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본문

식료품부터 BMW까지… 요즘 힙한 브랜드 여기 다 있다

중앙일보 2018.06.14 00:05 종합 23면 지면보기
온라인 편집숍29CM 이창우 대표 
온라인 편집샵 29CM 이창우 대표를 서울 마포구 29cm 사옥에서 만났다. [김경록 기자]

온라인 편집샵 29CM 이창우 대표를 서울 마포구 29cm 사옥에서 만났다. [김경록 기자]

“한 브랜드가 지향하는 가치와 이야기가 보이는 콘텐트를 쇼핑몰에 담습니다. 천천히 구경하는 시간이 구매로 이어질 수 있게요.”
온라인 편집숍 29CM 앱을 열면 모바일 버전의 패션 잡지 같다. 옷과 악세사리, 생활용품 등 여러 브랜드 상품을 감각적으로 꾸민 화면이 한 눈에 들어온다. 쓱쓱 넘기며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구매 버튼이 보이면 사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든다. 한 마디로 ‘놀다가 사게 되는’ 컨셉트의 쇼핑몰이다.  
29CM은 디자인 소품 쇼핑몰 텐바이텐을 만든 이창우(45) 대표가 2011년 창립했다. 29CM이란 이름엔 누군가가 신경쓰이는 거리 또는 커머스(Commerce)와 미디어(Media)를 합쳤다는 의미를 담았다. 
처음엔 GS홈쇼핑의 투자를 받아 자회사로 만들어졌다가 지난달 패션 플랫폼 스타일쉐어로 300억에 인수됐다. 이 대표는 “대기업 자회사는 국내 벤처캐피털 투자를 받을 수 없는 등 운신의 제약이 있어 지난해부터 변화를 모색해왔다”고 말했다. 매년 50~75% 성장세를 보이는 29CM의 올해 목표 취급액은 500억, 현재 함께 일하는 직원은 100여 명에 달한다.  
트렌드에 관심 많은 2030 타깃
29CM 앱 화면

29CM 앱 화면

빠른 성장의 비결은 역시 콘텐트다. 이 대표가 창립 당시 가장 염두에 둔 건 디지털 환경이 PC에서 모바일로 옮겨간 상황이었다. 이 대표는 트위터, 페이스북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모바일에서의 콘텐트 소비 자체가 많아질 거라 예상했다. 콘텐트가 키워드인 쇼핑몰을 떠올린 이유다. 이 대표는 소비자가 모바일로 쇼핑을 하게 되면 오픈 마켓처럼 수많은 물건을 진열하는 건 매력적이지 않다고 봤다. 트렌드에 관심 많은 20~30대를 타깃으로 이들이 선호할 제품을 선별해 배치했다.  
입점 상품이 대다수는 인디‧신생 브랜드다. 이 대표는 “고객은 다른 데선 볼 수 없는 브랜드 콘텐트를 29CM에서 만날 수 있다. 동시에 이런 회사는 모바일 환경에서 성장하며 SNS 마케팅을 위해 자기만의 이미지와 스토리를 만들어놔서 가공할 콘텐트 재료가 많다”고 말했다. 그의 브랜드 애정은 오래 전 시작됐다. “우린 끊임없이 소비를 하잖아요. 물건을 사고 뜯어보고 쓰는 과정에 관심이 많았어요. 포장만 잘 돼있는 것도, 쓰면 쓸수록 감동 받는 제품도 있었죠. 좋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를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29CM를 웹사이트로 접속했을 때 화면.

29CM를 웹사이트로 접속했을 때 화면.

이런 태도가 엿보이는 29CM만의 메뉴가 'PT'다. 1주일에 한번 꼴로 두 브랜드를 골라 브랜드 가치와 제품을 소개하는 광고 메뉴로 프레젠테이션처럼 한 장씩 슬라이드 쇼로 보여준다는 의미를 담아 PT라고 이름 붙였다. PT 수익은 전체 매출의 약 30%다. 여기선 신생 브랜드 외에도 나이키, 마이크로소프트, BMW 등 대기업 제품도 다룬다. 이 대표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BMW 미니 PT”라며 “아티스트부터 아이가 있는 젊은 부부 등의 라이프 스타일에 BMW 미니가 녹아든 이야기로 만들었다. BMW와 고객 모두 만족한 프로젝트였다”고 말했다.  
29CM의 또 다른 특징은 자율적인 기업 문화다. 출근 시간은 8시부터 11시까지 선택할 수 있고, 매달 세 번째 수요일 점심시간은 3시간이다. 휴가 간 직원에게 연락은 금지다. “자기 주도적인 환경에서 생산성이 높아진다고 생각해요. 그만큼 책임을 다해야 하죠. 자리만 잡히면 완전 자율 출퇴근도 생각 중입니다.”
 온라인 편집샵 29CM 이창우 대표가 서울 마포구 29cm 사옥에서 만났다. [김경록 기자]

온라인 편집샵 29CM 이창우 대표가 서울 마포구 29cm 사옥에서 만났다. [김경록 기자]

한양대 건축과를 졸업한 그는 건축 사무소에서 잠시 일하다 2001년 삼성물산으로 자리를 옮겼다. 1년 후 대학 동기들과 함께 ‘텐바이텐’을 창업했다. 당시는 IMF 외환위기 후 ‘닷컴 버블’이 꺼지며 불황이 이어질 때였다. “잘 된다라는 확신은 당연히 없었죠. 서른 전에 하고 싶은 것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었습니다. 결혼하면 못 할 것 같으니까요(웃음).” 텐바이텐이 소개하는 깔끔하고 세련된 생활 용품은 소비자를 사로잡았다. 그의 디자인 감성은 29CM에도 이어졌다. 이 대표는 “건축을 하면서 해외 작품집을 많이 봤다. 높은 수준의 디자인을 쇼핑몰에도 적용하려 했다”고 밝혔다. 29CM 컨셉트를 고민할 땐 일본의 편집숍에서 참고를 많이 했다. 저마다 다른 취향이 엿보이는 멋스런 상점의 느낌을 온라인에 구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지금 29CM에선 전자 제품, 식료품, 여행 상품까지 다루고 있다. 29CM가 구축한 소비 감성을 가진 고객을 위한 상품이라면 카테고리와 상관없이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올 여름엔 오프라인 매장도 낼 예정이다. “모바일에 특화된 쇼핑몰이란 컨셉트를 지키며 경매, 선주문 판매 등 색다른 구매 방식을 도입하려 합니다. 물류 서비스 시장도 빠르게 바뀌고 있어 농산물 등 다양한 상품 기획을 해 볼 예정입니다.”    
김나현 기자 respiro@joongang.co.kr 
 
 
공유하기

Innovation Lab

Branded Cont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