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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의혹들 법원 내 해결 중요”

중앙선데이 2018.06.09 01:32 587호 5면 지면보기
김명수 대법원장이 8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명수 대법원장이 8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행정처 권한 남용 관련자들에 대한 검찰 고발까지) 모두 고려하도록 하겠다.”(지난달 28일), “원칙적으로는 법원 내에서 해결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8일)
 

고민 거듭하는 대법원장
사법행정권 남용, 재판 거래 의혹
사법부 자체 해결 가능성 첫 언급
11일엔 전국법관대표회의 예정

김명수 대법원장의 출근길 ‘멘트’가 열하루 새 미묘하게 방향을 틀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권 남용 및 재판 거래 의혹을 검찰에 수사 의뢰할지를 놓고서다. 김 대법원장은 8일 출근하면서 ‘이번 사태를 사법부 내부에서 해결할 수 있겠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사법부의 자체 해결 가능성을 처음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검찰 수사는 필요없다는 의미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생각할 필요는 없고 기본 마음가짐이 그렇다는 뜻”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김 대법원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뾰족한 해법이 없는 게 문제다. 사법부는 전국 판사들 의견을 듣는 과정에서 둘로 쪼개졌다. 소장파들은 “고발해야 한다”고 촉구한 반면, 중견급 이상 판사들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의견을 모았다. 특히 고등법원 판사회의(4일), 고등법원 부장판사회의(5일)에 이어 법관 경력 30년 이상의 전국법원장회의에서 사법부에 대한 검찰 수사에 반대하는 의견이 잇따라 나왔다.
 
추가조사위원장을 맡았던 민중기 서울중앙지법원장도 이날 기자들과의 오찬에서 “국회가 나서서 진상규명을 하는 방법이 있다”며 검찰 수사에는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법원 안팎에선 이 같은 분열 양상에 김 대법원장이 좌고우면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대법원장은 올해 초 고등부장 승진 판사들과의 자리에서 “상반기 중 사태를 마무리하고 내부 개혁에 힘쓰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당시만 해도 수사로 확대할 분위기는 아니었다는 게 참석자들의 설명이었다.
 
하지만 특별조사단 발표를 전후로 입장이 바뀌었다. 고등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진보 성향의 ‘인사모’(국제인권법연구회 내 소모임) 인사들이 검찰 수사 의견을 강하게 피력한 것으로 안다”며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이들을 무시할 수 없다 보니 자의 반 타의 반 특조단 결정을 뒤집고 검찰 수사를 시사했던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런 가운데 전국 법원은 8일에도 서울동부지방법원, 대구지방법원, 행정법원 등에서 직급별 회의를 열고 의견 수렴을 이어갔다. 법원 노조는 “김명수 대법원장은 사법 농단 관련자 전원을 형사 고발하라”고 촉구하며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11일엔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서울고법의 한 부장판사는 “여기서 검찰 수사로 의견이 모아질 경우 김 대법원장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판사들도 주목하고 있다”며 “수적으로는 젊은 판사들 주장이 다수일 수 있지만 고참 판사들 의견도 무시할 수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윤호진·문현경 기자 yoong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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