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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내셔널]수원 도심 공원 속에 숨은 중국 정원 '월화원'

중앙일보 2018.06.14 00:01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은 수원시청과 경기도 문화의전당 등이 있는 번화가다. 이 인계동에는 '효원공원'이라는 14만 1642㎡ 규모의 큰 공원이 있다. 1994년 문을 열었는데 효(孝)를 상징하는 조각상과 전통 팽이 게임장, 농구장·배드민턴장·족구장 있다. 경기도의 자매도시인 제주도를 상징하는 돌하르방 등이 들어선 제주거리도 있다. 
경기도와 중국 광둥성의 우호협약에 따라 경기 수원시 효원공원에 들어선 전통 중국식 정원 '월화원' 전경 [사진 수원시포토뱅크]

경기도와 중국 광둥성의 우호협약에 따라 경기 수원시 효원공원에 들어선 전통 중국식 정원 '월화원' 전경 [사진 수원시포토뱅크]

 
이런 효원공원에 유독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 있다. 바로 공원 서편에 있는 '월화원(粤華苑)'이다. 이름도 낯선 월화원은 입구부터 심상치 않다. 기와집처럼 보이지만 익히 알고 있는 기와집이 아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더 낯설다. 인공호수와 건물 사이엔 다리가 놓여있고 곳곳에는 한시와 글이 새겨져 있다. 중국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던 '중국식 정원'이다.
 
경기도와 중국 광둥성의 우호협약에 따라 경기 수원시 효원공원에 들어선 전통 중국식 정원 '월화원' 내부 모습. [사진 수원시포토뱅크]

경기도와 중국 광둥성의 우호협약에 따라 경기 수원시 효원공원에 들어선 전통 중국식 정원 '월화원' 내부 모습. [사진 수원시포토뱅크]

효원공원에 이런 중국식 공원이 들어선 사연은 이렇다. 2003년 10월 경기도는 중국 광둥(廣東)성과 '우호 교류 발전에 관한 실행협약'을 맺었다.
두 도시는 협약 내용 중 하나로 한국과 중국에 각각 상대 국가의 전통정원을 짓기로 약속했다. 
이에 경기도는 중국 광둥성 광저우(廣州)에 있는 웨시우 공원(越秀公園) 안에 전라남도 담양군에 있는 한국 전통공원 소쇄원을 본뜬 '해동경기원(海東京畿園'을 조성해 2005년 12월 문을 열었다.
 
경기도와 중국 광둥성의 우호협약에 따라 경기 수원시 효원공원에 들어선 전통 중국식 정원 '월화원'. [사진 수원시포토뱅크]

경기도와 중국 광둥성의 우호협약에 따라 경기 수원시 효원공원에 들어선 전통 중국식 정원 '월화원'. [사진 수원시포토뱅크]

수원에서도 2005년 6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공사해 '월화원'이 문을 열었다. 
6026㎡ 크기의 이 공원은 광둥성에 있는 중국 전통 정원인 '영남정원'의 모습을 그대로 담았다.
중국 청나라 시대 광둥성 지역의 민간 전통 정원 양식으로 그래서 정원 곳곳은 중국 남방의 대표 식물인 파초로 장식돼 있다.
 
경기도와 중국 광둥성의 우호협약에 따라 수원시 효원공원에 마련된 중국식 전통공원 월화원. 최모란 기자

경기도와 중국 광둥성의 우호협약에 따라 수원시 효원공원에 마련된 중국식 전통공원 월화원. 최모란 기자

월화원의 건축비 34억원은 중국이 부담했다. 건축도 중국에서 건너온 중국인 인부 80여명이 직접 담당했다.
그래서 중국의 정원을 충실하게 재현했다는 평가다.
그렇다면 왜 수원 효원공원에 들어선 걸까. 이상규 수원시 공원관리2팀장은 "협약 당시 각자 도청 소재지에 공원을 만들자고 약속했다"며 "그래서 효원공원 안에 월화원이 생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경기도와 중국 광둥성의 우호협약에 따라 수원시 효원공원에 마련된 중국식 전통공원 월화원. 최모란 기자

경기도와 중국 광둥성의 우호협약에 따라 수원시 효원공원에 마련된 중국식 전통공원 월화원. 최모란 기자

중국의 전통정원은 한국의 정원과 다르다. 한국이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어우러지는 정원이라면 중국의 정원은 자연을 인위적으로 창조한다. 공원 속에 호수와 산, 폭포가 들어있는 식이다. 곡선의 원형 형태인 우리의 연못과 달리 중국은 다양한 형태의 굴곡진 연못에 분수도 있다.
자연과 동화되도록 담장이 낮고 처마가 높은 우리의 정원과 달리 중국의 정원은 가릴 곳은 가리고 보여줄 곳은 완벽하게 드러낸다.  
경기도와 중국 광둥성의 우호협약에 따라 수원시 효원공원에 마련된 중국식 전통공원 월화원. 최모란 기자

경기도와 중국 광둥성의 우호협약에 따라 수원시 효원공원에 마련된 중국식 전통공원 월화원. 최모란 기자

  
월화원도 후원에 흙을 쌓아 만든 가산(假山)과 인공호수 등을 배치했다. 호수 주변에는 인공폭포를 만들고 배를 본떠 만든 정자도 세웠다.
공창(장식 없는 빈 창), 화창(유리로 된 꽃 장식 창), 누창(화창의 일종으로 유리가 없음) 등을 통해 바라 본 바깥은 한 폭의 그림같다. 

경기도와 중국 광둥성의 우호협약에 따라 수원시 효원공원에 마련된 중국식 전통공원 월화원. 최모란 기자

경기도와 중국 광둥성의 우호협약에 따라 수원시 효원공원에 마련된 중국식 전통공원 월화원. 최모란 기자

큰 연못엔 작은 분수가 들어섰고 둥근 아치모양의 복도와 벽돌과 나무를 연결하고 지붕 접합부는 나무와 벽돌, 석회조각을 활용하는 등 광둥지역의 전통 건축 양식도 그대로 따랐다.
처마가 바닥을 향하는 우리와 달리 월화원 건물들의 지붕 처마는 하늘로 올라가 있다. 건축 당시 월화원에 심은 꽃과 나무도 최대한 중국풍으로 심었다, 
경기도와 중국 광둥성의 우호협약에 따라 수원시 효원공원에 마련된 중국식 전통공원 월화원. 최모란 기자

경기도와 중국 광둥성의 우호협약에 따라 수원시 효원공원에 마련된 중국식 전통공원 월화원. 최모란 기자

 
월화원은 문을 열자마자 관심이 집중됐다. 도심 속 공원에 숨은 중국 전통 정원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왔다. 중국인 관광객까지 월화원을 보기 위해 일부러 찾을 정도다.
이국적인 분위기는 영화·드라마·광고 관계자들의 눈길도 끌었다.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 드라마 '보보경심-려'가 대표적이다. 
해수(이지은 분)가 8황자왕욱(강하늘 분)을 따라 궁에서 황후들에게 비누를 선물한 후 화장실에 가려고 나올 때 4황자왕소(이준기 분)를 만났던 장소, 해수가 자신의 처소 다미원으로 들어갈 때 황자들과 헤어진 장면 등을 모두 월화원에서 찍었다.
경기도와 중국 광둥성의 우호협약에 따라 수원시 효원공원에 마련된 중국식 전통공원 월화원. 최모란 기자

경기도와 중국 광둥성의 우호협약에 따라 수원시 효원공원에 마련된 중국식 전통공원 월화원. 최모란 기자

 
유명세는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국내에서 보기 드문 중국식 정원에 만화나 게임 속 등장인물로 등장하는 코스프레족들도 많이 몰려왔다. 
특히 중국 분위기의 캐릭터로 꾸민 이들이 많이 몰려왔다. 하지만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은 사람들이 공원을 활보하면서 민원이 제기되자 수원시는 "노출이 심한 의상에 대한 촬영을 금지한다"는 규제를 만들었다.
수원시 관계자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중국식 정원이고 무료로 운행되면서 사진을 찍기 위해 찾아오는 분들이 많다"며 "지역 주민은 물론 관광객들도 많이 오는 곳이니 남에게 피해가 갈 수 있는 행동은 자제를 해달라"고 말했다.
 
수원=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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