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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안-김 단일화 게임의 법칙

중앙선데이 2018.06.09 01:00 587호 35면 지면보기
강민석 논설위원

강민석 논설위원

단일화하면 박원순을 이기냐구? 솔직히 안철수가 알겠어, 김문수가 알겠어. 하지만 안 하면 무조건 지는 게임이잖아. 그렇담 최소한 ‘예측 불가능성’이라도 높여놔야지. 단일화하면 최소한 한명은 3등 할 위험도 제거되지. 단일화 실패하고 3등 하면 정치생명에 치명적이지 않겠어?
 
단일화 명분? 아, 놔. 선수끼리 왜 그래 아마추어처럼. 언제 단일화 게임에서 명분이 먼저인 적이 있었냐고. ‘원시적 단일화’는 후보매수야. 1989년 강원도 동해 보궐선거에서 YS의 통일민주당이 상대 후보를 매수한 적이 있었지. 2010년에는 곽노현 교육감이 진보진영 단일화를 하면서-자기는 ‘선의’라면서-2억원을 줬다가 들통나 잘린 적도 있지. 선거에선 이기는 게 명분이야. 이기기 위해 단일화한다는데 뭐라 할 거야. 그러나 게임의 룰은 지켜야지 안 그러면 곽노현처럼 되는 거고.
 
안-김이 서로 정체성이 다르지 않냐고? 2002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를 봐. 두 사람도 다르잖아.
 
노무현의 승부사 기질은 인정해야 해. 원래 노무현은 단일화 국민경선을 주장했다가, 정몽준이 원하는 여론조사 방식으로 양보했어. 여론조사 문항도 양보했고. 계속 통 큰 모습으로 양보하면서 협상이 깨질 여지를 안 줬어. 그래서 이겼고. 사실 단일화를 하려면 이렇게 여론조사 승부를 하는 게 깔끔해. 흥행도 되고, 뒷거래를 할 필요도 없고. 안-김은 왜 단일화가 안되냐구? 뭐 노무현 정도의 승부사 기질, 즉 정치력이 부족한 거 아니겠어. 원래 크게 버리면 크게 먹는 거야. 하지만 안-김은 경선할 시간은 다 흘려보내고, 자기는 안 버리고 남에게 버리라고 요구만 하고 있지.
 
단일화가 완전히 깨졌냐구? 정치인들이 말 바꾸면서 잘하는 말 있잖아. 정치는 생물이라고. 정몽준이 2002년 대선 하루 전날 판을 뒤집어놓은 것처럼 투표 전날이라도 하려면 못할 건 없지.
 
그런데 얼마 전 재밌는 일이 있었잖아. 안철수 참모가 김문수 참모한테 ‘이번에 찰스 밀어주고 지방선거 후 홍준표 제끼고 야권 재편 주도하자’고 했다면서? (참모란 사람이 ‘찰스’라니)
 
김문수는 거꾸로 안철수에게 ‘당 대 당’ 통합을 제안해 곤경에 빠뜨렸잖아. 순식간에 흡수대상으로 만들어버리면서 손목 비틀기 게임을 하고 있어. 대체 취미 삼아 한 번 얘기 꺼내본 건지 단일화하자고 얘기를 꺼낸 것인지 모르겠어. ※이상은 안철수-김문수 후보의 단일화 논의에 대해 정치권 사람들과 대화한 내용을 ‘방백’ 형식으로 풀어본 것입니다. 
 
강민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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