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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편지에 ‘만나면 좋은 일 일어날 것’ … 트럼프 “뭔가 멋진 일” 해석

중앙선데이 2018.06.09 01:34 587호 4면 지면보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지난 1일(현지시간) 전달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 내용을 일부 공개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미·일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다.
 

트럼프가 공개한 김정은 친서
“김 위원장은 나 만나기를 고대”
전문가 “회담 모양새 위한 북 표현
별다른 양보 없을 때가 더 많아”

트럼프 대통령은 “친서는 단지 안부 편지(just a greeting)”라고 운을 뗀 뒤 “친서는 진심이 담긴(warm) 좋은(nice) 내용이어서 나는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미 협상과 관련된 구체적인 제안 등은 담겨 있지 않았다는 말이다. 그는 이어 “김 위원장은 나를 만나기를 고대하고, (내가 취소한) 정상회담 개최를 고대했다”며 “바라건대 (양 정상이 만나면) 뭔가 멋진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적혀 있다”고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적절한 승인절차를 거쳐 아예 친서를 공개할 수 있다는 의사도 이날 밝혔다.
 
남북 협상에 정통한 한 전직 고위 당국자는 9일 중앙SUNDAY에 “‘뭔가 멋진 일이 일어날 것’은 ‘만나게 되면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북한이 자주 사용하는 어법에 대한 트럼프식 해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도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취소 서한 직후 지난달 25일 담화에서 “우리 국무위원장께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면 좋은 시작(발걸음)을 뗄 수 있을 것이라고 하셨다”고 언급했다.
 
남북 협상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은 과거 남북 협상에서 예정된 회담을 모양새 좋게 진행할 의지가 강하거나, 실제 회담에서 제시할 내용이 다소 미흡하지만 회담에 앞서 의도적으로 상대방의 기대감을 높이기 위한 일종의 ‘포장 기술’로 이런 표현을 써 왔다고 한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북한이 전 세계를 위해 무슨 일을 할지를 두고 보자”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 이 고위 당국자는 “하지만 실제 회담에선 별다른 양보가 없는 경우가 오히려 더 많았다”고 덧붙였다.
 
친서엔 트럼프 대통령의 평양 초청 내용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지난 7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북·미 양측 간 대화 내용에 관해서는 얘기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그 부분은 대통령이 말씀하시도록 남겨두겠다”고 말했다.
 
차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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