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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잔타에서 석불사까지’…인권변호사의 불교미술유적 답사기

중앙일보 2018.06.09 23:06
아잔타에서 석불사까지(기파랑 펴냄) [사진 기파랑]

아잔타에서 석불사까지(기파랑 펴냄) [사진 기파랑]

 
9일 향년 80세의 일기로 별세한 고(故) 최영도 변호사의 책이다. 최 변호사는 국가인권위원장을 지난 ‘1세대 인권변호사’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출간된 그의 저서 ‘아잔타에서 석불사까지’는 제목 그대로 ‘아잔타 석굴’부터 파키스탄, 중국, 일본을 거쳐 경주 ‘석불사’까지 이르는 기나긴 여정을 담은 책이다.
 
집필에는 5년이 걸렸다. 그 중 ‘석불사’ 집필에만 2년이 소요됐다. 총 624쪽에 걸친 방대한 분량의 책은 불교미술에 대한 그의 열정을 짐작케 한다.
 
책에는 저자가 직접 촬영하고 수집한 1만3000여 장 중 엄선한 400장 안팎의 사진과 도판이 실려있다.
 
최초 기획은 그 보다 훨씬 앞이다. 저자는 판사로 재직하던 1969년 일본의 역사학자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悦)가 쓴 ‘조선과 그 예술’이라는 책을 접한 뒤 불교미술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특히 저자의 마음을 끈 것은 야나기가 ‘석불사’에 대해 쓴 ‘석불사 조각에 대하여’라는 챕터였다. 이후 저자는 석불사의 예술성에 심취했고, 그 연원을 캐기 위해 1985년 첫 불교문화답사길에 올랐다. 여정의 시작이었다.
 
9일 별세한 최영도 전 국가인권위원장. [연합뉴스]

9일 별세한 최영도 전 국가인권위원장. [연합뉴스]

 
‘아잔타에서 석불사까지’는 모두 3부로 구성됐다. ‘아시아 고대 문화유산을 찾아서’로 명명된 1부에서는 세계 최대의 석조 불교건축물 ‘보로부두르’(Borobudur)와 ‘아잔타’(Aajanta), ‘엘로라’(Ellora) 석굴, ‘앙코르 와트’(Angkor Watt), ‘바간’(Bagan) 등의 역사와 건축 양식, 답사기 등을 실었다.
 
이어 2부 ‘동점(東漸)의 루트 실크로드’ 편에서는 파키스탄, 중국, 일본 등에 이르는 불교미술의 발전과 역사 등을 담아냈고, 3부에서는 시작점이자 끝점인 ‘석불사’의 전경과 역사를 조망한다.
 
저자는 생전 인터뷰에서 “석불사에 매혹된 지 46년 만에, 인도 보로부두르를 탐방한 지 30년 만에 가까스로 탈고했다”며 “책을 쓰는 동안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에게 이 책을 헌정한다”고 전했다.
 
한편, 고인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12일 오전이다. 유족으로는 사업을 하는 아들 효상씨와 법무법인 ‘정진’ 변호사로 활동 중인 윤상씨, 현대차 정몽구 재단 부장 현상씨 등이 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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