는 이날 향후 거취에 대해 “무엇이 부족했고 무엇을 채워야 할지 이 시대에 제게 주어진 소임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하겠다”며 “따로 말씀드릴 기회를 갖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정계 은퇴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따로 말씀드릴 기회를 갖겠다”고만 답한 후 자리를 떴다.
 
안 후보 측에서는 정계 은퇴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축하고 있다. 다만 당분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휴식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 안 후보의 거취에는 향후 바른미래당의 상황도 변수다. 바른미래당은 통합 후 당의 정체성을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안 좋은 성적표를 받은 이후 노선 갈등이 본격화될 수 있다. 안 후보는 14일께 딸의 학위 수여식 참석차 미국에 갈 것이라고 한다. 유 대표는 14일 오전 당 대표 사퇴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김경희·안효성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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