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성우 과학평론가
축구공의 형상은 나노과학 등 첨단 과학기술의 발전에도 중요한 계기를 마련해 준 바 있다. 1980년대 중반에 과학자들은 기존의 숯과 흑연, 다이아몬드 이외에도 탄소로만 이루어진 또 다른 물질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탄소 60개로 된 이 새로운 물질이 어떤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가가 관건이었는데, 바로 축구공과 같은 구조일 것으로 생각하여 유사한 돔 형상의 견고한 건축물을 고안했던 건축가 벅스민스터 풀러의 이름을 따서 풀러렌 (Fullerene)이라고 명명하였다. 이러한 예측이 정확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풀러렌을 발견한 과학자들은 1996년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공감의 과학 6/12
팀가이스트는 둥근 월드컵 트로피 모양의 조각 6개와 삼각 부메랑 모양의 조각 8개를 합한 14개의 조각으로 축구공을 구성하여, 이음매를 줄이고 보다 매끈하게 만들어서 슈팅의 정확성 등을 높이도록 한 것이다. 따라서 기존의 다면체 구조가 아니므로 더 이상 오일러의 공식이 적용되지 않는다. 그 이후의 공인구들도 조각의 수를 더 줄여서 보다 완벽한 구 모양에 가깝도록 만들었다. 첨단의 스포츠과학기술이 적용되면서 축구공 역시 갈수록 발전하고 있는 셈이다.
최성우 과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